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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파묘’, K오컬트가 대중성을 만났을 때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겁나 험한 게.” 장재현 감독의 영화 는 김고은이 분한 무당 화림이 툭 던지는 그 말 한 마디로 대중들의 관심을 잡아끈다. 도대체 뭐가 나왔을까. 또 ‘겁나 험한’ 건 또 뭘까. 는 바로 그 궁금증과 호기심에 이끌려 두렵지만 끝내 묘를 파헤칠 수밖에 없는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다. 무언가 음산한 느낌을 주는 묘처럼 라는 포스터나 트레일러를 본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이끌린다. 파보고 싶은 마음으로 어두운 극장을 자청해 들어간다. 하지만 무당과 풍수사가 등장하고 묫자리가 잘못 됐다는 식의 무속적인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에 등장하는 화림과 봉길(이도현)의 모습은 마치 케이퍼 무비의 특정 목적을 가진 전문가들처럼 세련됐다. 화림은 길게 늘어뜨린 ..
뮤지컬 영화 선입견 깬 ‘영웅’, 그 압도적인 감동의 이유 뮤지컬 영화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선입견이 있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주는 몰입감을 극 중 노래나 춤이 오히려 깨버리는 결과가 종종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뮤지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대사를 하다 노래를 하는 광경이 주는 이질감이 낯설어 생겨나는 결과다. 게다가 이미 오래도록 무대에 오른 뮤지컬 공연이 원작이라면? 원작을 가진 작품들이 갖는 숙제처럼 원작과의 비교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미 뮤지컬로 본 작품을 굳이 영화관에서 또 봐야 하나 하는 질문이 따라온다. 또 뮤지컬은 극장을 찾아갈 때부터 관객들이 그 형식을 기대하지만,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이 극장에서 뮤지컬을 보는 경험은 기대를 깨는 일이 될 수..
‘작은 아씨들’, 주인공도, 최종 빌런도 여성으로 채운 느와르의 탄생 tvN 토일드라마 이 종영했다. 12부작으로 쉴 틈 없이 폭풍 전개된 은 한 편의 판타지 느와르에 가까웠다. 엄청난 모험을 겪은 세 자매는 결국 빌런들을 모두 해치우고 해피엔딩을 맞았다. 첫째 오인주(김고은)는 그토록 원하던 자신과 자매들이 지낼 보금자리인 아파트를 얻었고, 둘째 오인경(남지현)은 기자직 제안을 거절하고 하고픈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사랑하게 된 하종호(강훈)와 함께였다. 또 셋째 오인혜(박지후)는 친구 박효린(전채은)과 함께 해외에서 최도일(위하준)의 도움으로 빼돌렸던 비자금 7백억을 찾아 자매들과 골고루 나눴다. 그저 흔한 가족 판타지나 돈보다 중요한 가치 같은 걸 내세우기보다는 느와르가 그리기 마련인 ..
‘작은 아씨들’, 김고은의 판타지, 남지현의 진실, 박지후의 탈출 쉴 틈 없는 폭풍전개다. tvN 토일드라마 의 스토리 전개는 머뭇거림이 없다. 곧바로 사건을 전개시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그것을 한꺼번에 뒤집는 반전도 벌어진다. 싱가폴에 오인주(김고은)의 명의로 있는 비자금 7백억을 둘러싼 진실이 밝혀지는 8회는 이러한 의 폭풍전개가 짜릿할 정도로 긴박한 속도감을 낸 대표적인 사례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시청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목매달린 채 죽은 진화영(추자현)이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바 있다. 워낙 미스테리한 행적을 보인 인물인지라 그가 성형을 하려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자살을 위장하고 싱가폴로 도주해 그 곳에서 오인주의 이름으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아씨들’, 역대급 캐릭터 만난 엄지원, 자본이 캐릭터화한 듯 역대급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엄지원이 연기하는 원상아라는 인물 이야기다. 물론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캐릭터들이 파격적이고, 선명하며, 그 자체로 은유적인 깊이를 갖고 있다. 등장과 함께 사망한 진화영(추자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무언가를 갖기 위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고 또 다른 부캐로 살아가다 결국 불나방처럼 타버리는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 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첫 회에 사망했지만 그의 잔상과 아우라는 그 후 몇 회 동안 계속 드라마 속 공기에 떠다니는 여운으로 남았다. 역시 등장한 후 한 회도 지나지 않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현민 이사(오정세)라는 캐릭터..
‘작은 아씨들’, 웃는 모습이 더 섬뜩한 엄기준과 엄지원의 정체 과연 인주(김고은)와 인경(남지현)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동생 인혜(박지후)를 구해낼 수 있을까. tvN 토일드라마 에서 인혜는 점점 저 괴물의 아가리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그 괴물은 박재상(엄기준)과 원상아(엄지원)로 대변되는 자본이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사실 인혜는 박재상의 딸 효린(전채은)의 그림자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그의 그림을 대신 그려주고 그 그림으로 상을 받게 해준다. 또 그 대가로 외국 유학을 효린과 함께 보내준다는 원상아의 달콤한 제안도 받아들인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언니들은 엄청난 당혹감과 불안감에 빠진다. 그래서 인경은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상을 받은 효린을 축하해주는 파티장에 찾아가 고래고..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 여성 서사의 정점 보여줄까 드라마 와 영화 의 정서경 작가. , 의 김희원 감독. 그리고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세 여성 배우들이 중심 롤을 맡은 작품. tvN 토일드라마 은 대본, 연출, 연기 모두에서 여성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정서경 작가, 김희원 감독의 만남만으로도 tvN 토일드라마 은 그 제작진의 면면만 봐도 어떤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최근 박찬욱 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작품 을 쓴 정서경 작가에, 로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연출을 보여줬던 김희원 감독의 만남이 그것이다. , , , 로 박찬욱 감독과 꾸준히 작업해온 정서경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더 알려져 있지만, 드라마업계에서도 그가 쓴 는 일본 원작의 아우라를 지..
‘유미의 세포들’, 김고은과 안보현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윰며들다’라는 표현이 생길만큼 tvN 금토드라마 이 유발하는 ‘과몰입’은 기분 좋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어딘가 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은 더 다양하게 캐릭터화된 세포들이 등장하고, 남녀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들에 따라 세포마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급 사건들이 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개된다. 그래서 일단 이 ‘세포들’과 공존하는 유미(김고은)의 세계에 발을 디디면 마치 그 세계의 세포 일부분이 된 것처럼 그 감정을 공유하며 ‘시간순삭’을 경험하게 된다. 에서 평범한 재무부 대리인 유미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 여타의 멜로드라마들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어려서부터 이어진 인연의 운명적인 재회도 아니고,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