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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가족드라마의 모든 클리셰를 뒤집고 있는 이 드라마, ‘남남’ 예사롭지 않게 봤는데 이 드라마는 그 흔한 출생의 비밀도 신박하게 풀어낸다. 지니TV 이야기다. 진희(수영)의 숨겨진 아빠인 진홍(안재욱)이 등장하는 회차는 제목부터가 어딘가 ‘불순(?)’하다. ‘엄마의 남자’라니. 지금껏 그 흔한 가족드라마들에서 엄마의 남자라면 ‘남편’이거나 ‘불륜 상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에서 진홍은 진희의 엄마 은미(전혜진)의 남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륜 상대도 아니다. 고등학생 시절 사랑했지만 어쩌다 헤어진 남자이고, 하룻밤에 덜컥 낳게 된 딸 진희의 유전자적 아빠다. ‘엄마의 남자’라는 불순해 보이는 제목은 그래서 어딘가 신박하게 다가온다. 출생의 비밀을 그토록 활용한 드라마들이 갑자기 나타난 부모가 “내가 네 애..
'오케이 광자매', 지지고 볶는 가족극에 살인사건까지 문영남 작가가 KBS 주말드라마 로 돌아왔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만들었던 문제적 작가 3인방, 즉 김순옥, 임성한,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 세 편이 모두 공개됐다. 워낙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드라마들로 정평이 나 있어서인지, 세 작가의 작품들은 일단 시청률에 있어서는 놀라운 성취를 거두고 있다. 가장 먼저 SBS 로 돌아온 김순옥 작가가 특유의 마라맛 복수극에 빠른 전개로 시즌1에 이은 시즌2도 파죽지세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고, 임성한 작가의 TV조선 은 자극적인 불륜 미화 소재로 8%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즌1을 마무리했다. 문영남 작가의 도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2회 만에 26%(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
‘한번 다녀왔습니다’, 가족 해체 시대에 더 필요한 가족드라마 “근데 지나고 보면 네가 그렇게 고집부린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 중학교 때 느닷없이 전학 보내달라고 그럴 때도 그랬고 고3 때 알바 한다고 설칠 때도 그랬고. 그래. 이번에도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아버진 알아 근데 이거 하나만 꼭 알아둬. 다 지나가. 시간 지나면 별일도 별일 아니게 돼. 정말야. 인생 길다. 살다보면 웃을 일도 생기고 울 일도 생기고. 뭐 울 일 좀 생기면 어때. 네 옆에는 엄마 아빠 다 있는데 언니 오빠 있고 네 편이 이렇게 많은데.” KBS 주말드라마 에서 송영달(천호진)은 결혼식날 파혼하겠다며 돌아온 막내 송다희(이초희)에게 그렇게 위로한다. 파혼한다는 그 사실을 질책하기보다는 그런 결정을 내린 데는 그만..
‘하이바이 마마’, 귀신 판타지로 담은 신개념 가족드라마 시작은 귀신 이야기였다. 죽었지만 산 자들의 주변을 빙빙 도는 귀신들. 그런데 이 귀신들이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귀신들과는 영판 다르다. 보통 산자 주변에 출몰(?)하는 귀신이라면 사람들 해코지하는 호러물이 떠오르지만, 이 귀신들은 저마다 절절한 가족애를 드러낸다. tvN 토일드라마 는 그래서 귀신 판타지로 담아낸 색다른 가족드라마처럼 보인다. 납골당을 찾아 망자의 살았을 적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족들. 그런데 는 유족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을 뒤에서 꼭 껴안고 있는 망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족이 눈물 흘릴 때 망자도 눈물을 흘린다. 아마도 졸지에 자식을, 부모님을, 형제와 자매를 또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 망자의 눈물에..
가족극 같은 ‘82년생 김지영’, 그 담담함의 의미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평점 테러할 영화인가 하는 것이었다. 영화 은 개봉 전부터, 캐스팅 당시부터 쏟아져 나왔던 악플들과 비난들에 휩싸였던 작품이다. 이른바 남혐 여혐 갈등을 조장하는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어디서도 혐오나 갈등 조장의 연출이나 내용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물론 원작 소설도 ‘혐오’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는 더더욱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마치 한 편의 가족극을 보는 듯한 담담함. 가족극의 시선으로 보면 은 육아와 가사 그리고 경력단절을 겪는 김지영(정유미)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정신적인 문제를 갖게 되고, 이를 남편은 물론이고 온 가족이 나서서 해결하려 애쓰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잘 다니던 회사를 육..
이 시대 가족드라마들이 배워야할 ‘눈이 부시게’KBS 주말드라마 이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9.4%(닐슨 코리아)를 거둔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였다. 뻔한 신파와 신데렐라 이야기에, 시대착오적인 효녀,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핏줄 의식’까지 철철 흐르는 드라마였으니 어찌 보면 ‘욕하면서 보기’ 때문에 생겨난 그만한 시청률도 이해될만 했다. 이런 정도의 자극적이고 퇴행적인 이야기들을 개연성도 별로 없이 마구잡이로 붙여놓는다면(그것도 주말극의 자리에) 그 어떤 드라마가 주목받지 못 넘길까.이미 종영한 드라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일이 어딘지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과연 이런 식의 가족드라마를 시청률이 나온다는..
‘황금빛 내 인생’이 깬 주말드라마의 공식들KBS 주말드라마는 우리에게 오래도록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해왔다. 그래서 항간에는 이 시간대에 들어가는 주말드라마는 기본이 시청률 20%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이건 선입견이다. 요즘은 작품이 시원찮으면 곧바로 채널이 돌아간다. 채널도 많아졌고 볼 것도 많아진 탓이다. 주말드라마라고 해서 무조건 잘 된다는 건 옛날이야기라는 것이다. 게다가 주말드라마가 주로 다루는 가족극의 형태는 이제 현실성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과거의 주말드라마는 두 개 혹은 세 개의 가족을 보여주고, 그 안의 인물들이 서로 관계로 얽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안이한 전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왕따, 동거, 워킹맘, 졸혼...‘아이해’가 보여주는 가족의 변화KBS 주말드라마는 사실상 가족드라마의 최후보루나 마찬가지다. 기본이 20% 시청률부터 시작한다는 이 KBS 주말드라마는 가족드라마의 전통적인 시청층의 충성도가 대단히 높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채널을 이 주말드라마에 고정시켜놓는 것이 당연한 주말의 풍경이 되어버릴 정도로. 하지만 주말드라마는 최근 들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그 가족드라마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네 가족의 형태가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을 넘어선 지 오래고, 결혼률은 물론이고 출산률 또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실의 가족이 가족드라마가 늘 구성하던 대가족 형태에서 이미 벗어나 있기 때문에 주말드라마의 양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