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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콩콩팥팥’, 나영석 사단의 저력이 느껴지는 힘 뺀 예능의 맛 tvN 에서 4개월간 농사를 지으며 보냈던 인제에서의 마지막 밤. 그들은 불멍을 하기로 한다. 장작에 불피우는 것조차 초보인 이들은 불이 잘 붙지 않아 계속 토치로 다시 불을 붙이는 걸 반복한다. 어디서 들었던 ‘불멍’의 감성이 생각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면서 이광수의 여지없는 투덜댐이 시작된다. “이게 만약 불멍이라면 다신 안 하고 싶어.” 불은 잘 안 붙고 연기에 눈은 맵고 넣어 놓은 고구마는 아직 익지 않았다. 30분만에 깨진 캠프파이어의 환상. 하지만 그렇게 조금 지나고 나니 제법 불이 붙고 불멍의 분위기가 피어난다. 출연자들이 반색하며 이 프로그램에서 아마도 김우빈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일 듯한 “좋다”란 말이 튀어나온다. 익은 고구마를..
, 영화는 어째서 현실에 미치지 못했을까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영화 는 여러 가지 흥행의 기본조건들이 이미 기획에 들어있는 작품이다. 실제 사건으로서 희대의 금융사기꾼 조희팔을 모델로 한 이야기는 요즘처럼 현실에 민감해진 대중들에게는 충분히 유인이 될 만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에서 조희팔을 모델로 한 캐릭터 진현필 회장(이병헌)이 중요한 순간마다 꺼내드는 이른바 정관계 로비가 적힌 노트는, 최근 벌어진 엘시티 비리 사건에서 거론되는 이영복 회장이 갖고 있었을 것이라 추정되는 로비 리스트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영화가 아예 대놓고 ‘썩은 머리 이번에 싹 다 잘라낸다’라고 포스터에 캐치프레이즈를 담아 놓은 건 그래서 의도적이다. 관객들은 ..
달라지고 있는 드라마 트렌드, 로맨틱하거나 발칙하거나 KBS 가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에 김우빈, 수지 주연, 스타작가인 이경희 작가가 참여하는 것으로 KBS 측도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100% 사전 제작은 오히려 작품을 중도에서라도 수정할 수 없는 한계로 드러났고, 김우빈과 수지라는 최고의 캐스팅은 그럼에도 안 좋은 결과라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너무 옛날 드라마 같은 설정들과 코드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물론 가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주제의식이 약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염치없는 세상에 대한 젊은 청춘들의 한판 대결구도가 이경희 작가 특유의 절절한 멜로로 연결됐다는 건 작품의 완결성으로는 나쁘지 않..
가 진짜 하려던 이야기 KBS 는 왜 진짜 하려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까.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 가난하다 못해 처절한 여주인공과 최고의 위치에 선 한류스타, 게다가 시한부 설정까지 들어 있으니 이 드라마가 하려던 이야기를 그저 그런 틀에 박힌 멜로 심지어 신파로까지 여기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혹자는 우리네 드라마 시청자가 첫 회만 보면 그 끝을 쉽게 예측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 의 초반부는 ‘함부로’ 그저 그런 멜로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 하려던 진짜 이야기들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이경희 작가가 왜 틀에 박힌 설정들과 이야기들을 끌어왔고, 그것을 어떻게 뒤집으려 하는가 하는 의도가 조금씩 보이..
멜로드라마에서 키스신은 어떤 의미인가 멜로드라마에서 키스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혹자는 사실상 멜로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남녀가 키스하는 그 순간의 달달함 때문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멜로드라마에서의 키스는 남녀의 관계가 좋은 감정 이상의 임계점을 넘기는 순간이고, 그로부터 멜로 특유의 행복감이 생겨나는 지점이며 또한 불안감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최근 부쩍 많아진 멜로드라마들에서 키스 장면이 만들어내는 관심거리와 화제는 그 드라마의 인기의 척도처럼 얘기된다. 이를테면 종영한 tvN 에서 오해영(서현진)과 박도경(에릭)이 하는 키스신은 서로 치고 받는 격렬한 느낌을 줌으로써 큰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의 쌓여 있던 감정들과 그것이 풀어내지는 과정을 그런 독특한 키스신이 담아내고 있었기 ..
는 멜로와 장르물을 제대로 엮을 것인가 MBC 의 방영으로 수목드라마 대전이 새롭게 시작됐다. KBS 가 본격 멜로로 MBC 의 말미를 초라하게 만들었다면, 그 후속으로 등장한 는 또다시 와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와 가 멜로 대 멜로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상대적으로 본격 스릴러 장르물인 SBS 는 그다지 큰 영향이 없었다. 시청률이 7%대를 줄곧 유지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의 등장은 의 시청률에 적신호를 울리게 했다. 의 첫 회 시청률은 8.6%(닐슨 코리아). 가 오히려 12.9%로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대신 가 5.4%로 하강곡선을 그린 건, 다른 말로 하면 의 방영이 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즉 애초에 이종석과 한효주 캐스팅에 멜로 구도가 강할 것으로 여겨졌던 지만, 막상 ..
김우빈, 수지라 가능한 의 옛 감성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까칠한 톱스타 남주인공,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가난한 여주인공, 남주인공의 출생의 비밀, 부모와 얽혀 원수지간이 된 남녀, 일주일간의 계약연애 등등. KBS 에는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너무 익숙한 설정들과 클리셰들이 가득 하다. 익숙한 설정과 클리셰는 그만큼 극적 상황들을 손쉽게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상투성 때문에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익숙한 극적 상황과 상투성은 향후 드라마가 어떻게 굴러갈 것인가를 쉽게 예측하게 만들기도 한다. 까칠한 톱스타인 신준영(김우빈)과 가난한 여주인공인 노을(수지)은 악연으로 얽혀있지만 함께 다큐 작업을 하면서 가까워질 테고, 그렇게 두 사람이 가까워지면 ..
, 김우빈과 수지의 냉소적 사랑 “너 나 몰라?” “알아 이 개XX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호통치고 욕하는 걸로 과거의 관계를 현재로 이어나갔다. 눈이 쌓인 혹독한 겨울, 얼마나 걸어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도로 위를 노을(수지)은 비틀대며 걸어가고, 멀리서 그 모습을 발견한 준영(김우빈)은 그녀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냥 돈이나 몇 푼 집어 던지고 돌아서려던 그였지만, 그녀의 무언가가 그를 잡아끈다. 그건 다름 아닌 ‘애틋함’이다. 그 애틋함이 ‘함부로’ 그의 가슴을 건드린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노을도 준영도 한가한 사랑 타령을 하기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노을은 아버지가 뺑소니를 당하고 어이없게 다른 사람이 대신 뺑소니범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돈이면 뭐든 ‘함부로’ 되어버리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