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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트로트 피로감 날려주는 JTBC표 음악예능의 다채로움 맛 좋은 음식도 매 끼니 오르면 물릴 수밖에 없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트로트 트렌드가 바로 그렇다. 여전히 그 관성은 남아 있고, 주시청층인 중장년 세대들의 콘크리트 지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저기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트로트는 그 피로감도 만만찮다. 다른 음악 장르들이 이제는 오히려 소외될 지경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낸 JTBC 은 그 피로를 한 방에 날려주는 청량감을 선사했다. '무명가수전'이라는 독특한 상황을 오디션이라는 형식으로 끌어옴으로써 지금껏 한 무대에 오르기 어려웠던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 이 음악예능의 중요한 차별점이자 가치..
'싱어게인', 무명이라 하니 궁금증 폭발.. 이런 역발상이라니 세상에 출연가수들을 이름 대신 번호로 부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니. JTBC 은 그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제목에 담겨 있는 것처럼 출연자들은 모두 앨범 하나씩은 냈던 가수들이다. 그러니 이름 대신 번호를 부르는 건 그 가수의 '스펙'을 지우고 오로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프로그램의 각오처럼 보였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무명'에 담긴 더 중요한 기획의도가 있었다는 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먼저 '무명가수'라는 그 위치는 시청자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사실 아예 데뷔조차 하지 않은 아마추어들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데뷔는 했으나 사람들이 몰라보는 무명가수들이 처한 상황에 더 절박함 같은 게 느껴진다. 물론 출연자들 중에는 이미셸이나 자전..
경쟁 아닌 귀호강 힐링, 음악프로그램의 새 경향 눈도 귀도 호강이다. JTBC 예능 를 찾아보는 시청자라면 늘 느끼는 기분이 아닐까. 이탈리아로 간 는 일단 그 고풍스런 풍광에 마음을 빼앗긴다.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도시 소렌토.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낀 그 정겨운 도시에서 벌어지는 버스킹의 향연. 눈이 즐겁고 귀는 한없이 편안해지는 그런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심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악보가 날아가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버스킹을 하는 출연자들. 결국 노래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버스킹의 묘미는 현장에서의 관객들과 만들어지는 소통에 있다고 했던가.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며 오히려 분위기를 돋워주는 바람에 버스킹은 더 흥겨워졌다. 비가 내린 후라 바닷가 마을 어느 카페에서의 버스킹에서는 즉석..
‘슈퍼밴드’의 이합집산 오디션, 가능성 확장의 시간 JTBC 는 이제 팀 조합 오디션을 끝내고 최종 6팀의 밴드를 확정했다. 6팀은 이찬솔 팀(이찬솔 임형빈 강경윤 김준협 김형우), 케빈오 팀(케빈오 이종훈 최영진 디폴), 양지완 팀(양지완 채보훈 김하진 정광현 이나우), 아일 팀(아일 하현상 김영소 홍진호), 이주혁 팀(이주혁 신예찬 신광일 조원상), 자이로 팀(자이로 홍이삭 김우성 벤지 황민재)이다. 팀에 합류한 멤버들의 면면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간 팀 조합 오디션에서 저마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보다 선명하게 찾아내고 또는 확장시킨 그 과정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처음 무대에 나왔을 때는 버스킹의 공력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자기만의 목소리 색깔과 무대 매너까지 자연스러워진 가장 호소력 깊은 목..
‘슈퍼밴드’의 탈락자 선별 기준이 모호하다는 건 JTBC 는 요즘 보기 드문 음악 프로그램이다. 오디션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승패보다, 특별한 조합으로 구성된 밴드들이 어떤 무대를 보여줄 것인가가 시청자들이 매료되는 지점이다. 밴드 오디션이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한 팀으로 묶여 만들어내는 음악은 실험적인 성격을 띤다. 이미 알고 있는 애드 시런의 ‘Castle on the hill’ 같은 노래도 아일, 김영소, 홍진호, 노마드가 하면 달리 들리는 건, 그 악기 구성과 프로듀싱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디폴 같은 미디어 아티스트의 참여는 영화 의 주제가를 독창적으로 해석하게 해주고, 과학선생 안성진 같은 개성 강한 참가자에 의해 화학식을 가사로 담아낸 ..
승패가 무색한 ‘슈퍼밴드’의 놀랍고 재밌는 음악실험들 음악이 이토록 다채롭고 재미있으며 즐거울 수 있는 것이었던가. JTBC 를 보다보면 그간 우리가 들어왔던 음악들이 너무나 정해진 어떤 틀 안에서 뱅뱅 맴돌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녹음실 안에서 모든 게 계획되어 만들어진 음악들이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그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음악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왔다는 것을 가 여지없이 깨고 있다는 얘기다. 디폴 같은 아티스트의 등장은 가 가진 이런 색깔을 정확히 보여준다. 영화 의 주제곡을 가져와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를 믹싱해낸 디폴은 메인 보컬 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음악적 실험들이 얼마나 재미있는가를 음악적으로 구현해냈다. 지난 무대에서는 와인 잔에 전극을 이어 손가락을 ..
‘슈퍼밴드’ 디폴, 배우 아들이라도 박수 받는다는 건 한 매체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디폴이 중견 배우 박순천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보통 이런 보도가 이슈가 되는 건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연예인의 자녀’라는 사실 자체이고, 또 하나는 그것이 하나의 ‘특혜’처럼 비춰진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 대중들은 연예인 가족이 방송에 나오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그것은 일반 대중들이 방송에 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쉽게 방송에 등장해 이름을 알리고 그것이 생업으로도 이어지는 그 과정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폴의 경우는 그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보도에도 오히려 “그게..
‘슈퍼밴드’, 밴드 음악의 진수, 음악 실험이 이렇게 즐겁다니 그래 이것이 밴드 음악의 진수였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를 보다 보면 새삼 떠오르는 생각이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마치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의 세련된 현재 버전 같은 그런 느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클래시컬한 악기와 밴드가 실험적으로 어우러지는 무대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음악적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밴드 오디션이라니. 물론 이미 KBS에서 같은 밴드 오디션을 치른 바 있지만, 그것과 는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완전히 다르다. 는 완전체 밴드들이 나와 오디션 무대에서 대결을 벌이는 형식이라, 경연의 대결구도가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밴드 음악처럼 자유분방하고 스타일도 다른 음악을 동일선상에 놓고 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