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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웡카’, 욕망과 맞서는 꿈의 마법 초콜릿은 당신을 꿈꾸게 하는가 아니면 욕망을 자극하는가. 아마도 초콜릿 사업자라면 큰 돈을 벌고픈 욕망이 꿈틀대겠지만 7년 동안 항해를 하다 어느 도시에 도착한 윌리(티모시 살라메)는 다르다. 초콜릿 제조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데다 마법사 같은 면모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윌리가 만드는 초콜릿은 그저 달콤하게 혀만 자극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먹으면 몸이 붕붕 떠오르기도 하고, 없던 머리가 쑥쑥 자라나기도 하며, 심지어 없던 용기도 내게 만들어 하지 못했던 프로포즈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초콜릿이다. 윌리의 캐릭터는 그래서 이것저것 특별한 재료들을 섞어 자신만의 실험 장치 같은 도구들로 ‘사랑의 묘약’ 같은 걸 만들어내던 연금술사를 닮았다. 언어 이전(혹은 ..
'나빌레라', 칠순의 알츠하이머 박인환도 꿈을 꾸는데 "날이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나 화창한데, 내가 왜, 도대체 왜, 엄마 아버지 나 어떡해요." 칠순의 어르신의 입에서 나오는 '엄마, 아버지'라는 말은 그 자체로 짠하다. 그건 순간 이 어르신의 70년 인생이 가진 무게가, 저 어린아이로 되돌아간 목소리를 통해 느껴지기 때문이다. 버티지 못할 정도로 힘겨울 때 우리는 모두 저도 모르게 어린아이가 되어 부모님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tvN 월화드라마 의 덕출(박인환)처럼. 칠순의 나이에 발레복을 입고 춤을 추는 덕출을 보는 주변의 시선은 '주책'이다. 나이 들어 '춤바람' 났다는 소문까지 들려온다. 발레연습실에서 채록(송강)이 그 아름다운 동작으로 새처럼 가볍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덕출은 순간 자신을..
'나빌레라', 무겁디 무거운 박인환과 송강은 가볍게 날 수 있을까 상가에서 친구의 죽음을 마주하는 덕출(박인환)의 얼굴은 꽤 담담하다. 그 곳에서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는 노년의 쓸쓸함이 담겨있다. 친구 하나가 문득 술 한 잔을 비우며 말한다. "근데 왜 눈물이 안 나냐?" 그러자 덕출이 말한다. "늙으면 이별도 익숙해지니까." tvN 새 월화드라마 는 덕출이라는 이제 칠순에 들어선 인물의 쓸쓸함으로 시작한다. 그는 정년퇴직을 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긴 하루 때문에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다는 그는 정처 없이 시간을 보내며 지낸다. 자식들은 모두 성장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평생을 뒷바라지하며 살아온 그를 그리 살갑게 대해주지는 않는다. 유일하게 그를 찾..
돈보다는 설레는 일, '스타트업' 배수지와 남주혁의 선택 샌드박스의 한쪽 벽을 가득 채워놓은 포스트잇에는 저마다의 소망들이 적혀 있다. 누군가는 고층엘리베이터를 타는 삶을 살고 싶다 적고, 누군가는 씹다버린 껌이 되지 않겠다고 적는다. 또 누군가는 무엇에 대한 것인지는 몰라도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적어 두기도 한다. 샌드박스의 대표 윤선학(서이숙)은 자신이 멘토를 맡은 원인재(강한나)가 알아서 척척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자신이 할 일이 없다며 한지평(김선호)에게 "근데 왜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는 거 같아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결국 돈이 아니겠냐는 한지평의 말에 윤선학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쵸. 돈도 좋은 이유고 솔직한 이유죠. 근데 이 꼬마는 좀 다를 줄 알았어요. 돈 말고 다른 ..
'스타트업', 청춘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샌드박스들 한 명의 청춘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샌드박스들이 필요할까. tvN 토일드라마 을 보면 서달미(배수지)나 남도산(남주혁) 같은 청춘들의 성장기에 무수히 많은 샌드박스들이 존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샌드박스들이 있어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는 것. 먼저 서달미에게 가난해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그 삶을 통해 전하고 간 아버지 서청명(김주헌)이 있다. 그는 서달미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마음껏 탈 수 있게 그 밑에 모래를 깔아줬던 인물이다. 물론 꿈이 실현되기 직전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아버지의 그 삶은 서달미가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에..
'브람스'가 클래식을 통해 담아낸 청춘의 꿈과 사랑 "밖에 비가 오더라고요. 송아씨 악기 메고 있었는데. 그래서 송아씨가 혹시 우산이 없으면 밖에 못나가고 있을까봐. 그래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갔어요. 송아씨가 못 나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산을 줬어요. 쓰고 가라고. 제가 매일 우산 갖고 다니겠다고 송아씨는 비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제가 송아씨를 힘들게 했어요. 송아씨가 행복하지 않대요. 저 때문에." SBS 월화드라마 에서 박준영(김민재)은 채송아(박은빈)와 헤어진 날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는 뛰어 내려가 그녀의 손에 우산을 쥐어줬다. 비가 와도 우산을 챙겨온 박준영 덕에 함께 우산 속에서 행복했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더 거세게 쏟아져 내린 현실의 빗속에서 채송아는 함께 버티지 못할 만큼 버거..
'스타트업', 그래도 마음껏 꿈꾸라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왜 사는 데 기를 써야 돼? 그냥 좀 살면 안돼? 새 아빠 보니까 사는 게 되게 쉽더라. 뷔페도 쉽고 여행도 쉬워 옷 사는 것도 쉽고 남일 같던 유학도 내일처럼 쉬워. 근데 아빠 봐. 월급날 겨우 치킨 사오잖아. 그거 먹으면서 세상 맛있는 척 좋아하는 척 하는 거 너 안 질리디? 난 물리던데. 기름 쩐 내 맡기도 싫어. 진절머리가 나." tvN 새 토일드라마 에서 인재(강한나)는 동생 달미(배수지)에게 재혼한 새 아빠로 인해 달라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재와 달미는 부모가 이혼한 후 각각 엄마와 아빠를 선택했다. 엄마를 따라간 인재는 부자 새 아빠를 만나 쉽게 성공을 거머쥔다. 반면 아빠를 선택한 달미는 여전히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
'브람스', 박은빈이 절감하는 시간의 장벽을 넘는 법 "정경씨랑 사이에 그러니까 그 시간들 사이에 제가 들어갈 자리가 있어요?" SBS 월화드라마 에서 채송아(박은빈)는 박준영(김민재)과 이정경(박지현)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 채송아는 박준영을 사랑하지만 박준영과 이정경 사이에 오래도록 함께 해왔던 시간의 장벽을 절감한다. 그것은 채송아에게 뒤늦게 시작한 바이올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졸업 후에도 계속 바이올린을 연주할 거라는 채송아에게 박성재(최대훈)는 아픈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아주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다른 친구들의 그 시간을 도저히 채송아는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고. 함께 한 시간은 실제로 헤어진 연인인 이정경과 한현호(김성철)에게도 여전히 오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