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0/10/21 (10)
주간 정덕현
'18 어게인', 판타지보다 가족과 멜로로 몰입감 높여 JTBC 월화드라마 은 갑자기 18년 전의 몸으로 돌아가 버린 홍대영(윤상현)이 고우영(이도현)이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는 드라마다. 어느 날 하프코트에서 농구공을 던지며 "돌아가고 싶다"고 빌었던 그 소원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생겨나는 해프닝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판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족과 멜로에 시선을 줌으로써 몰입감을 높인다. 즉 젊어서 그토록 아내에게 애틋했던 마음이 생계를 위해 꿈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무뎌져버렸고, 자신의 힘겨운 현실을 자식들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만나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꼰대'가 되어버렸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 유망주였으나 덜컥 아이를 갖게 되어 모든 꿈을 포기..
'브람스'가 클래식을 통해 담아낸 청춘의 꿈과 사랑 "밖에 비가 오더라고요. 송아씨 악기 메고 있었는데. 그래서 송아씨가 혹시 우산이 없으면 밖에 못나가고 있을까봐. 그래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갔어요. 송아씨가 못 나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산을 줬어요. 쓰고 가라고. 제가 매일 우산 갖고 다니겠다고 송아씨는 비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제가 송아씨를 힘들게 했어요. 송아씨가 행복하지 않대요. 저 때문에." SBS 월화드라마 에서 박준영(김민재)은 채송아(박은빈)와 헤어진 날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는 뛰어 내려가 그녀의 손에 우산을 쥐어줬다. 비가 와도 우산을 챙겨온 박준영 덕에 함께 우산 속에서 행복했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더 거세게 쏟아져 내린 현실의 빗속에서 채송아는 함께 버티지 못할 만큼 버거..
'써치'가 비무장지대에서의 사건들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실종과 살인사건들. 그런데 어쩐지 범인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처음에는 공수병에 걸린 개나 늑대의 소행처럼 보이지만, 카메라에 슬쩍 찍힌 그 형상은 인간의 형태. 도대체 이 괴생명체는 무얼까. OCN 드라마틱 시네마 는 군인들이 등장하고 비무장지대가 배경이지만 남북 간에 벌어지는 교전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물론 드라마 도입에 등장한 북에서 남측으로 아이를 안고 귀순하려던 여인을 두고 남북한 군인들이 대치하는 상황과, 그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이혁(유성주)에 의해 시작된 교전으로 양측 군인들이 사상자를 낸 사건은 대치중인 남북 간의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군견병 용동진(장동윤)과 손예림(..
'스타트업', 그래도 마음껏 꿈꾸라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왜 사는 데 기를 써야 돼? 그냥 좀 살면 안돼? 새 아빠 보니까 사는 게 되게 쉽더라. 뷔페도 쉽고 여행도 쉬워 옷 사는 것도 쉽고 남일 같던 유학도 내일처럼 쉬워. 근데 아빠 봐. 월급날 겨우 치킨 사오잖아. 그거 먹으면서 세상 맛있는 척 좋아하는 척 하는 거 너 안 질리디? 난 물리던데. 기름 쩐 내 맡기도 싫어. 진절머리가 나." tvN 새 토일드라마 에서 인재(강한나)는 동생 달미(배수지)에게 재혼한 새 아빠로 인해 달라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재와 달미는 부모가 이혼한 후 각각 엄마와 아빠를 선택했다. 엄마를 따라간 인재는 부자 새 아빠를 만나 쉽게 성공을 거머쥔다. 반면 아빠를 선택한 달미는 여전히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
'놀면'의 흥행 보증수표, 신박기획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 지난 17일 MBC 에 환불원정대가 드디어 첫 무대를 선보였다. 오프닝으로 등장부터 남다른 포스를 보여준 환불원정대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멋진 군무가 더해진 'Don't touch me'를 들려줬다. 한 마디로 "무대를 찢었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고 4인4색의 개성이 살아나면서도 함께 맞춘 안무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무대의 맛이라니. 그런데 이 무대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오는 건 MBC 예능 를 통해 먼저 선보였던 멤버들이 만나고 함께 소통하며 그 경험들이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서다. 'Don't touch me'는 그냥 나온 그런 곡이 아니라는 느낌이랄까. 지난주 가 보여줬던 'Don'..
'앨리스'의 뫼비우스 띠 같은 스토리, 김희선·주원이 개연성 김희선에 이어 이번엔 주원의 차례인가. SBS 금토드라마 에서 과거로 돌아간 박진겸(주원)은 거기서 어머니인 박선영(김희선)과 살고 있는 과거인 박진겸(주원)과 대치하게 된다. 그런데 과거인 박진겸은 미래에서 넘어간 박진겸과는 너무나 다른 사람이다. 학교 건물 옥상에서 추락한 한 여학생 사건은 과거 자살로 판명이 났지만, 이 세계에서는 과거인 박진겸이 사실은 밀어서 살해한 사건이었다. 게다가 어머니 박선영을 살해한 인물 역시 바로 그 과거인 박진겸이었다. 그러니 미래인 박진겸과 과거인 박진겸은 정반대의 인물인 셈이다. 한 명은 여학생과 엄마를 살리려 하는 박진겸이고, 다른 한 명은 여학생을 죽이고 엄마도 죽인 박진겸이다. 시간여행과 평행세계가 ..
'청춘'·'브람스'·'18어게인', 대체 현실은 얼마나 망가져 있는 걸까 도대체 우리가 접하고 있는 현실은 어느 정도까지 망가져 있는 걸까. 현재 월화에 방영되는 멜로드라마를 보다보면 달달함보다는 끔찍함이 느껴진다. tvN 이 보여주는 수저계급론의 현실이 그렇고, SBS 의 클래식 음악을 둘러싸고 있는 적폐 어른들의 면면이 그러하며, JTBC 의 이혼한 여성의 취업현실과 체육계의 비리가 그러하다. 에는 흙수저라는 이유로 모델에서 배우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혜준(박보검)이라는 청춘이 등장한다. 같은 한남동에 살지만 부유한 친구 원해효(변우석)는 부모 찬스로 사혜준보다 쉽게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해 활동한다. 물론 이 드라마는 사혜준이 이런 흙수저의 한계를 뛰어넘어 원해효를 능가하는 톱배우가 되는 과정..
'18 어게인', 이도현 판타지가 제공하는 공감의 실체 '이혼 직전 18년 전 리즈시절로 돌아간 남편의 이야기'. JTBC 월화드라마 의 이 짤막한 소개 글은 이 드라마가 KBS 나 tvN 같은 과거로 돌아가 벌어진 복고풍의 판타지가 아닐까 오해하게 만든다. 하지만 은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과거의 젊었던 몸으로 돌아간 홍대영(윤상현)이 고우영(이도현)이라는 이름을 빌어 현재를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복고풍의 판타지는 추억을 자극하지만, 과거의 몸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는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현재를 달리 살아가게 한다. 그래서 젊은 몸으로 돌아간 고우영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건 자신의 자식들인 홍시아(노정의)와 홍시우(려운)와 그가 전혀 소통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