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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얼음들’이 떠올리는 세월호 참사의 안타까운 아이들 아이들은 착하게도 끝까지 어른들의 통제에 따랐다. 하지만 그 어른들은 심장 따위는 없는 ‘얼음들’ 같았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을 희생시켰다는 죄책감과 부채의식 때문인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지켜내지 못한 아이들의 모습을 아프게도 떠올리게 만든다. 같은 영화를 봐도 먼저 비리로 얼룩진 무능한 ‘공권력’이 떠오르고, 같은 드라마를 보며 남녀 주인공의 멜로에 빠져들다가도 119소방대원들이 마주하는 긴급 재난과 응급 상황들에 덜컥 마음 한 구석이 내려앉는다. 같은 스릴러 장르 드라마에서도 먼저 보이는 건 ‘책임지는’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준 ‘모세의 기적’에서는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유독 안타까웠던 ‘골든타임’이 떠오른다. 지금 이..
모든 드라마의 악역, 돈으로 귀결되는 까닭 결국은 돈이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의 대부분이 추악한 돈의 문제를 다룬다. 새롭게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 김석주(김명민)는 돈이 된다면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 됐던 분들의 고통도 나 몰라라 하고 일본 기업의 편에 서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변호사들은 법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은 돈 있는 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어떻게 하면 법망을 피해나갈까만을 고민하는 인물이다. 로펌을 이끌고 있는 차영우(김상중)는 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무죄란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야. 그가 죄가 있어도 죄를 입증시키지 못했다는 뜻이지.” 이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결국 돈의 생리를 따라간다. 돈이 있으면 무죄가 되고 없으면..
입체적인 복합 캐릭터, 이 시대의 얼굴이 된 까닭 정은표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내시의 얼굴이다. MBC 에서 김수현과 짝패를 이뤄 했던 연기가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정은표의 일면밖에 모르는 얘기다. 사실 그는 꽤 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결의 얼굴들을 보여준 바 있다. MBC 에서 그가 한 임오근이라는 역할은 허준(김주혁)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유의태의 제자이면서 한때는 자신의 욕망 때문에 그를 배신하기도 하는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또 SBS 에서는 황장식이라는 변호사 역할로 이 복마전 같은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고, SBS 에서는 김완태라는 국과수 연구사로 등장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중적인 모습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가 맞는 역할들은 복합적이면서 입체적인 인물인 경우가 많다. ..
, 달라진 대통령상이 말해주는 것 “난 무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좀 벌겠다고 애쓴 게 그게 죄냐?” 재신그룹 김도진 회장(최원영)의 이 한 마디는 SBS 수목드라마 의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오로지 돈이 된다면 뭐든 정당화되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그것이 바로 김도진이 아닌가. 는 대통령을 저격하려는 총성에서부터 시작되는 드라마다. 지금껏 콘텐츠 속에 등장하는 대통령이라면 그래도 말 한 마디로 문제를 척척 해결해내는 최고 권력자였다. 하지만 에서의 대통령을 보라. 그는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의 총구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인물이다. 또한 대통령이라 하면 과거의 도덕성을 어느 정도 검증받은 인물로 그려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의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는 한때 ‘팔콘의 개’였던 인물이다. 그는 ..
방통위는 왜 시청률조사의 문제점을 숨겼을까 아마도 TV를 보는 젊은 시청자들은 왜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낮은 것에 대해 의아함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나 혹은 MBC 주말 예능 같은 프로그램이 10% 정도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는 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 모였다 하면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들이 아닌가. 2030 세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다면 적어도 5%에서 10% 이상은 더 나올 시청률이 아니었을까.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시청률은 현재의 시청률표만 들여다봐도 쉽게 발견된다. AGB닐슨의 25일자 시청률 상위 10위를 보면, 1위 KBS 일일연속극 , 2위 , 3위 , 4위 KBS일일극 , 5위 MBC..
월화수목 장르드라마 편성한 SBS의 의지 “이제 우리 시청자들도 미드 같은 장르를 즐길 정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CP는 월화수목을 과 같은 장르드라마로 모두 채워 넣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맞는 이야기다. 최근 새로운 미드 열풍을 만들었던 을 떠올려보라. 단 몇 초도 놓쳐서는 안 되는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이지만 우리네 대중들은 이 미드를 그토록 즐겼지 않은가. “멜로와 가족드라마 아니면 시청률이 안 된다는 편견 때문에 언제나 거기에만 머물러 있을 순 없죠.” 시청률 추산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장르드라마는 안 되고 멜로와 가족드라마만 된다는 착시현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TV 시청방식은 급변하고 있다. 모바일 시청도 일반화되어가고 있고 IP..
부터 까지, 달라진 드라마 속 시간 는 4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주인공 도민준(김수현)은 조선시대에 별에서 와 현대까지의 시간을 살아낸다. 은 유괴되어 살해된 딸을 구하기 위해 14일 전으로 되돌아간 김수현(이보영)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는 휴가 중인 대통령이 세 발의 총성과 함께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3일 씩 세 챕터로 나눠 총 9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400년, 14일, 3일. 최근 SBS드라마들은 그 시간 활용법이 달라졌다. 400년으로 늘리기도 하고 14일 전으로 되돌리기도 하며 3일 간으로 압축시키기도 한다. 여타의 드라마들이 으레 그렇듯 순차적인 흐름의 시간 속에 간간히 플래시백을 넣는 단순한 방식과는 사뭇 다른 시간 활용법이다. 왜 이런 변화를 준 것일까. 시간을 다..
제대로 던진 SBS드라마의 승부수, 그 의미 SBS 드라마가 제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껏 월화수목 드라마에서는 좀체 보기 힘들었던 본격 장르물을 연달아 라인 업시킨 것. 은 스릴러에 타임슬립이 덧붙여진 드라마이고 는 추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액션 스릴러다. 미드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우리도 이런 드라마를?”하며 반색할 만하다. 흔히들 장르라고 하면 정해진 문법이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네 장르드라마는 일종의 변칙을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같은 의학드라마를 해도 ‘멜로’가 빠지지 않고 ‘가족’이 빠지지 않는다. 아니 이 드라마는 사실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학드라마가 아니라 멜로, 즉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같은 복합 장르 드라마도 일단 메인은 멜로다. 화제가 됐던 도 그렇고 심지어 같은 남자들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