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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유미의 세포들’, 김고은과 안보현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윰며들다’라는 표현이 생길만큼 tvN 금토드라마 이 유발하는 ‘과몰입’은 기분 좋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어딘가 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은 더 다양하게 캐릭터화된 세포들이 등장하고, 남녀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들에 따라 세포마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급 사건들이 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개된다. 그래서 일단 이 ‘세포들’과 공존하는 유미(김고은)의 세계에 발을 디디면 마치 그 세계의 세포 일부분이 된 것처럼 그 감정을 공유하며 ‘시간순삭’을 경험하게 된다. 에서 평범한 재무부 대리인 유미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 여타의 멜로드라마들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어려서부터 이어진 인연의 운명적인 재회도 아니고, 그렇..
‘어서와’, 어째서 ‘1박2일’에서는 못 보던 걸 볼 수 있을까정말 우리는 많은 것들의 소중함이나 가치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며 살아왔던 건 아닐까. MBC 에브리원 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들며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외국인 친구들의 시선으로 보는 모든 신기한 것들을 사실 우리가 정말 대수롭지 않게 대해왔다는 사실이 주는 부끄러움.독일청년 다니엘이 한국을 찾은 친구들을 데리고 경주로 간 까닭은 “서울이 아닌 한국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사실 우리에게 경주에 대한 기억은 부박하기 그지없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때 단체로 가서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같은 유적들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이 그 대부분의 기억일 테니. 물론 이런 편견을 깨고 경주가 가진 놀라운 아름다움을 보여줬던 tvN 경..
‘청춘시대2’, 생존 위해 거리 두는 청춘의 현실이라니JTBC 금토드라마 가 시즌2로 돌아왔지만 여기 청춘들의 삶은 여전히 짠하고 팍팍하다. 시즌1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상사의 갑질에도 버티며 살던 윤진명(한예리)은 드디어 취직이 되었지만, 회사에서의 삶 역시 생존경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시즌1에서 데이트 폭력을 겪었던 정예은(한승연)은 그 트라우마 때문에 혼자 밤거리를 다니는 것조차 힘겨워 한다. 모태솔로의 외로움을 특유의 넉살로 포장하며 살아가는 송지원(박은빈)은 시즌2에도 여전히 혼자였고 남자친구와 헤어진 유은재(지우)는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한다. 시즌2에서 벨 에포크를 떠난 강이나(류화영)의 자리에 들어온 조은(최아라)이라는 인물 역시 어딘가 어두운 면을 숨기고 있..
흑인비하 논란이 촉발한 웃음의 타자 민감성 그 때는 그냥 넘어갔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최근 의 홍현희가 한 흑인 분장 개그에 대한 설전과 논란은 웃음에 대한 대중들의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종을 놀리는 일이 전혀 웃기는 일이 아니며 한심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샘 해밍턴의 문제제기는 즉각적인 대중들의 반응을 일으켰다. 사실 그 개그를 보며 어딘가 마음 한 구석에 불편한 느낌을 가졌던 시청자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 그럼에도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던 것을 끄집어냄으로써, 그것이 사실은 과거에도 그리고 버젓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측은 즉시 사과하고 ..
‘TV 동물농장’ 800회, 동물은 어느새 가족이 되었다사실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 중 장수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KBS ‘동물의 왕국’같은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동물의 왕국’은 1969년부터 방영되어 물론 중간에 잠깐 잠깐씩 휴지기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방영되고 있는 동물 소재 프로그램이다. 그토록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시청률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7%를 유지하는 스테디셀러다. 그러니 이 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16년차를 맞은(물론 이것도 짧은 건 아니다) SBS ‘TV 동물농장’이 지금 그 의미가 남다른 건 단지 장수 프로그램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TV 동물농장’은 ‘동물의 왕국’과 달리 단 한 차례도 휴지기를 가진 적 없고 꾸준히 16년을 달려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물을 바라..
와 , 타자를 보는 두 개의 시선 최근 개봉된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는 CG 기술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예견을 가능케 한다. 블라자드의 게임을 영화화한 야심작 과 월트디즈니의 이 그 영화들이다. 은 이미 수차례 애니메이션, 영화화된 전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다. 정글에 버려진 아이 모글리가 늑대들에 의해 키워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호랑이 쉬어 칸과 함께 공존하려는 무리들(늑대들과 곰 발루, 흑표범 바기라 등)이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글에서 인간 모글리와 공존할 것인가 아니면 정글은 정글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 결국 인간에게서 불을 가져온 모글리는 쉬어 칸 같은 맹수들을 물리치고 정글의 평화를 이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 이..
, 타자에 대한 폭력은 어떻게 일어날까 은 기묘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다. 유명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갖고 있지만 1950년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무국적성의 이야기는 특수한 우리네 상황의 이야기로 전화된다. 공포를 다루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판타지가 있고 그 안에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이 은유적으로 담겨져 있다. 중요한 건 공포가 갖고 있는 장르적 속성 따위가 아니다. 대신 그 공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 공포의 연원은 제목에 이미 들어가 있다. ‘손님’은 주인이 아니다. 주인이 제 집처럼 생각하라고 해도 손님은 손님이다. 그런데 만일 주인들이 손님을 철저히 타자로 바라보고 낯선 이방인으로 경계를 그어버린다면 어떨까. 의 피리 부는..
변칙 개봉 논란과 영화의 공존 에서 시저는 유인원 종족들을 이끌고 인간들 앞에 서서 서로의 ‘영역’에 대해 말한다. 숲은 유인원들이 사는 공간이고, 도시는 인간 생존자들이 사는 공간이라는 것. 시저는 각자의 영역에서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즉 인간과 유인원 간의 대결을 보여주는 은 20세기 내내 인류를 전쟁으로 내몰았던 타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그 바탕에 깔고 있다. 10여 년을 각각 살아가던 인간과 유인원이 어느 날 우연히 조우해 총성이 울리는 그 장면은 그래서 이 영화 전체를 압축한다. 인간은 낯선 숲에서 갑자기 마주친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유인원에게 느낀 공포로 인해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유인원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잡혀 갖가지 실험을 당했던 유인원 코바는 인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