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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JTBC ‘싱어게인3’, 다시 부른다는 취지가 주는 이 오디션의 특별함 JTBC 는 그 제목에 ‘다시 부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서바이벌에서 ‘다시’라는 말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야 살아남는 게 오디션이 아닌가. 의 어떤 차별점이 이 오디션을 돋보이게 할까. 유정석의 ‘질풍가도’와 의 만남 ‘나는 응원을 부르는 가수다.’ JTBC 에 등장한 74호 가수는 자신을 그렇게 먼저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자신이 부른 애니메이션 OST가 ‘응원가’로 사용되고 있다는 걸 들었다. 야구장과 농구장 같은 각종 스포츠 응원가로 유명하다는 것. 심사위원들은 무슨 곡일지 궁금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서 ‘나는 응원을 부르는 가수다’라는 의미는 실제 응원가로..
'싱어게인', 무명마저 뚫고 나오는 노래의 힘이란 JTBC 오디션 3라운드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잔인한' 매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게다. 그건 2라운드로 진행됐던 팀 대결에서 한 팀이었던 이들을 고스란히 대결상대로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잔인한' 대진표는 팀으로 뭉쳤을 때부터 예고된 면이 있었다. 왜냐하면 비슷한 장르나 성향을 가진 이들이 2라운드 팀 미션에서 팀으로 묶였기 때문에, 1대1 대결 역시 그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을 세워 비교하는 것이 공정(?)할 수 있어서다. 지난 회에서 이문세의 '휘파람'을 자신만의 감성적인 발라드로 소화해내 주목을 받았던 63호 가수와, 이효리의 'Chitty Chitty Bang Bang'을 선곡해 서태지를 소환시킬 정도의 파격으로 '족보 없는 무대'의..
'포커스'·'싱어게인', 오디션 이젠 유무명을 가리지 않는 건 tvN의 포크 오디션 프로그램 에 유승우가 나왔을 때 그 오디션에 참가한 다른 출연자는 "혹시 이거... 축하무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럴 법한 상황이다. 이미 에서 톱6에 들었던 가수고, 정규 앨범 2장과 4장의 미니 앨범, 12장의 싱글앨범은 물론이고 다양한 OST로도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가수가 아닌가. 그런 그가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아 당락이 결정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건 포크라는 통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는 그 장르를 통해 초심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마도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승우 같은 출연자가 나오면 "반칙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올 법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오히려 반색하는 분위기다. 에는 유승우 말고도..
'싱어게인', 무명을 공유하자 만들어진 찐 가수들의 무대 JTBC 에서 45호 가수 윤설하는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기에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나이의 소유자였다. '최고령 무명가수'로 소개된 그는 자신이 '김창완과 꾸러기들'에서 같이 활동했던 가수라는 걸 밝혔다. 아마도 중년의 시청자들이라면 당시 통기타를 둘러맨 청년들이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를 부르던 모습을 금세 떠올렸을 게다. 노래는 기억하지만 가수는 낯설다. 이건 이 가진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그 특징에 딱 어울리는 윤설하는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어딘지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긴장하면서도 이 무대에 오르게 된 이유는 심사위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치매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는 것. 그..
사극의 또 다른 진화 보여준 의 서사 SBS 월화 사극 는 이제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사극은 여러모로 놀랍다. 무려 50부에 해당하는 대작이지만 한 회 한 회 느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그렇고, 여말선초라는 이미 닳고 닳은 사극의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그렇다. 물론 이 많은 영웅들(제목부터가 육룡이다!)이 누구하나 묻히는 이 없이 저마다 선명하게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놀라움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이 작품이 대단하고 여겨지는 건 이건 그저 사극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사극이라 부르지만 기성의 사극에서 다뤄지던 내용을 완전히 뒤집거나..
의 무명, 의 밀본에서 보이는 작가의 야심 SBS 월화사극 에서 드디어 ‘밀본(숨은 뿌리)’이 등장했다. 에서 세종의 한글 창제와 유포를 막는 세력으로 등장했던 비밀조직이 ‘밀본’이다. 이 ‘밀본’이란 조직은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 없다”라는 말로 그 조직의 성격을 설명한다. 정도전(김명민)이 1대 본원인 ‘밀본’은 그가 주장한 대로 ‘왕의 나라’가 아닌 ‘사대부의 나라’를 꿈꾸는 조직. 왕은 상징성을 드러내는 꽃일 뿐, 실질적으로 나라가 움직이는 건 사대부들에 의한 관료 시스템이며, 그들의 근본적인 힘은 백성(민본)이라는 뿌리에서 나온다고 밀본은 주장한다. 제 1대 본원인 정도전은 사대부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밀본을 세우며 위민(爲民), 애민(愛民), 중민(重民), 안민(安民), 목민(牧民) ..
, 무명이 추구하는 건 결국 자본주의?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헌데 새 나라는 이에 대한 인간의 위대한 욕망을 부정합니다.” 지금껏 SBS 에서 봤던 그 어떤 대결이 이만큼 첨예할까. 정도전(김명민)과 무명의 수장인 연향(전미선)이 벌이는 설전은 이들이 가진 서로 다른 신념의 갈등을 보여줬다. 무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조직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가는 이 사극의 가장 큰 궁금증이 되었다. 이미 조선 건국의 역사적 사실이야 누구나 다 아는 일일 게다. 그러니 만의 새로운 동력이란 바로 이 무명과 육룡이 부딪치는 그 지점에서 나오게 된다. 정도전과 연향의 설전은 이 두 세력이 추구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연향은 ‘인간의 욕망’이 위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도전은 그 욕망이란 것이 “고려를 이 ..
의 놀라운 캐릭터 활용법 에 박혁권이란 배우가 없었다면 어쩔 뻔 했을까. 이 사극이 박혁권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의 초반부의 힘은 다름 아닌 백성들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없이 개인적인 권력과 치부에만 몰두하는 도당 3인방,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혁권), 홍인방(전노민)이라는 인물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공적을 세워두자 ‘육룡들(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이방지, 무휼, 분이)’이 행동하는 대의명분이 생겨났다. 그 속에서 길태미는 ‘삼한제일검’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자못 여성적인 느낌이 드는 짙은 화장과 행동거지는 칼을 집어 들면 돌변하는 그 잔혹함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반전을 이루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