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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욕망이 더해져 살인까지? '십시일반'의 문제의식 만만찮은 이유 막대한 재산을 가진 한 화가의 죽음. 수면제 부작용으로 인한 사인이 밝혀지고 평소 수면제를 먹지 않았던 화가가 적게는 다섯 알에서 많게는 열 알의 수면제를 먹었다는 사실은 타살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런데 용의자들은 화가의 가족들이다. 재산 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공개될 유언장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 막장 가족들 중 그 누가 화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일까. MBC 월화드라마 은 그러나 이미 그 해답을 제목에 심어두고 있다. 불치병으로 죽을 날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했던 화가는 사실 병이 완치된 상태였고 수면제 부작용으로 인한 죽음이라는 사인은 가족들 중 누군가가 수면제를 먹였다는 걸 의심케 한다. 실제로 화가의 내연녀인 지혜(오..
‘99억의 여자’, 어쩌다 조여정은 돈만이 삶의 기회가 됐을까 어째서 100억이 아니고 99억이었을까. KBS 수목드라마 에서 이 수치는 정서연(조여정)이 공범이 된 이재훈(이지훈)의 의심을 사는 이유가 된다. 사고차량으로부터 정서연과 이재훈이 함께 훔친 현금다발. 그 현금을 일일이 다 세서 99억이라고 말하며 안전할 때까지 이 돈에 손을 대지 말자고 한 정서연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이재훈은 5억을 빼내 급전에 사용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당신도 그런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그는 왜 100억이 아닌 99억이냐며 정서연이 1억을 빼돌렸다고 생각한다. 이재훈에게 99억은 그런 의미다. 그저 거액의 돈이 아니라, 1억이 왜 모자란가를 그는 생각한다. 그의 욕망은 끝이 없다. 처음에는 반씩 나누기로 했다가 그..
‘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정우성에 이은 오나라, ‘삼시세끼’ 게스트가 만드는 힘 역시 나영석 PD는 다 계획이 있구나. tvN 예능 산촌편의 출연자들과 게스트를 보면 그저 산골에 들어가 삼시세끼 챙겨먹는 걸 담는다는 단순한 듯 보이는 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세심한 계획과 배려들이 담겨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을 이번 편의 주인공으로 세운 건 그간 예능계에서 여성 주인공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걸 여러모로 염두에 둔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이미 어느 정도의 편한 관계를 가진 이들을 함께 출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는 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바로 그 ‘편안함’에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이 이미 사전에 친숙한 관계를 가진 이들이라면, 그 관계까지..
'SKY캐슬'의 비극, 피라미드 경쟁이 만든 아비규환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파국이다. 결국 혜나(김보라)를 살인교사한 건 김주영(김서형)이었다. 예서(김혜윤)를 전교 1등 만들기 위해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걸 알게 된 혜나를 사람을 시켜 죽게 한 것. 혜나가 녹음해놓았던 김주영과의 대화 파일을 듣고는 그를 찾아온 한서진(염정아)에게 김주영은 오히려 으름장을 놓았다. 만일 사실을 밝히게 되면 시험지 유출 사태가 드러나게 되고 그러면 예서는 0점 처리되는 데다 학교를 떠나야할 수도 있다는 것.JTBC 금토드라마 은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기는커녕 더 극으로 치닫는다. 이렇게 된 건 드라마가 전반부에 촘촘하게 터질 시한폭탄들을 장치해뒀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같은 이른바 명문대를 보내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하..
'SKY캐슬', 김서형의 비정상적 행동들이 받아들여진다는 건혜나(김보라)의 죽음 이후, 매 회 폭발적인 사건들의 연속이다. JTBC 금토드라마 은 마치 이전까지 여러 개의 폭탄들을 설치해 놓은 다음, 혜나의 죽음이라는 기폭장치를 눌러 놓은 듯하다. 그 죽음 하나로 이 곳에 살아가는 이들은 그간 숨기고 있던 욕망의 실제 얼굴들을 드러낸다.한서진(염정아)은 혜나의 죽음이 혹시 딸 예서(김혜윤)가 저지른 일은 아닌가 불안해하며 증거를 인멸하고 입시 코디네이터인 김주영(김서형)과 함께 이수임(이태란)의 아들 우주(찬희)를 희생양으로 내몬다. 한서진은 같이 살았던 혜나가 죽고 우주가 용의자로 잡혀갔으면서도 오로지 예서의 입시만을 걱정한다. 3학년 1학기까지만 내신을 쌓으면 서울대 의대에 간다는 김주영의 한 마디는..
'SKY캐슬' 염정아가 그리는 겉만 번지르르한 저 괴물들 실체안타깝게도 혜나(김보라)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혜나의 죽음으로 인해 JTBC 금토드라마 은 본격적으로 이른바 대한민국 0.1%라는 이들의 겉만 번지르르한 실체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머리를 다쳐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했지만, 병원장 손자의 수술을 해야 한다며 혜나를 타 병원으로 이송시키라 명령한 강준상(정준호). 그는 환자를 보는데 있어서도 권력이 우선이었다. 의사 가운을 입고 잔뜩 위세를 떨고 있지만 그 실체는 당당하지 못한 욕망덩어리라는 것.강준상이 죽음에 이르게 만든 혜나는 그러나 다름 아닌 자신의 숨은 딸이었다. 그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그런 선택을 한 강준상은 향후 이 진실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 이미 혜나가 강준상..
'SKY캐슬', 아이들 지옥으로 내모는 어른들“내 딸 손대지 마!” JTBC 금토드라마 에서 참다못한 노승혜(윤세아)는 결국 폭발했다. 그리고 하버드대에 입학했다는 게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진 딸 차세리(박유나)의 뺨을 때린 남편 차민혁(김병철)을 막아섰다. 노승혜는 자신의 속이 텅 빈 것 같은 허탈감에 비통해했지만, 곧 그것이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라는 걸 깨달았다.쌍둥이를 키우느라 힘들었던 그는 언니가 세리를 맡아주겠다는 말에 13살의 어린 나이에 딸을 미국으로 보냈고, “성적이 잘 나온다”는 말에 좋아하기만 했었다는 것. 결국 딸이 거짓말까지 하게 된 건 차민혁의 지나친 기대 때문이었다. 항상 피라미드를 보여주며 그 꼭대기에 서야한다고 말해왔던 아빠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했던 거짓말은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