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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산후조리원'의 가치, 풍자 코미디에 담아낸 우리네 출산·육아 tvN 월화드라마 이 8회로 대미를 장식했다. 보통 미니시리즈가 16부작이라는 걸 염두에 두면 그 절반의 분량이지만, 이 드라마가 남긴 여운은 그보다 훨씬 더 길 것 같다. 산후조리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네 여성들이 겪게 되는 출산, 육아의 독특하고도 이상한 풍경은 빵빵 터지는 코미디로 그려졌지만, 그것이 꼬집는 현실은 매서웠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출산 과정을 디테일하게 여러 단계로 잡아내며 그것이 저승사자가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는 걸 가감 없이 드러내준다. 흔히들 '순산'이라며 별거 아닌 것처럼 치부하곤 하던 출산의 그 풍경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왜 '격정 출산 느와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가를 실감나게 만든..
사유리의 비혼 출산,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용감한 도전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 사유리는 자신의 SNS에 그렇게 자발적 비혼모가 된 자신을 당당히 밝혔다. 쉽지 않은 선택이고 결단이다. 비혼모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데다 그는 대중들 앞에 서게 되는 연예인이 아닌가. 주변 지인들은 만류했다고 한다. 정자기증을 받았다는 걸 숨기라고도 했다. 그걸 밝히는 순간 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거짓말 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사유리가 사실을 밝힌 이유였다. 그는 '낙태 인정' 요구만큼 '비혼모 인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외의 반응들이 쏟아졌..
'산후조리원'이 꼬집는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편견들 결혼을 하고 나면 아내가 되고 아이를 낳고 나면 엄마가 된다? 그래서 출산을 하고나면 더 이상 여자로서의 매력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사회적 편견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tvN 은 출산 후 남편과의 관계가 달라질까 불안해하는 오현진(엄지원)의 상황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편견들을 꼬집었다. 아름답게 쏟아지던 별똥별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오현진의 가슴으로 그 별똥별이 날아와 꽂히는 꿈을 꾼 오현진은 출산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젖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산후조리원 원장 최혜숙(장혜진)의 마사지로 뭉친 젖을 풀어주는 다소 '동물적인 모습'을 남편 김도윤(윤박)이 보게 되는 상황. 출산 후 자꾸만 "가장 보여주고 싶지 ..
'산후조리원'이 꼬집은 육아시장의 엄마 강요 "근데 이 언니가 모유를 주던 분유를 주던 무슨 상관인데 이렇게들 난리인거에요? 그건 이 언니가 선택할 문제잖아요." tvN 월화드라마 에 모유냐 분유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모유만이 엄마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며 엄마 자신에게도 행복이라 주장하는 조은정(박하선). 하지만 새로 산후조리원에 들어온 이루다(최리)는 처음부터 모유 대신 분유를 선택하며 "분유가 독약도 아닌데 사정이 있으면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조은정은 모유가 좋은 이유에 대해 면역력, 두뇌발달, 애착형성 등을 거론하자, 이루다는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한다. "요즘에 소들도 방목해서 기르잖아요. 스트레스 안 받아 행복한 젖 짜려고요. 근데 여기 있는 엄마들 봐 봐..
'산후조리원', 최연소 상무 엄지원이 최고령 산모가 된 상황만으로도 뭐 이렇게 신박한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출산이라는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룬 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도 신박하다. 지금껏 이런 소재와 공간을 다룬 드라마가 있었던가 싶다. 그래서 과연 tvN 새 월화드라마 이 이런 낯선 소재와 공간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첫 회만에 이런 의구심은 날아가 버렸다. 출산 과정의 공감대만으로도 빵빵 터지고, 고개가 끄덕여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의 이야기가 사후세계로 넘어가는 저승사자와 저승길에 오른 오현진(엄지원)의 한탄으로 시작한다는 점은 다소 뻔해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