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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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재의 1인2역으로 완성한 신박한 퇴마 빙의 로맨스이주의 드라마 2025. 5. 3. 07:43
‘귀궁’, 이무기와 육성재, 도대체 누가 누구를 삼킨 걸까 ‘이 아이의 손길이 이리 부드럽고 따뜻했구나. 또다. 왜 이리 또 쿵쾅대는 거야? 망할 놈의 윤갑 놈. 어찌 이 인간의 몸은 허술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어.’ SBS 금토드라마 에서 강철이는 화살을 맞은 상처를 치료해주는 여리(김지연)의 손길에 가슴에 속절없이 쿵쾅댄다. 윤갑(육성재)의 몸에 빙의된 강철이는 본래 이무기다. 그러니 인간의 손길 같은 감각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무려 13년 간이나 여리의 몸주신이 되려 졸졸 따라다녔지만 여리의 손길을 경험하게 된 건 윤갑의 육신에 들어오게 되면서다. 의 이무기 강철이가 빙의된 윤갑이라는 설정은 이런 지점에서 흥미로워진다. 보통 귀신이 등장하는 퇴마 판타지나 한국형 오컬트 장르에서 빙의는 귀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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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와 김영대의 손익계산 로맨스 은근히 매력적인 이유이주의 드라마 2024. 9. 22. 20:12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도 사랑도 이익 따지는 시대의 멜로이 인물은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손해영(신민아). 어려서부터 축구하는 남자들이 운동장의 대부분을 쓰고 피구하는 여자들이 그 일부만 쓰는 게 손해라고 선생님께 따지는 그런 인물이었다. 손해 보고는 못사는 문제적 인물. tvN 월화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는 예사롭지 않은 제목처럼 범상치 않은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런데 이 멜로의 남자 주인공인 김지욱(김영대)은 손해영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걸 못견뎌 하고, 나아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도 참지 못한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의인이지만, 때론 융통성 있게 넘어가야 잘 살 수 있는 사회생활에서는 어딘가 손해보는 인물이다. 면접장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면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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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안판석 감독표 로맨스가 대치동 학원가 경쟁서사와 만났을 때이주의 드라마 2024. 6. 10. 13:51
촉촉이 내리는 비, 창가에 앉아 기다리는 남자주인공, 따뜻한 가게의 조명, 예쁜 색감이 돋보이는 빨간 우산을 쓰고 다가오는 여자주인공 그리고 그 위로 잔잔히 흐르는 음악... tvN 토일드라마 ‘졸업’의 장면들은 어딘가 익숙하다. 거기에는 ‘안판석’이라는 감독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 이어 ‘졸업’까지, 연달아 멜로에 뛰어듬으로써 이제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안판석 감독표 로맨스물의 색깔이 그것이다. 물론 안판석 감독의 로맨스에는 멜로 이외에도 디테일한 사회생활의 이야기가 담기곤 했는데, 이번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막연히 수십 억 연봉의 스타 강사들의 이야기로만 알려져 있지만, ‘졸업’이 보여주는 건 그 수치 이면에 담긴 강사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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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와 강한나, 웃기고 짜릿하고 공감되는 이유(‘비밀은 없어’)이주의 드라마 2024. 5. 6. 11:42
‘비밀은 없어’, 위선적인 세상에 날리는 고경표, 강한나의 로맨틱 팩트 펀치“정신 차렷!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자기 일 하러 온 거야. 갑질 당하러 온 사람? 여기에 아무도 없어!” 송기백(고경표)은 약한 스텝들만 골라서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갑질 아이돌 피엔(장원혁)에게 그렇게 일갈한다. 잘 나가는 아이돌이라 그가 없으면 프로그램이 굴러가지 않는 현실 때문에 늘 갑질을 당해도 누구 하나 제지하는 이가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기 감전을 당한 후 속에 있는 말을 숨기지 못하고 꺼내놓게 된 송기백의 일갈에 모두가 충격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소해한다. 이 장면은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가 가져온 코미디와 판타지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사회생활에서 어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사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