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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개콘’, 유민상 같은 캐릭터 발굴만 더 된다면...드디어 바닥을 친 걸까? 900회 특집 이후 조금씩 KBS 의 색깔이 살아나고 있다. 물론 아직 두드러진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새롭게 마련된 코너들에서 한동안 잘 느껴보지 못했던 ‘재기발랄함’이 느껴진다. 정체기를 넘어 침체기에까지 들어섰던 에서 작은 희망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서 도드라지는 인물은 단연 유민상이다. 의 선배답게 그는 여러 코너들 속에서 자기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웃음을 선사한다. 오프닝 무대에 새롭게 마련된 ‘힘을 내요 슈퍼뚱맨’은 유민상의 뚱보 캐릭터를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만들어놓은 후, 영웅과 악당의 상황을 반전시키는 참신한 발상으로 웃음을 주었다. 즉 슈퍼히어로가 악당을 갖가지 방법으로 무너뜨리지..
‘세젤예’,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불편하게 하나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임우일이 카페에 들어와 “시원한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라고 하자 주인인 유민상이 “시럽 넣어드릴까요?”하고 되묻는다. 카페에 가면 통상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지만 시골 사람으로 무시받는 것에 특히 예민한 임우일이 한 마디 쏘아붙인다. “왜 시골 사람들은 쓴 커피 못 마실 것 같아서요?” KBS 에서 지난주부터 새로 시작한 ‘세젤예’라는 코너의 한 장면. ‘세젤예’는 인터넷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이’를 지칭하는 신조어지만, 이 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예민한 사람들’을 뜻한다. 카페를 찾은 이 예민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특히 예민한 구석을 갖고 툭하면 ‘불편함’을 토로하며 주인인 유민상을 복장 터지게 만든다. 예쁜 개그우먼 김승혜..
과 , 풍자 좀 하게 해주면 안 되나 KBS ‘1대1’ 코너에서 이상훈은 “서로 비슷하여 견줘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묻는 유민상의 질문에 “여당과 두 야당”이라고 답했다. 여당도 두 야당도 모두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뜻을 담아낸 풍자다. “친인척이나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지를 않나. 홍보 리베이트에 휩싸이지를 않나.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분들이 이러면 어쩌느냐.” 그의 속 시원한 한 마디 한 마디는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어지는 풍자.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를 묻는 질문에 이상훈은 “부산 경찰관들”이라며 최근 부산에서 벌어진 경찰관들의 여고생 성관계 사건을 꼬집었다.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일 뿐이지만, 그것이 개그의 소재로 삼아지는 것만으로도 대중들..
, 웰컴 투 코리아가 담는 헬조선의 풍경 “요즘에는 이렇게 많은 스펙을 갖고도 취직이 안 되지만 92년에는 1종 보통 운전면허증만 가지고도 대기업에 취직을 했대. 근데 요즘에는 이렇게 많은 스펙을 가지고도 왜 취업이 안되냐구? 이 능력 있는 어른들 말씀으로는 그게 다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래. 음? 근데 노력을 했는데도 안되는 데 어떡하냐구? 그럴 땐 ‘노오오오오오오력’을 하면 돼. 그러면 온 우주가 나서서 널 도와줄 거야.” KBS 의 ‘웰컴 투 코리아’의 한 대목은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 문제를 정곡으로 집어낸다. 결국 노력이 부족해 취업이 안 된다는 것. 그러니 더 노력하라는 이야기는 듣는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어디 노력이 부족해서인가. 사회시스템이 부조리해서이지. 청년 실업은 잘못된 사회..
를 살린 일등공신은 이다 편성을 변경해 KBS 와 동시간대 대결을 벌인 .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 시청률로만 보면 의 당연한 압승이다. 가 12.7%(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반면 는 5.9%로 절반가량 적은 시청률 수치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 의 이 시청률 수치는 단순 비교해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는 오래도록 그 시간대를 점유해온 수치인 반면, 는 이제 겨우 편성 시간대를 옮긴 첫 회의 시청률이기 때문이다. 가 옮겨온 후 의 시청률은 지난 13.9%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가 들어온 후 SBS는 이전 마지막회 시청률인 2.3%에서 두 배 가량 시청률이 오른 셈이다. 즉 이 시간대의 시청률을 어느 정도 회복시킨 것만으로도 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풍 , 달달해졌지만 현실풍자 사라져 의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가 폐지됐다. 8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요물-”이라는 유행어까지 낳은 코너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식상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코너는 최근 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코너였다. 서수민 PD 체제에서 김상미 PD 체제로 넘어오면서 가 전면에 내세운 것은 개그우먼들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는 그간 개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여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폐지된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코너들 중 상당 부분이 남녀관계의 연애심리를 담고 있거나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었다. ‘댄수다’는 이것을 커플 댄스를 통한 춤으로 풀어냈고, ‘두근두근’은 마치 친구처럼 지내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