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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미스터 션샤인’, 흥미진진한 악역들의 대결이 말해주는 것드라마의 반은 악역들이 끌고 간다고 했던가. tvN 주말드라마 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군 츠다 역할의 이정현이 잠깐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 후 호평을 받았던 건 악역 한 명의 힘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진짜 뒷목 잡게 만드는 악역들은 에 넘쳐난다. 그 대표격은 아무래도 을사5적 중 거두로 지목되는 이완용을 모델로 한 듯 보이는 이완익(김의성)일 게다. 조선인이지만 리노이에 히로아키로 불리는 친일파. 역관으로 시작했지만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물. 심지어 고종(이승준)마저도 계략으로 엮어 자신을 외무대신으로 세우게 만들 정도로 비상한 두뇌를 가진 악역이다. 이완익 같은 악역이 지금에..
‘라온마’의 미친 몰입감, 정경호의 망상이 깨지 않길 바란다는 건뭐 이런 미친 몰입감의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OCN 주말드라마 는 촘촘하게 짜인 사건들이 만들어내는 반전 스토리의 쫄깃함은 기본이고, 그 밑바닥에는 그 곳이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한태주(정경호)라는 형사의 상황이 깔려 있다. 지금껏 중간 중간 삽입되어 보여준 복선들을 이어보면 그는 사고를 겪고 의식을 잃은 상태다. 그래서 갑자기 1988년으로 돌아가 그 곳에서 강동철(박성웅)을 만나 함께 일련의 사건들을 수사해온 그 과정들이 모두 그 무의식 속에서 벌어진 일이 된다. 갑자기 TV 속 인물들이 한태주에게 말을 걸어오고, 응급한 상황인 듯 의사가 긴급히 응급처치를 하는 소리들이 그 1988년으로 돌아간 한태주에게 무시로 틈입해 들어..
‘팬텀싱어2’, 세상은 넓고 숨은 실력자들은 넘쳐난다1월에 종영한 는 겨우 반 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즌 기간으로는 짧게 느껴지는 공백기다. 약 7개월여 만에 방송이 되는 것이지만 사전 녹화를 생각해보면 6개월도 안 되는 기간 만에 돌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조금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중 PD가 밝힌 것처럼, JTBC 예능 프로그램 가 이렇게 빨리 시즌2로 돌아온 데는 그만큼 충분한 실력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걸 단 첫 회 만에 확인할 수 있다. 김주택 같은 이태리에서 날아온 이미 세계적인 러브콜을 받는 바리톤이 출연하는가 하면, 독일에서 건너온 베이스 바리톤 김동현 같은 인물도 있었다. 또 조민규 같은 독특하면서도 매..
, 이것이 진정한 엔딩의 정석 본래 20부작이지만 충분히 연장도 고려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시청률이 3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었고 실제로 지금 같은 흐름으로 몇 회만 더해져도 그 수치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연장방송은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SBS 는 답답한 고구마 현실에 한 사발 사이다 같은 드라마였으니. 하지만 는 연장방송을 선택하지 않았다. 제 아무리 안팎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제대로 준비해놓은 밥상이 20부작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을 하려면 20부작에 맞춰진 꽉 짜인 밥상의 요리들을 흩트리거나 빼서 다음 밥상에 올리는 식이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연장방송된 드라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
고구마 시국 날려준 사이다 낭만 드라마 “그냥 닥치고 조용히 내려와! 추하게 버티지 말고 내려와서 네가 싼 똥 네가 치워. 됐냐?” 어째서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는 이토록 다른 뉘앙스로 들리게 된 걸까. 이 대사는 SBS 에서 김사부(한석규)가 도윤완(최진호) 원장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도원장은 과거 자신이 조작한 대리수술의 증거들을 김사부가 내놓자, 자신이 병원장직을 유지하게 되면 돌담병원을 외상전문센터로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자 그럼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 도 원장에게 김사부가 던지는 속 시원한 한 마디. 이 대사 한 마디에는 어째서 우리가 라는 드라마에 그토록 빠지고 열광했던가가 들어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지금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김병철, 황신혜, 최진호의 유사점은 사실상 드라마의 반은 악역들이 만들어낸다. 악역이 있어야 갈등이 생기고 드라마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갈등유발자로서의 악역은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그 시대가 밟고 있는 지평 위에서 가장 민심을 건드릴 수 있는 악이 캐릭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주인공만큼 악역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보면 악역들의 유사점들이 발견된다. 그들은 멀쩡한 얼굴로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고, ‘세치 혀’를 놀려 사실상 모든 권력의 정점에 서서 전횡을 일삼는 인물들이다. 대중들 앞에서는 선한 척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실체는 추악하기 이를 데 없는 괴물들. 이 시대가 이른바 ‘비선실세’라고 부르는 ..
현 시국을 예감한 듯, 가 정조준한 것들 “참 이상하죠? 우리 모두가 도윤완이 틀렸다는 걸 아는데, 지금 누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다 아는데, 왜 그는 지금도 저 자리에서 저렇게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걸까요?” SBS 에서 돌담병원의 여원장(김홍파)이 툭 던지는 이 말 한 마디는 의외로 현 시국과 중첩되면서 묘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가 가끔 이런 대사를 누군가의 캐릭터를 통해 던질 때마다 문득 문득 놀라게 된다. 이 드라마는 현 시국을 예감이라도 했던 걸까. “돈이 실력이고 부자 엄마가 스펙이고 다 좋은데, 그래도 최소한 양심이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니?” 6중 추돌 사고 에피소드에서 사고를 내고도 부모가 권력자라고 그 치마폭에 숨는 2세에게 윤서정(서현진)이 던지는 이 일갈은 또 어떤가. 현 시국에..
함께해야 가능, 가 전하는 메시지 “내가 6시간이 가능하겠다 싶었던 거는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하고 같이 수술 한다’라는 그런 전제하에 나온 계산이예요.” 신 회장(주현)의 인공심장 교체 수술을 앞두고 도윤완(최진호) 병원장은 돌담병원 수술 팀 스텝을 전부 거대병원 스텝으로 교체하거나 수술을 생중계하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하라고 요구한다. 스텝 교체를 하지 않을 걸 뻔히 알고 있는 도윤완이 김사부(한석규)가 라이브 서저리를 하게 함으로써 수술에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 수술이 잘못되면 그 책임이 온통 김사부에게 몰릴 걸 걱정하는 스텝들에게 그러나 김사부는 그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코 이 수술이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강변한다. SBS 에 있어서 이 신 회장의 수술이라는 에피소드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