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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검사내전' 타짜 된 정려원처럼 웃음 주는 검사 어디 없나요? 이번엔 ‘타짜’다. 산도박장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언더커버에 나선 차명주(정려원) 검사. 하지만 화투를 만져본 적도 없는 그를 위해 진양지청 형사2부의 타짜로 불리는 이선웅(이선균)이 특훈(?)에 들어간다. 밤새 알밤을 맞아가며 화투기술을 배운 차명주는 결국 산도박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JTBC 월화드라마 이 그려나가는 코미디가 갈수록 빵빵 터진다. 라는 영화에서 봐왔던 산도박장이 등장하지만, 그 영화처럼 과장된 긴장감이나 폼나는 타짜들의 향연 따위는 없다. 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검사들의 때론 우스꽝스럽고 때론 짠내 나는 면면들이 그려지며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검사라기보다는 어느 샐러리맨들 집단처럼 보이는 형사2부 사람들은 우리가 봐..
‘타짜3’, 신출귀몰한 진짜 타짜들의 ‘밑장빼기’는 어디로 갔나 영화 은 화투 대신 카드를 들고 나온다. 도박 종목(?)의 차이 때문일까. 화투가 가진 토종적인 맛은 없고, 대신 카드 게임이 갖는 ‘돈 놓고 돈 먹는’ 하드코어적 도박의 풍경이 전면에 나오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엄청난 판돈과 손목, 발목이 잘려나가는 살벌한 룰이 전편을 압도한다. 물론 복수극과 속고 속이는 사기와 반전의 묘미를 넣고 있지만, 를 원작만화로, 두 편의 영화로, 또 드라마 리메이크로 봐온 관객들로서는 그다지 짜릿한 새로움을 찾기는 어렵다. 본래 는 제목에 담긴 것처럼 도박기술로 상대방을 속이는 그 묘미가 압권이었던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도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심심풀이로 화투를 치면 농담 삼아 나오는 말이 “밑장빼기”가 될 ..
, 도박으로 풀어낸 왕좌의 게임의 재미와 한계 역시 도박이라는 소재는 세다. 이병헌과 송혜교가 주연으로 나왔던 은 차민수라는 실제 프로갬블러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당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허영만 원작의 는 19금으로 개봉되어 560만 관객을 동원했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는 17.2%(닐슨 코리아)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 월화사극 이 동시간대에 출격한 타 지상파 드라마들보다 한 발 앞선 12.2%로 앞서가고 있는 건 그래서 당연해 보인다. 물론 2위로 시청률 11.4%를 기록한 KBS 와 근소한 차이지만. 이 도박에 로맨스를 넣었다면 는 한 판 승부에 손목을 거는 자극이 있었다. 은 도박으로 풀어낸 ‘왕좌의 게임’이다. 첫 회에 인현왕후를 잊지 못하는 숙종(최민수)이 숙빈 최..
, 엄마 연기도 자연스러워진 한예슬 아마도 한예슬의 대표작을 고르라면 여전히 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터트리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어딘지 가볍고 엉뚱할 것 같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는 한예슬에게 맞춤이었고, 바로 그 점은 한예슬에게 연기생활의 득이면서 독이 되기도 했다. 그 이상의 캐릭터를 연기해내지 못한다는 건 연기자로서는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다. 한예슬이 딱 그랬다. 무얼 해도 안나조의 잔상을 털어내지 못했고, 그 캐릭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 는 물론이고 , 까지 그녀는 연기변신을 하지 못했다. 연기에서 주목받지 못하자 그녀가 보이는 건 광고 이미지뿐이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만..
스타들은 많아도 연기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또 연기자들은 많아도 다양한 연기변신이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연기자들은 많지 않죠. 또 아무리 다양한 연기변신이 가능한 전천후 연기자라 해도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듯한 연기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은 그 몇 되지 않는 연기자에 속하는 배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다채로운 연기변신을 끊임없이 해오면서도 그 속에 우리 식의 정서가 늘 배어 있으니 말입니다. 김윤석이라는 배우를 대중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해가 2006년도 일 것입니다. 그 해 그는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를 통해 먼저 그 얼굴을 알렸습니다. 주말이면 리모콘 쥐고 방바닥 뒹구는 전형적인 뺀질남이지만 속내는 아내를 사랑하는 그가 연기한 강윤호라는 캐..
2008년도 드라마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용두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청률에서 성공하면 완성도에서 떨어졌고, 완성도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면 시청률이 난항을 겪었다. 또 시청률도 괜찮고 완성도도 괜찮다 싶은 드라마는 초반의 모양새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반 이후부터 어그러지기 일쑤였다. 물론 최근 들어 시청률과 완성도가 반비례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해도 이처럼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것은 올해 드라마들의 한 특징이 될 것이다. 먼저 완성도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시청률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한 드라마로 최근 종영한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을 들 수 있다. 그나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김명민 파워를 통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거두었지만..
무협지가 된 '타짜'의 실패가 말해주는 것 '타짜'가 드라마화 된다고 했을 때, 흔히들 '흥행 보증수표'란 말을 인용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이 기대감은 더 큰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보증수표가 부도수표가 된 것. 허영만의 만화로 이미 세간의 이목을 받았고,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흥행에 성공한 '타짜'는 왜 드라마에 와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걸까. 성공한 원작의 리메이크 작품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컨텐츠를 잘못 해석하는 것이다. '타짜'라는 컨텐츠의 핵심적인 차별점은 이것이 기존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왔던 도박 컨텐츠와는 결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도박 컨텐츠가 주로 도박이라는 게임이 주는 긴박감을 중심에 놓고 그 욕망을 보는 이에게 전이시킨다면, '타짜'는 도..
짝귀, 드라마 ‘타짜’가 가진 선악구도를 깰 수 있을까 ‘타짜’에 새롭게 투여된 짝귀(조상구)는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짝귀가 적어도 지금까지 들고있던 ‘타짜’의 패 중 가장 좋은 패라는 것은 분명하다. 먼저 드라마 ‘타짜’가 지금까지 들었던 나쁜 패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진원지는 분명한 선악구도다. 본래 ‘타짜’ 원작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선악구도를 뛰어넘는 인간욕망의 집합체로 도박을 그렸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제목이 ‘도박’이 아니고 ‘타짜(도박판에서 기술로 남을 속이는 자)’인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선도 없고 악도 없는 그 상황을 영화는 잘 그려냈다. 주인공인 고니 못지 않게 아귀와 정 마담 같은 욕망의 화신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