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프리카의 눈물 (4)
주간 정덕현
MBC, 이젠 도 시리즈도 못 보나 오랜만에 찾은 MBC 교양국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PD들은 의욕을 잃은 지 오래고 심지어 ‘환멸’이 느껴진다며 자청해 타 부서로 가는 이들까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정권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행해진 MBC 사측의 시사교양에 대한 ‘탄압’은 이제 ‘교양의 해체’라는 막장에까지 이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양 PD들에게서는 사측에 대한 분노를 넘은 체념을 느낄 수 있었고 향후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MBC의 교양국 축소는 최근 나온 조직개편안을 통해 이미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다.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찢어놓은 뒤, 이제는 MBC 교양을 해체시키는 수순에 들어간 것. 이 조직개편안이 현실화되면 MBC의 다큐 프로그램은 사실상 외..
정글은 왜 점점 슬퍼지는가 30년 전 한 사내가 뉴기니의 해변을 걷다가 얄리라는 남자를 만났다. 그는 이 사내에게 이렇게 물었다. “왜 백인들은 짐이 많은데 우리 뉴기니인들은 짐이 적은 걸까요?” 뉴기니에서 짐이라는 단어는 재산이라는 뜻이다. 이 뉴기니인 얄리의 질문은 지극히 단순해 보였고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됐다. 하지만 이 사내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 질문은 사실 같은 지구에 살면서도 왜 누구는 부자로 살게 됐고 또 누구는 가난하게 살게 됐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내는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년이 흘렀고 그 해답은 라는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쓰여졌다. 이 사내의 이름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였다. 그는 이 책으로 1998년 퓰리처상..
'남극의 눈물'은 또 어떤 감동을 전할까 '남극의 눈물'이 돌아왔다. 북극에서 시작해 아마존을 거쳐 아프리카를 넘어서 남극까지. 지구를 한 바퀴 종단했다. 이로써 '눈물' 다큐는 '지구의 눈물'을 온전히 보여준 셈이다. 프롤로그를 통해 보여준 '남극의 눈물'의 영상들은 역시 '눈물' 다큐다운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역시 황제펭귄이다. 심지어 기품이 느껴지는 이 신비한 존재의 생태를 가까이서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남극의 눈물'이 가진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북극의 눈물'의 실제 주인공이 북극곰이었다면, '남극의 눈물'의 주인공은 황제펭귄이 될 듯 싶다. 물론 '눈물' 다큐들이 그랬듯이 '남극의 눈물' 역시 자연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따라서 황제펭귄의 생태를 그저 기록하는데서 멈추지..
'아프리카의 눈물', 그 아름다움과 슬픔 사이 이건 겨우 프롤로그다. 그런데 벌써부터 마음은 혼란스럽다. 막연히 '아프리카' 하면 누구나 자연을 떠올린다. 날 것 그대로의 야생이기에 살풍경한 것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곳. 그래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피조차 신성하게 여겨지는 곳. '아프리카의 눈물'은 지금까지의 '눈물' 연작 다큐멘터리가 그래왔듯이 그 공간에 여전히 남아있는 그 야생과 그 위를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아름다움을 담는다.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수줍어하며 데이트를 하는 우바가 이제 곧 소 뛰어넘기 성인식을 마치고 다르게와 혼인할 날을 기다리며, 유목민인 풀라니족들은 가장 아름다운 남성이 되기 위해 몸을 가꾸는 것처럼.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아름다움으로만 연상되는 '아프리카'만을 담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