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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카이로스' 과거를 바꾸려는 신성록, 미래를 바꾸려는 이세영 지금껏 시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드라마들이 적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MBC 월화드라마 는 한 달 후를 살아가는 김서진(신성록)과 한 달 전을 살아가는 한애리(이세영)가 하루 딱 1분 동안 핸드폰으로 연결되는 색다른 시간 판타지를 설정으로 가져왔다. 밤 10시 33분에서 1분 동안 연결되는 미래와 과거지만, 그 1분이 그들에게는 미래와 과거를 바꿀 절박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서진은 과거를 바꾸려 한다. 유중건설의 최연소 이사로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딸이 유괴되어 살해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내 강현채(남규리)마저 자살하면서 모든 게 무너져버린 김서진. 그래서 자신 또한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그에게 실..
'펜트하우스'가 불쾌한 건, 가난 혐오가 도를 넘어서다 "저게 얼마짜리 조각상인데 왜 하필 저기 떨어져 죽느냐고 왜?" SBS 월화드라마 에서 민설아(조수민)는 헤라펠리스 고층 건물에서 누군가에게 밀쳐져 추락했고 조각상 위에 떨어져 사망한다. 그런데 조각상 위에서 사망한 민설아를 올려다보며 이 헤라펠리스에 살고 있는 이른바 0.1% 상류층이라는 이들은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 건물을 세운 주단테(엄기준)는 조각상 걱정이 먼저고, 강마리(신은경)는 이런 사건이 집값을 떨어뜨릴까 걱정한다. 민설아가 떨어져 죽는 그 순간, 는 1주년 파티를 하고 있는 헤라펠리스 사람들을 교차 편집해 보여준다. 마치 베르사이유 궁정의 파티를 연상시키는 의상에 가발까지 쓴 이들이 무도회를 즐기고, 불꽃..
'18어게인'이 판타지 설정을 가져와 들여다본 가족 JTBC 월화드라마 에는 18년 전으로 돌아간 홍대영(윤상현, 이도현)이 자신의 가족을 뒤에서 지켜보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고등학생 고우영(이도현)이 되어 자신의 딸 시아(노정의)와 시우(려운)를 들여다보고, 아내였던 정다정(김하늘)의 삶과 아버지 홍주만(이병준)의 무거운 어깨를 다시금 본다. 정다정이 어렵게 들어간 방송사 JBC에서 이혼 프로그램을 맡게 되고 그의 활약으로 정규 편성이 되었지만 MC 자리에 엉뚱한 인물이 들어가게 된 사실을 알게 된 홍대영은, 그 힘겨웠던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정다정을 길 건너편에서 안타깝게 바라본다. 딸 시아가 사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고, 그래서 대학보다는 학원을 다니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
'산후조리원', 최연소 상무 엄지원이 최고령 산모가 된 상황만으로도 뭐 이렇게 신박한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출산이라는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룬 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도 신박하다. 지금껏 이런 소재와 공간을 다룬 드라마가 있었던가 싶다. 그래서 과연 tvN 새 월화드라마 이 이런 낯선 소재와 공간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첫 회만에 이런 의구심은 날아가 버렸다. 출산 과정의 공감대만으로도 빵빵 터지고, 고개가 끄덕여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의 이야기가 사후세계로 넘어가는 저승사자와 저승길에 오른 오현진(엄지원)의 한탄으로 시작한다는 점은 다소 뻔해질 ..
'스타트업', 청춘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샌드박스들 한 명의 청춘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샌드박스들이 필요할까. tvN 토일드라마 을 보면 서달미(배수지)나 남도산(남주혁) 같은 청춘들의 성장기에 무수히 많은 샌드박스들이 존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샌드박스들이 있어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는 것. 먼저 서달미에게 가난해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그 삶을 통해 전하고 간 아버지 서청명(김주헌)이 있다. 그는 서달미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마음껏 탈 수 있게 그 밑에 모래를 깔아줬던 인물이다. 물론 꿈이 실현되기 직전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아버지의 그 삶은 서달미가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