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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졸업’이 달달한 로맨스로교육 현실을 꺼내 놓는 방식 “풀이 스킬, 예상 문제 그런 거 말고 애들이 스스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요.” 이준호(위하준)는 지금까지 해왔던 서혜진(정려원)의 방식 대신 완전히 새로운 걸 해보자고 제안한다. 그건 서혜진이 황당해하는 것처럼, 학원이 해야할 일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저 이걸 외워라 하고 하는 방식이 아니고, 제대로 텍스트를 읽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보겠다는 것. 그래서 학생들이 국어 시험을 볼 때 선생님이 해주지 않은 데서 문제가 나올까봐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tvN 토일드라마 ‘졸업’은 서혜진과 이준호의 달달한 멜로로만 흘러갈 것 같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교육 방식의 차이로 인한 갈등 상황을 그려낸다. 이미 일타강사..
촉촉이 내리는 비, 창가에 앉아 기다리는 남자주인공, 따뜻한 가게의 조명, 예쁜 색감이 돋보이는 빨간 우산을 쓰고 다가오는 여자주인공 그리고 그 위로 잔잔히 흐르는 음악... tvN 토일드라마 ‘졸업’의 장면들은 어딘가 익숙하다. 거기에는 ‘안판석’이라는 감독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 이어 ‘졸업’까지, 연달아 멜로에 뛰어듬으로써 이제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안판석 감독표 로맨스물의 색깔이 그것이다. 물론 안판석 감독의 로맨스에는 멜로 이외에도 디테일한 사회생활의 이야기가 담기곤 했는데, 이번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막연히 수십 억 연봉의 스타 강사들의 이야기로만 알려져 있지만, ‘졸업’이 보여주는 건 그 수치 이면에 담긴 강사들의 ..
‘졸업’, 살벌한 대치동 학원가에서 교육이 낭만을 이야기할 때“나 기분이 너무 이상한데 그, 무료 강의 하기 전 서혜진이랑, 하고 난 다음의 서혜진이 다른 사람 같아. 나 네 말대로 그 두 장짜리 약정서에 내가 원하는 조건 넣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게 맞거든? 지금 학원에 침 뱉고 가는 게 맞아. 근데 왜 이렇게 발이 안 떨어지지? 나 그 전까지 아무 문제 없었거든? 열심히 가르치고 그만큼 벌고 그걸로 애들 불어나면 또 통장 잔고도 불어나고 아 나 그 보람 하나로 살았는데 다시 그 전으로 못 돌아갈 것 같아.” tvN 토일드라마 ‘졸업’에서 서혜진(정려원)은 경쟁학원인 최선국어 최형선(서정연) 원장의 파격적인 스카웃 제의에도 불구하고 갈등하는 자신에 대해 친구인 차소영(황은후) 변호사에게 그렇게 토로..
‘졸업’, 정려원과 위하준의 설렘 가득 사제 관계 졸업 연인 관계 시작 “선생님.. 이라고 불러 보세요. 선생님이라고 불러 보시라고요. 꽤 기분 좋을 것 같은데.” 8등급 꼴통이었지만 기적의 1등급으로 만들어 스타강사 서혜진(정려원)의 스마트폰에는 ‘나의 자랑’으로 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는 이준호(위하준)가 불쑥 그렇게 말한다.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불러보라는 건 마치 그가 그렇게 불리고 싶어 서혜진이 일하는 대치동 학원의 선생님이 되려는 것처럼 들린다. 왜? 동등한 입장이고 싶고, 그래야 다가갈 수 있으니까. tvN 토일드라마 ‘졸업’의 이 장면은 앞으로 이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그 치열한 일터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동시에 서혜진과 이준호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나갈 거라는 걸 예감하게 한다..
드라마에 새 얼굴들이 부쩍 많아진 까닭 종영한 드라마 SBS 는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주목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박은빈은 JTBC 에서 명랑 쾌활한 대학생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후 SBS 로 우뚝 서게 됐다. 이번 는 그의 또 다른 감성적인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박은빈이야 워낙 전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연기의 결과지만, 김민재는 이번 작품이 그의 연기자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줬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중하고 상대방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골라 차분히 던지는 대사들은 시청자들이 이 클래식한 멜로에 빠져들게 된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는 박은빈과 김민재뿐만 아니라 김성철, 박지현, 이유진, 배다빈 같은 젊은..
만남 아닌 이별을 얘기하는 '최고의 이혼'“조석무씨에게. 조석무씨라니 이렇게 적고 놀랬어요. 당신을 이름으로 부른 게 언제지? 너무 오랜만인 거 같아 왠지 긴장이 되네요. 일단 보고 드립니다. 저 집을 나갑니다. 방을 보고 놀랐습니까? 입 벌리고 있지 않나요? 지금 설명한 테니 입을 닫아 주세요. 있잖아요. 조석무씨 아무래도 이대로 같이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이혼하고 시간도 꽤 흘렀잖아요.”KBS 월화드라마 에서 강휘루(배두나)는 전 남편 조석무(차태현)에게 편지를 쓴다. 이미 이혼을 했지만 당분간 같은 거처에서 머물며 지냈던 그들이었다. 강휘루는 이혼의 사유로 조석무가 “너무 몰라서”라고 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뭐가 꿈인지 그런 것들을 조석무는 알려 하지 않으려 했고 그래서 상..
‘예쁜 누나’, 달달한 멜로 속에 담긴 날카로운 현실인식이 드라마 보면 볼수록 놀랍다. 멜로드라마로서의 가슴 설렘은 심지어 ‘내가 연애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달달하지만, 그 배경으로 담겨진 현실인식에서는 심지어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의 정서까지 느껴질 정도로 날카롭기 때문이다. 그저 편안하게 볼 때는 ‘무뎌진 연애 감각’의 세포들이 깨어나는 듯한 설렘을 주지만, 그러다 문득 이 드라마가 끄집어내는 현실의 단면들은 베일 듯한 날카로움으로 둔감해진 이성의 고삐를 잡아챈다. JTBC 금토드라마 는 어떻게 이런 달달함과 날카로움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병치해낼 수 있었을까.주인공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의 꽁냥꽁냥하고 풋풋한 애정행각에 눈 멀고 귀 멀게 만드는 게 이 드라마가 주는 놀라운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