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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윤여정의 무엇이 우리는 물론 외국인들까지 '윤며들게' 할까 '윤며들다.' 최근 배우 윤여정에 의해 젊은 세대들의 유행어가 된 말로 '윤여정에게 스며들다'라는 뜻이다. 영화 로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에 여우조연상으로 이름을 올린 배우. 해외에서는 'K할머니(K-grandma)'로 불리며 쿨하고 지혜로운 할머니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다 상찬 받는 윤여정. 그의 무엇이 우리(는 물론이고 외국인들까지)를 '윤며들게' 한 걸까. 영화 에서 손자인 데이빗(앨런 김)이 "할머니 같지 않다"며 처음엔 피했지만 나중엔 그 누구보다 따랐던 할머니 순자라는 캐릭터에 '윤며듦'의 단서들이 들어 있다. 데이빗이 그랬던 것처럼, 이 할머니는 이역만리에서 고생하는 딸을..
'우리, 사랑했을까', 사랑이 사치가 된 시대의 '맘마미아' 혹은 '응답하라' JTBC 수목드라마 는 어딘지 혹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홀로 아이를 키우다 어느덧 서른일곱 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름처럼 사랑은 없다며 일 생계를 위한 노동전선에서 뛰던 노애정(송지효)이 어느 날 나타난 네 명의 남자와 멜로로 얽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가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처럼 이 네 명의 남자들 중 누가 아이 아빠인가가 궁금해진다. 게다가 현재 만난 네 남자와의 과거 풋풋했던 시절 관계들이 병치된다는 점에서 시리즈가 떠오른다. 노애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인물에게 '사랑은 사치'에 불과하다. 한국대 연영과를 다니던 시절 그래도 영화인이 되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덜컥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강식당2’, 백종원이 들어오니 눈에 띄는 진짜 식당과의 차이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tvN 예능 에서 백종원의 호통 앞에 쩔쩔매며 점점 얼굴이 굳어져 가는 강호동에게 이수근은 장난치듯 그렇게 말한다. 그래서 애써 웃어 보이지만 강호동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마치 때를 만났다는 듯 쩔쩔매며 혼나는 그를 슬슬 건드리는 이수근에게 강호동은 “이따 남아라”며 농담 섞인 한 마디를 쏘아놓는다. 사실 백종원이 경주의 이 강볶이 식당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강호동이 요리를 하는 속도가 그렇게 느린 지 잘 몰랐다. 느리다기보다는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또 가끔 음식을 직접 홀까지 가지고 나와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또한 사람이 좋은 강호동의 ‘소통’하려는 모습으로 보였었다. 하지만..
청춘 보고서 , 그저 달달한 멜로를 선택하지 않은 까닭 JTBC 에는 무려 다섯 명의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윤진명(한예리),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 강이나(류화영), 윤은재(박혜수)가 그들이다. 그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캐릭터들이다. 연애가 사치일 정도로 여유 없는 짠한 청춘의 전형을 보여주는 윤진명,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나쁜 놈이란 걸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정예은, 늘 인기 만점이지만 정작 남자친구는 없는 모태솔로 송지원, 제 몸 하나 맘대로 굴려 스폰서를 전전하며 막 살아가는 구질구질한 건 못 견디는 강이나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르는 귀여운 새내기 윤은재. 하지만 무려 다섯 명의 이런 반짝이는 여주인공을 세우고 있는 드라마에 눈에 띄는 남자주인공이 잘 ..
, 김우빈과 수지의 냉소적 사랑 “너 나 몰라?” “알아 이 개XX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호통치고 욕하는 걸로 과거의 관계를 현재로 이어나갔다. 눈이 쌓인 혹독한 겨울, 얼마나 걸어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도로 위를 노을(수지)은 비틀대며 걸어가고, 멀리서 그 모습을 발견한 준영(김우빈)은 그녀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냥 돈이나 몇 푼 집어 던지고 돌아서려던 그였지만, 그녀의 무언가가 그를 잡아끈다. 그건 다름 아닌 ‘애틋함’이다. 그 애틋함이 ‘함부로’ 그의 가슴을 건드린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노을도 준영도 한가한 사랑 타령을 하기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노을은 아버지가 뺑소니를 당하고 어이없게 다른 사람이 대신 뺑소니범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돈이면 뭐든 ‘함부로’ 되어버리는 현실..
의 멜로는 왜 치료가 될까 SBS 수목드라마 는 여타의 멜로드라마들과는 다른 지점들이 발견된다. 그것은 멜로드라마 속의 사랑이 그저 남녀 간의 화학작용이나 운명적인 사랑 같은 걸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치유’로서 다뤄진다는 점이다. 그들은 모두 크건 작건 정신적인 아픔을 겪고 있고 그걸 치유해주는 건 다름 아닌 사랑이다. 라는 제목에는 그 뉘앙스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장재열(조인성)과 그의 형인 장재범(양익준) 그리고 그 집안이 겪은 이야기는 10년이 넘은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까지도 그들의 삶 한 가운데 고스란히 커다란 상처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계속 덧나가는 중이다. 문제의 발단은 장재열의 의붓아버지가 저지른 폭력이다. 그 계속되는 폭력 앞에 항거하다가 결국 그..
가 청춘들에게 던지는 작지 않은 질문 현재의 미래(윤은혜)가 이길 것인가 아니면 미래에서 온 미래(최명길)가 이길 것인가. 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관점은 사뭇 새롭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들이 주로 주인공이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 드라마는 그것이 그녀의 주체적인 선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명적으로 결정된 대로 이뤄진 것인지를 관전 포인트로 다룬다. 그래서 이라는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현재의 주인공인 미래(윤은혜)가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와 말 그대로 ‘미래의 선택’ 즉 이미 결정된 운명에 수긍하며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자가 자기 삶을 개척해나가는 능동적인 입장을 말해준다면 후자는 운명론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을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