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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오디션, 순위 집착보다는 음악 그 자체 버스커 버스커가 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이 순수한 밴드가 우리네 가요계에 이 정도의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밴드는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음악은 절대 고음으로 듣는 이를 소름 돋게 하는 가창력이나, 누군가를 눈물 흘리게 만드는 절절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심사위원들조차 버스커 버스커의 단점으로 고음이 안 된다는 점을 지목했고, 음악이 반복적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버스커 버스커는 톱10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예리 밴드 사건이 터진 후, 다시 새로운 경쟁자를 뽑는 과정에서 버스커 버스커는 톱10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 후로 점점 그 특유의 감성으로 대중들을 중..
광고시간도 기다림으로 채우는 '슈스케'의 힘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슈퍼스타K'에서 김성주 아나운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 멘트는 사실 광고 소개나 마찬가지다. 케이블 채널이라는 특성에 맞춰 중간 광고를 60초 넣게 되면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램 도중 뚝 끊기고 광고가 나오는 것을 인식한다면 시청자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웬걸? 김성주 아나운서가 이 멘트를 던지는 순간, 불만보다는 기대감 섞인 웃음이 나오는 건 왜일까. 도대체 무엇이 불만을 기대로 바꾼 것일까. 이 멘트가 거의 유행어가 된 이유는 그 멘트가 사용되는 지점과 관련이 있다. 즉 이 멘트는 '슈퍼스타K'라는 오디션 경쟁에서 가장 긴장감이 높은 하이라이트 지점에 포진되어 있다. 이 멘트는 본선 이전의 예선에서는 출연..
'슈스케3', 어디서 이런 보석들이... 정말 이들이 아마추어란 말인가.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얘기다. 사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누군가의 어려운 노래를 곧잘 따라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는 그런 가수 지망생들. 하지만 마치 태생이 가수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철저히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자기 노래를 스스로 작곡 작사하고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노래에 맞는 안무까지 척척 연출해내는 이들은 심지어 프로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들을 우리는 가수라 부르기보다는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 부른다. '슈스케3'가 발굴해낸 울랄라세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가 그렇다. 지금껏 계속해서 슈퍼세이브(문자 투표와 상관없이 심사위원 최고점..
'위탄2', 통편집이 가진 문제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의 지원자 수는 정확하게 몇 명인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오디션장에 몰려든 인파들을 원경에서 찍어 보여준 것으로 그 규모를 가늠할 뿐이다. 상당히 많을 수밖에 없는 1차 오디션이 통편집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어느 정도 걸러진 인물들을 2차 오디션부터 보여주는 것이 훨씬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은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미 2차 오디션으로 걸러져 이제 137개 팀으로 좁혀진 위대한 캠프에서 여전히 통편집이 등장하는 건 왜일까. 2차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의 말끝을 잘라서 오히려 주목받은 김태극이나 회계사 출신으로 일찌감치 세간의 관심을 받..
속사포 '슈스케3'냐, 편안한 '위탄2'냐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이건 거의 미친 속도감이다. 한 참가자가 반 소절도 부르기 전에 화면은 다른 참가자로 넘어가고 또 짧은 한 소절을 부르는 참가자의 모습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간간히 따라붙는 인터뷰도 절대 늘어지는 법이 없다. 물론 긴장감을 만들기 위해 뜸을 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화면이 고정되거나 반복되는 법은 별로 없다. 대신 '슈스케3'는 역순으로 편집된 영상을 보여주거나 차라리 다른 참가자의 오디션 영상을 끼워 넣는다. 이건 거의 편집이 롤러코스터 수준이다.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심지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과도하게 빠르게 진행되는 영상 속에 엄청나게 많은 참가자들의 면면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거기서 심사평과 당락 결정까지 순식..
의외로 큰 '슈스케' 효과, 지상파까지? '슈퍼스타K2'의 성공은 신호탄에 불과했던가. '슈퍼스타K3'는 단 3회만에 10% 시청률을 넘겨버렸다. 많은 이들이 엄청난 수치의 시청률에 놀라지만, 그 시청률이 함의하는 것은 사실 더욱 놀랍다. 이것은 늘 한계로 지목되던 케이블이 지상파를 뚫는 것이 가능한 일이며, 또 그 방법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말 그대로 역발상이다. 케이블이 가진 한계를 장점으로 바꾸는 것. 그 마니아적인 속성을 특성으로 만드는 것. 이것은 '슈퍼스타K3'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슈퍼스타K2'의 엄청난 성공은 '슈퍼스타K3'의 변신을 예상하게 한 것이 사실이다. 즉 그 정도의 시청률이라면 마니아적이고 케이블적인 특성을 벗어나 좀 더 보편적이고 지상파적인 점잖..
'슈스케3', 역시 이승철이다 역시 이승철이다. '슈퍼스타K3'를 시작하며 "이제 독설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한 그는 확실히 달라졌다. 여전히 거침없이 할 말을 하고, 제 아무리 동정적인 시선을 갖게 해도 요건이 되지 않으면 '불합격'을 주는 그는 참가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초창기의 그 독설이 아니다. 독설이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자극적인 멘트를 뜻하지만, 그의 심사에는 참가자의 장단점을 정확히 꿰뚫는 정교함으로 듣는 이를 공감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이것은 독설을 '명쾌한 심사'로 바꾼다. '신입사원'에서 고배를 마셨던 정다희에게 "아나운서 되시고 나서 회식갈 때 하시면 완전 인기 있을 것 같아요."라며 불합격을 주고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에 출연했었던 유승엽에게 "단점이 참 많아요...
명불허전, 역시 '슈퍼스타K'인 이유 과연 케이블은 한계일까. '슈퍼스타K3'를 보면 케이블은 한계가 아니라 또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무려 8.5%의 첫 방송 시청률에 이어 2회에 10%를 간단히 넘겨버린 이 금요 오디션의 최강자는 케이블의 장벽을 뛰어넘어 오히려 케이블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다. 사실 첫 회에 난동녀로 나와 논란을 일으켰던 최아란은 지상파라면 감히 내보내지 못했을 장면들이다. 자신이 떨어졌다며 욕을 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난동을 부리는 장면은 그러나 케이블이라는 매체에 대한 상대적인 관대함(?) 때문에 논란 자체도 화제로 전환되었다. 이것은 단적인 예이지만, 편집과 연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로 케이블만이 가능한 과감함을 엿볼 수 있다.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