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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악마판사’의 통쾌함과 불편함은 어디서 오나 또 다른 다크히어로의 탄생이다. tvN 토일드라마 는 대놓고 주인공에 ‘악마’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 에 이어 까지. 도대체 다크히어로들은 어쩌다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된 걸까. 문유석 판사 작품 맞아? 사실 를 쓴 문유석 작가는 우리에게는 ‘판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건 그가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 전 이라는 책을 통해 전 부장판사였다는 사실이 대중들에게 각인된 바 있고, 무엇보다 가 바로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새로 쓴 tvN 토일드라마 역시 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적어도 를 기점으로 문유석은 ‘판사’보다는 ‘작가’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션’이 담아낸 의병, 개화기, 여성, 멜로, 글로벌 콘텐츠tvN 드라마 은 추석특집으로 드라마를 감독판으로 재구성해 방송하면서 ‘Gun, Glory, Sad ending’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부제들은 어찌 보면 김은숙 작가가 그간 멜로 장인으로 불리며 그려왔던 작품들과 비교해 이 작품이 얼마나 도전적이었는가를 잘 드러내준다. ‘총과 영광 그리고 새드엔딩’은 김은숙 작가가 을 통해 확장시킨 자신의 세계를 압축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성과라면 먼저 역사교과서에 박제된 사진 정도로 남아있던 ‘의병’이란 존재들을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로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역사교과서에서 한번쯤 봤던 의병의 사진을 기억한다. 1907년 경기도 양평에서 영국기자의 요청에 의해 찍었다는 ..
‘미스터 션샤인’이 다루는 개화기, 그 독립의 의미“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tvN 주말드라마 의 첫 회에 들어간 이 내레이션은 개화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저마다 투쟁하는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 드라마가 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의 빗장을 열고 침탈해 들어오는 그 시기와, 그래서 의병의 길을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이 원하는 그 길이 ‘조선의 독립’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 만이었을까. 그들이 원한 독립은 진정 조선만이었을까.이 부분은 우리네 개화기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항일 투쟁의 역사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놓치고 있는 지점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콘텐츠들은 마치 그것만이 정답..
‘미스터 션샤인’으로 만난 김민정의 인생 캐릭터이 정도면 김민정의 인생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tvN 주말드라마 의 글로리 호텔 주인 쿠도 히나는 실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기모노를 입고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조선에 들어와 사업을 하는 일본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본래 이름이 이양화라는 조선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자신이 그런 일본 이름을 갖게 된 것이 뼛속까지 친일파인 아버지 이완익(김의성) 때문이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이 캐릭터의 만만찮은 복합적인 심리가 그려진다. 그는 늘 웃으며 손님들을 응대하고 때론 여유가 느껴질 만큼의 카리스마를 가진 사업체의 경영자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 속에는 많은 걸 잃어버린 상처 입은 자의 날선 독기가 느껴진다. 남성들과의 대화 속에서 오히려 주도..
‘미스터 션샤인’ 변요한과 김민정, 어른 없는 세상의 청춘들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나를 낳아주신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는 걸까. 심지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을 게다. 나이가 많다 해도 어른다운 행동을 보이지 못하는 이들을 어른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는 부모라면 그 길을 막아서고 저항하는 것이 진정 후대가 할 수 있는 부모를 위한 일이 아닐까. tvN 주말드라마 에 등장하는 김희성(변요한)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취한 삶의 자세가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하는 일들이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고 거기에 반기를 든 자식들이다. 김희성의 아버지 김안평(김동균)은 비겁한 기회주의자다. 그의 조부 역시 독하디독한 악덕 지주였다..
‘미스터 션샤인’, 인물들의 사적 복수는 공적 투쟁으로 이어질까“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어쩌면 tvN 주말드라마 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이 내레이션 속에 들어 있지 않았을까. 의병들의 항일투쟁사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그 뜨겁고 의롭지만 외로운 의병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노비의 아들이었고, 누군가는 노비보다 못한 백정의 아들이었으며, 누군가는 차별받던 아녀자의 몸이었고, 누군가는 아비에게 일본인에게 팔려갔던 여인이었다. 어찌 보면 조선이라면 이를 갈만큼 원한이 깊은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어떻게 의병의 길을 걷게 되는 걸까. 반면 양반으로 태어나 호의호식하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던 고관대작들은 어째서 조선..
‘맨투맨’의 브로맨스, 멜로와는 다른 휴머니즘이 보인다다크데스 여운광(박성웅)과 김가드 김설우(박해진). 닉네임만으로 보면 이 조합은 B급 슈퍼히어로물의 주인공들처럼 보인다. 배우로서 영화 속에서는 ‘나쁜 놈’으로 불리는 다크데스지만 실제로는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헤어진 연인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아파하는 평범한 남자 여운광. 그리고 그의 보디가드처럼 다가왔지만 사실은 특명을 받고 접근한 코드명 K 국정원 고스트 요원 김설우. JTBC 금토드라마 의 조합은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른 두 남자들을 중심에 세우고 있다. 대놓고 브로맨스를 그려보겠다는 건 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감지할 수 있는 일. 은 보디가드와 배우라는 직업적 관계로 만난(실제로는 다른 목적으로 만난 것이지만)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
산으로 가는 , 도 넘은 아이에 대한 집착 왜 이토록 아이에 대한 쟁탈전을 반복하는 것일까. KBS 의 아이 쟁탈전에 대한 집착이 도를 넘었다. 마치 이 사극 속의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이덕화)가 아이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 ‘장사의 신’이라고 떡 하니 문패를 박아놓은 드라마가 장사는 안하고 아이를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있고, 괜찮았던 캐릭터들은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사당 마마로서 전체 장사판을 혀 하나로 좌지우지 하던 매월(김민정)은 천봉삼(장혁)이 조소사(한채아)와 혼인을 맺은 일 때문에 질투에 눈이 멀어버렸다. 한 때는 마음 속 연인인 천봉삼을 음으로 도왔던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이제는 그의 아이를 훔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