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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착한 드라마, '별을 따다줘'가 끝나는 날, 조촐한 쫑파티가 있었습니다. 착한 드라마다운 참으로 따뜻한 종방연이었죠. 정지우 작가님과 그간 고생했던 제작진들과 배우들, 관계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우러지는 한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에서 우리를 몇 달 간 울리고 웃겼던 반가운 얼굴들이 거기 있었습니다. 까칠 엉뚱한 매력을 보여준 김지훈, 씩씩한 얼굴로 우리의 마음을 때론 아프게 때론 흐뭇하게 했던 최정원, 따뜻한 남자 신동욱,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채영인, 덜 자란 듯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켠... 그런데 이 종방연은 다른 종방연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우리에게 동심을 일깨워준 아이들이 어른들 사이 사이에 별처럼 빛나고 있었던 것이죠. 주황이 박지빈은 제..
사랑의 다양한 차원을 보여준 '별을 따다줘' 멜로드라마가 사랑을 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별을 따다줘'처럼 사랑의 다양한 차원을 담는 것은 이색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별을 따다줘'의 기본적인 뼈대는 진빨강(최정원)과 원강하(김지훈)의 사랑이지만, 이 뼈대만 본다면 이 드라마의 많은 살점들을 놓치게 된다. 먼저 진빨강의 동생들이 보여주는 동심어린 사랑이 그 첫 번째다. 사실 이 동심은 '있으나 마나 미스 진'을 정신 차리게 만든 사랑의 실체이자, '마음이라는 것 자체가 없이 살아온' 원강하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한 장본인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그녀에게 옹알이를 해준 막내 남이는 그녀에게 가족이 짐이 아니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아무도 침입(?)을 허락하지 않..
"당신이 신경쓰인다"는 말은 정지우 작가의 작품에서는 "사랑하게 됐다"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멜로드라마를 그리지만, 그 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남녀 간의 관계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인간애를 바탕에 깔고 있죠. 그래서 그녀의 드라마는 '측은지심의 드라마'가 됩니다.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져야될 그 마음을 이끌어내는 드라마죠. 변호사 원강하(김지훈)는 스스로 자신을 '마음이 없는 인간'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을 드러낼 때마다 맞았다"고 술회하며 그래서 "마음이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살아왔다"고 말하죠. 그의 집은 그 마음이 없는 원강하의 그 텅빈 공허를 형상화해낸 공간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 속으로 진빨강(최정원)과 동생들이 불쑥..
지금 가족드라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우리네 가족드라마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가족드라마는 우리 드라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랜 세월 대중과 함께 해온 드라마 장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족드라마는 본래 이 장르가 추구하는 가족애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소문난 칠공주'와 '조강지처 클럽'을 통해 파괴되어 가는 가족의 틀을 극단으로까지 끌고 가 보여주면서 자극적인 가족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문영남 작가는 '수상한 삼형제'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했다. 지금 이 드라마는 35.4%(AGB닐슨 자료)의 시청률로 전체 주간시청률 1위에 올라있다. 한편 일일 가족드라마로 시청률 장기집권(?)을 해온 KBS 일일드라마 역시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는 내 운명'이 막장드라마라는..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일침, '별을 따다줘' 거침없이 상승하는 '별을 따다줘'의 그 힘은 어디서 나올까. 부모가 죽고 남겨진 다섯 동생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게 된 진빨강(최정원)의 그 눈물겨운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가 보여주는 성장스토리 때문일까. 동생들과 함께 냉혈한 변호사 원강하(김지훈)의 집의 식모로 들어와 벌어지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기묘한 동거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주는 유쾌한 웃음 때문일까. 아마도 이 모든 요소들이 이 착한 드라마의 원동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주는 진짜 묘미는 다른 곳에 있다. 냉혈한 원강하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세상에 맞서는 '어린 아이 눈빛 공격(?)'이 그것이다. 자신의 영역에 그 누구도 들여놓지 않았던 원강하가 진빨강과 그 동생..
약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착한 드라마, '별을 따다줘' “별을 따다준다”는 말은 언뜻 듣기엔 유치하고 상투적으로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이 말을 늘 상투적으로만 사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별을 따다줘’라는 드라마가 이 말을 다시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방식은 자못 도전적이다. 우리가 상투로 생각하던 그 말에 대한 작가의 동심 같은 순수한 진정성이 절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별을 따다줘”라는 말을 유치하게 여기는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시청자들에게, 그 말이 본래는 감동적인 것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드라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부모가 모두 하늘의 별이 되어버리고 갑자기 혹처럼 달리게 된 다섯 명의 동생들을 데리고 살아내야 하는 진빨강(최정원)은 절망적이다. 자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