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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대사 한 마디에 밈 조짐, 이준기라서 ‘아라문’에 빠져든다 “세상 참 재밌네. 이거 무슨 병인가 봐.” tvN 토일드라마 에서 은섬(이준기)이 던진 그 한 마디에 탄야(신세경)는 깜짝 놀란다. 그 말은 은섬이 자주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탄야는 눈앞에 서서 그 말을 건네는 이가 사야(이준기)가 아닌 은섬이라는 걸 알아챈다. 오랜 세월을 건너 드디어 마주한 두 사람의 드라마틱한 재회. 대놓고 반가워할 수 없어 더 애틋한 재회가 아닐 수 없다. 은섬과 사야가 만나는 자리를 급습한 샤하티의 아이들. 태알하의 명으로 움직이는 이 아이들은 지명한 자를 죽일 때까지 덤벼드는 자객들이다. 아이라는 점 때문에 방심했던 무백(박해준)이 죽고, 은섬은 아스달의 병사들에 의해 또 사야는 약바치인 채은(하승리)과 뇌안탈들에 ..
'시지프스' 디스토피아 미래에서 온 박신혜, 조승우와 세계를 구할까 '하나의 세계, 두 개의 미래.' JTBC 10주년 특별기획 에 대해 포스터의 문구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미래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있고 그런 결과는 현재에서 비롯된 어떤 일이 원인이다. 그래서 미래에 아버지로부터 전사로 키워진 서해(박신혜)는 시간을 거슬러 현재로 온다. 현재는 하나의 세계지만, 이 곳에서 벌어질 어떤 일들의 결과에 따라 미래는 둘로 나눠질 것이다. 지속 가능한 삶이 유지되거나 망하거나. 가 그리고 있는 세계관은 그리 색다른 건 아니다. 이미 이런 미래에서 온 전사가 미래를 바꾸기 위해 현재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나 같은 영화가 다뤘던 세계관이다. 미래..
'놀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캐릭터, 아이템의 비결 "앨범 낼 거 같은데? 트로트 앨범." "그러니까 저쪽이 가수 아니야?" "너무 잘 어울린다." MBC 예능 에서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의 프로필 및 단체사진을 찍는 와중에, 지미 유(유재석)와 매니저로 뽑힌 김지섭(김종민)과 정봉원(정재형)의 신박기획이 단체 사진을 찍자 그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환불원정대의 그 말대로 신박기획 3인방은 그대로 트로트 그룹을 짜서 활동해도 될 만큼 캐릭터가 확실하다. '동물의 왕국'을 연상시키는 호랑이 무늬 셔츠를 통일해 입은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때 붙는 자막이 그래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신입 트로트 그룹 신박입니다..
'앨리스', 얽히고설켜도 김희선과 주원이 있어 따라가게 되는 건 만일 SBS 금토드라마 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려 한다면 아마도 머리가 지끈해질 게다. 처음부터 등장한 '시간여행'이라는 세계가 먼저 시청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2050년 시간여행이 가능해진 세계, 그 앨리스라는 시스템을 만든 과학자가 바로 미래에서 유민혁(곽시양)과 함께 1992년으로 온 윤태이(김희선)다. 그는 모든 걸 종말로 이끌 수 있는 예언서를 찾기 위해 과거로 오지만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앨리스로 돌아오지 않고 과거에 남아 아이 박진겸(주원)을 낳는다. 윤태이는 박선영이라는 이름으로 진겸을 키우지만 드론이 나타난 어느 날 살해당한다. 그런데 형사가 된 진겸이 엄마와 똑같이 생겼지만 괴짜 교수인 윤태이를 만나면..
짠한 데 웃기고 설레는 '쌍갑포차', 이 복합감정의 정체는 짠한 데 웃기고 때론 설레는 이 이상한 감정은 뭘까. JTBC 수목드라마 가 주는 감정은 복합적이다. 쌍갑포차를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은 짠하기 그지없는데, 그 사연을 듣고 그 원을 풀어주는 월주(황정음)와 귀반장(최원영) 그리고 한강배(육성재)의 활약은 코미디 그 자체다. 여기에 한강배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강여린(정다은)과의 멜로나 월주와 귀반장의 심상찮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설렘까지 더해진다. 사실 너무 많은 복합적인 감정들을 끄집어내는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나열되면 자칫 드라마의 정체성을 애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는 때론 아슬아슬한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하고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며 살아..
'더 킹', 멜로는 설레지 않지만 세계관은 궁금한 아이러니 SBS 금토드라마 은 김은숙 작가의 야심이 엿보이는 기획이다. 평행세계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설정을 가져왔고,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오가는 그 세계관 역시 우리네 드라마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도플갱어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결국 각각 독립되어 있던 이 두 개의 세계가 만파식적을 통해 서로 넘나들 수 있는 차원의 문이 열리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두 개의 세계를 각각 지켜내려는 이곤(이민호)과 정태을(김고은)이 있는 반면, 두 개의 세계를 교란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려는 이림(이정진)이 있다. 이림은 대한제국의 황제 자리를 꿰차려 하다 갑자기 ..
‘놀면 뭐하니’의 콜라보 대잔치, ‘맛있는 녀석들’에 이효리, 펭수까지 더 이상 못 넘을 선이 없다? MBC 예능 가 ‘인생라면’이라는 제목으로 유재석의 라면집을 오픈하면서 초대한 손님들은 다름 아닌 연말 시상식의 주역들이었다. 최근 대세라 불리는 장성규는 물론이고 장도연, 양세찬, 조세호, 김구라, 박명수가 찾아왔고, 모두 떠나고 박명수만 남아 있을 때 찾아온 정준하는 새삼스럽게 과거 의 한 대목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에 대한 그리움을 “삶의 일부분”이라고 표현하며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가 그 때를 회고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한 박명수와 정준하의 치고 박는 케미에 유재석이 “여전하다”고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그 때의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그들이 떠나고 밤늦게 찾아온 양세형과 홍현희가..
'신과 함께', 차태현과 함께 저승으로 이승을 위로하는 법만일 차태현이 아니었다면 이런 ‘바른 이야기’가 감동까지 줄 수 있었을까. 은 실로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영화다. 안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어딘가 짠한 역할에도 잘 어울리지만 동시에 코미디적인 웃음까지 줄 줄 아는 배우 차태현. 는 그래서 ‘차태현과 함께’여서 그 영화적 효과가 배가 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물론 주호민 작가의 웹툰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보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 작품의 세계관이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고층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떨어져 내리는 김자홍(차태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소방관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