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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푸바오와 할부지’, 푸바오는 떠났지만 우리에게 영상으로 남은 푸바오 “할부지는 활짝 미소 지으며 너를 보내줄거야. 눈물 보이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면 안된다.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고맙고 고마워. 네가 열 살, 스무 살이 되어도 넌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판다라는 걸 잊지말렴. 사랑한다.” 작년 12월 SBS에서 방영됐던 4부작 ‘푸바오와 할부지’의 마지막회에서 할부지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그런 편지를 남겼다. 당시 이미 올해 초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푸덕이들은 아마도 강바오의 그 편지에 담긴 마음과 똑같았을 게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지난 3일 푸바오는 중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푸바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떠나는 과정부터 중국 쓰촨성에 도착하는 과정은 물론..
'산후조리원'의 가치, 풍자 코미디에 담아낸 우리네 출산·육아 tvN 월화드라마 이 8회로 대미를 장식했다. 보통 미니시리즈가 16부작이라는 걸 염두에 두면 그 절반의 분량이지만, 이 드라마가 남긴 여운은 그보다 훨씬 더 길 것 같다. 산후조리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네 여성들이 겪게 되는 출산, 육아의 독특하고도 이상한 풍경은 빵빵 터지는 코미디로 그려졌지만, 그것이 꼬집는 현실은 매서웠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출산 과정을 디테일하게 여러 단계로 잡아내며 그것이 저승사자가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는 걸 가감 없이 드러내준다. 흔히들 '순산'이라며 별거 아닌 것처럼 치부하곤 하던 출산의 그 풍경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왜 '격정 출산 느와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가를 실감나게 만든..
'산후조리원', 최연소 상무 엄지원이 최고령 산모가 된 상황만으로도 뭐 이렇게 신박한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출산이라는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룬 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도 신박하다. 지금껏 이런 소재와 공간을 다룬 드라마가 있었던가 싶다. 그래서 과연 tvN 새 월화드라마 이 이런 낯선 소재와 공간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첫 회만에 이런 의구심은 날아가 버렸다. 출산 과정의 공감대만으로도 빵빵 터지고, 고개가 끄덕여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의 이야기가 사후세계로 넘어가는 저승사자와 저승길에 오른 오현진(엄지원)의 한탄으로 시작한다는 점은 다소 뻔해질 ..
‘외출’, 어째서 세상 엄마들만 죄인처럼 살아야할까 “왜요? 우리 엄마가 왜? 왜 죽어야 하는데요? 왜 다들 우리 엄마만 잘못이라고 하는 건데? 왜 우리 엄마가 내 딸을 봐줬어야 했는데요? 왜 그랬어야 했는데?” tvN 단막극 에서 한정은(한혜진)은 자신의 엄마 최순옥(김미경)을 향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시어머니에게 누르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아이. 그 아이를 돌봐줬던 친정 엄마 최순옥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아이의 엄마인 한정은은 아이의 죽음과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아픔 속에서 힘겨워한다. 감기약을 먹고 잠시 잠든 사이 사고가 벌어진 줄 알았으나 찾아온 아빠를 만나러 잠시 외출한 사이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하기도 하지만, 한정..
‘하바마’, 고보결과 김태희의 육아공감이 더욱 감동적인 건 그는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아이 돌보기에 바쁘다. 육아라는 것이 그렇다. 잠깐 고개 돌리고 나면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진다. 그렇게 정신없이 바쁜 게 육아지만, 안 해본 사람은 그걸 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tvN 토일드라마 의 서우 엄마 오민정(고보결)이 그렇다. 그런데 오민정은 친엄마가 아니다. 흔히 ‘계모’라 불리기도 하는 새엄마다. 그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애썼고 그래서 간호사가 됐지만 조강화(이규형)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진짜 서우엄마’가 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육아의 현실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할까. 그렇지만 아이가 어질러놓은 걸 치우면서도 그 아이를 보는 오민정의 눈빛은 사랑 가득이다. 계모라는 표현에 우리가..
‘검사내전’, 억지 사이다보다 현실 공감 택한 검사드라마 학교폭력에 자식이 휘말렸다. 그런데 그 부모가 검사다. 과연 그 검사는 자식을 위해 아는 연줄의 힘을 쓸까. 대부분의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라면 그 부모는 자식을 위한답시고 할 수 있는 모든 연줄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사건을 무마하려 했을 게다.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은 다르다. 이선웅 검사(이선균)는 자식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사건에 자신의 힘을 쓰지 않는다. 조민호 부장(이성재)과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가 관할서에 연줄이 있다며 도와주겠다 했지만 그 도움을 받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경찰서에서 직업을 묻는 경찰관에게 이선웅은 검사가 아닌 “회사원”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일선에서 학교..
‘라이프 오브 사만다’, 치타에 투영된 정글 같은 현실과 모성애 치타를 보고만 있는데 어째서 마음이 짠해질까. SBS 창사특집 4부작 다큐멘터리 의 첫 회는 이 전편 4부작에 대한 프리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주 짧게 이 다큐멘터리가 무얼 담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영화 의 실제 무대이기도 한 케냐 마사이마라에 사는 치타 사만다. 새끼들 세 마리를 홀로 키우는 사만다에 감정이입이 되는 건 ‘싱글맘’이라는 지칭이다. 치타들은 암컷이 홀로 새끼들을 키우는 습성을 갖고 있는데, 수컷들은 짝짓기를 하고는 떠나버린다. 아프리카의 그 약육강식의 세계 속에서 홀로 먹이를 구해야 새끼들을 키워야 하는 사만다의 이야기가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몰입시키는 건 그 삶이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먼저..
‘위대한 쇼’, 송승헌의 정치 쇼에 담긴 우리 시대 가족 찾기 정치 쇼를 빙자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 시대의 가족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 풍자를 담은 코미디를 빙자하고 있지만 진지한 가족극. tvN 월화드라마 에는 가족 해체 시대에 찾아보는 대안 가족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알고 보면 위대한(송승헌)의 정치 인생의 시작과 추락 그리고 다시 부활하는 그 과정은 모두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그가 정치를 하겠다 마음먹은 건, 반에서 1등을 한 위대한 때문에 2등으로 밀려난 아들을 둔 정치인 강경훈(손병호) 때문이었다. 그가 시장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터를 빼앗으려 하자 위대한은 자신이 1등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 일을 막는다. 그는 결국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정치인이 되겠다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