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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옷소매’의 열광에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시선이 있다 “이렇게나 저하를 연모하면서 후궁 되기는 왜 싫은 건데? 제조상궁마마님의 힘이 아니더라도 넌 후궁이 될 수 있어. 그저 저하께서 내미시는 손을 잡기만 하면.” 영조의 분노를 사 위기에 처한 이산(이준호)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성덕임(이세영)에게 서상궁(장혜진)은 그런 말로 위로를 건넨다. 사실이다. 이미 이산은 성덕임을 마음에 두고 있고, 그 사실은 성덕임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서상궁의 말에 성덕임이 오히려 던지는 질문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왜요? 왜 연모하면 후궁이 돼야 해요? 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후궁이 돼서 무슨 좋은 꼴을 본다고. 새로운 여인들이 날마다 줄줄이 굴비처럼 들어올 걸요? 모두가 내로라하는 사대..
‘도시어부’, 가만있어도 재밌는 건 도대체 뭘까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걸까. 채널A 가 새해 첫 출조로 떠난 대마도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김재원은 낚시 그 자체로도 또 방송출연에 있어서도 그리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마리도 낚지 못했고, 또 방송에서도 별로 말이 없어 거의 ‘묵언수행’ 수준이었던 것.하지만 김재원의 얼굴은 ‘살인미소’라는 별명 그대로 밝은 미소가 계속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대마도의 바다낚시 포인트에서 모두가 황금배지를 차지하기 위해 고기에 대한 욕망을 드러낼 때, 한가롭게 바다를 보며 이런 곳에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마치 평론가처럼 요즘 TV를 켜면 너무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별로 대단한 정보랄 것이 없는 는 그냥 쳐다보..
‘도시어부’, 어떻게 금기소재 낚시로 시청자들을 낚았을까사실 꽤 오랫동안 예능에서 낚시는 피해야할 소재로 자리해온 바 있다. 물론 물고기가 잡힐 때의 그 즐거움은 괜찮은 방송분량이 되지만, 물고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거의 정지화면이나 다름없을 수 있다. 또 물고기가 방송한다고 나 잡아가라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니, 때론 한정된 시간만 소비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그토록 오랫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어도 낚시 소재를 담은 것이 별로 없는 이유가 그것이고, 실제로 에서도 이경규와 함께 낚시하기를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로 수행했지만 방송에서는 그다지 낚시의 묘미를 담아내기 어려웠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채널A의 를 보면 이제 이런 금기는 더 이상 ..
이덕화와 양세형, ‘한끼줍쇼’로 되새긴 친구의 가치천호동을 찾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의 저녁 풍경. 이덕화와 이경규를 반가이 맞아주신 아주머니는 마침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을 참이었다. 그 날 아는 분이 하는 밭에서 고추를 따다가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는 마음 따뜻한 아주머니. 차가워진 날씨에 거리를 전전하던 이덕화와 이경규에게 선뜻 문을 열어주신 그 분과 친구에게서는 마치 가족 같은 느낌이 전해졌다. 뚝딱 맛난 음식들을 차려 내놓는 아주머니와 친구는 그렇게 낯선 이방인들과 한 끼 저녁을 나누고는 믹스커피 한 잔으로 두런두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불편한 지 연실 다리를 주무르는 친구 분은 서서 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이렇게 다리가 시원찮아졌다고 말했고, 아주머니 역시 마찬가지라는 대목에서..
산으로 가는 , 도 넘은 아이에 대한 집착 왜 이토록 아이에 대한 쟁탈전을 반복하는 것일까. KBS 의 아이 쟁탈전에 대한 집착이 도를 넘었다. 마치 이 사극 속의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이덕화)가 아이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 ‘장사의 신’이라고 떡 하니 문패를 박아놓은 드라마가 장사는 안하고 아이를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있고, 괜찮았던 캐릭터들은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사당 마마로서 전체 장사판을 혀 하나로 좌지우지 하던 매월(김민정)은 천봉삼(장혁)이 조소사(한채아)와 혼인을 맺은 일 때문에 질투에 눈이 멀어버렸다. 한 때는 마음 속 연인인 천봉삼을 음으로 도왔던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이제는 그의 아이를 훔쳐 ..
장사 안 보인다는 , 현실도 그렇지 않을까 김주영 대하소설 는 KBS에서 드라마화 되며 ‘장사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장사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장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저 나오는 소리가 아니고 실제가 그렇다. 가 최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건 육의전을 대표하는 신석주(이덕화)와 보부상들을 대표하는 천봉삼(장혁)의 대결이다. 천봉삼은 대놓고 신석주에게 “장사로서 대결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신석주는 번번이 이런 천봉삼의 바람을 무너뜨리고 술수를 써 천봉삼을 궁지로 몰아세우려 한다. 조소사(한채아)를 사이에 두고 신석주와 천봉삼이 벌이는 밀고 당기기는 에 장사는 안보이고 심지어 막장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조..
물화길 막는 육의전, 그 길을 뚫는 보부상 도대체 영세한 상인들은 뭘 먹고 살란 말인가. 시대가 흘렀어도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것만 같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나오는 보부상들의 희망 천봉삼(장혁)의 이 토로는 어찌 보면 지금도 여전히 영세 상인들에게서 나오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보부상의 대표격인 천봉삼이 싸우고 있는 건 육의전의 대행수인 신석주(이덕화)다. 신석주는 물화 독점에 의한 매점매석을 통해 거대한 자본을 모은다. 그는 풍등령 고개에 자신의 친척을 화적으로 세워 장삿길을 막고는 대신 물길을 독점해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돈을 끌어 모은다. 그러자 천봉삼은 그 풍등령 길을 뚫어 20만 보부상들의 장삿길을 열어놓는다. 천봉삼에게 장삿길은 마치 우리 몸의 혈관과 같은 것이다. 그 길이 막히면 한쪽으..
상도가 땅에 떨어진 현실, 의 시사점 ‘장사에도 상도가 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장사꾼의 첫 번째 도리다.’ KBS 드라마 의 천봉삼(장혁)이 말하는 장사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건네는 천봉삼에게 길소개(유오성)는 장사에 상도가 어디 있냐고 말한다. 그는 장사는 그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두 관점의 부딪침. 이것은 아마도 가 현재에 전하려는 메시지의 대부분일 것이다. 상도를 지키려는 천봉삼의 길은 험난하다. 그는 화적들에 의해 막혀있던 북관대로를 뚫고 그 길을 막아놓은 것이 육의전 대행수인 신석주(이덕화)라는 사실에 분노한다. 수로를 이용한 유통망을 독점하고 있는 신석주가 육로를 일부러 막아 엄청난 이문을 남기고 있었던 것. 하지만 한달음에 찾아와 상도를 얘기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