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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악귀’에는 왜 청년 자살귀, 객귀 이야기가 등장할까 나이 칠순의 어르신들만 남은 마을 백차골. 그 곳을 찾아간 산영(김태리)과 해상(오정세)은 마을에 객귀(길에서 횡사한 귀신)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르신들도 하나둘 세상을 등져 점점 유령마을이 되어가는 백차골에서는 객귀가 사람에 붙는 걸 막기 위한 당제를 준비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힘에 부치고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이 행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냐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이장(이용석)은 매년 당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어째서 이 마을에 객귀들은 이토록 넘쳐나게 된 걸까. SBS 금토드라마 가 가져온 객귀 이야기와 이를 몰아내기 위해 한다는 ‘허제비 놀이’ 서사에는 주목할 만한 지점이 있다. 그건 바로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다. 백차골 같은..
‘오징어 게임’과 ‘오십억 게임’ 그리고 아빠 찬스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 된 속 말일뿐.” 곽상도 국민의 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에 대한 해명에 갑작스레 이 등장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아마도 곽상도 의원의 아들 역시 이 드라마를 봤던 모양이다. 그가 ‘오징어 게임 속 말’이라고 했던 건 이 드라마에서 기훈(이정재)은 노모의 카드를 빼내 현금 서비스를 받은 돈으로 경마를 한다. 드라마 첫 회에 등장하는 이 시퀀스는 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고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제 456억을 두고 이른바 VIP들의 재미를 위해 경주마가 되어 ..
이번 '골목식당', 배달 김치찌개집 이야기가 의미 있었던 건 마음껏 도전하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샌드박스. tvN 드라마 에서 제시됐던 그 샌드박스가 SBS 에서도 어른거린다. 이번 면목동 사가정시장 골목 이야기에 등장한 배달 김치찌개집 청년들의 이야기다. 열정 넘치는 청년들에게 백종원이라는 선배가 던져준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과 도움은 마치 샌드박스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공대 출신으로 농구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선후배들이 창업한 배달 김치찌개집. 공대와 농구 그리고 김치찌개라는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조합의 이 청년 식당은 그러나 의외로 좋은 선후배 간의 팀워크와 열정으로 '배달 맛집'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게 완벽했던 가게..
'골목식당', 힘겨워도 긍정하는 청년들의 열정 한 스푼이라면 SBS 예능 이 찾은 도봉구 창동의 닭강정집 사장님들은 빚만 6천만 원이란다. 이제 서른 세 살의 19년 지기 친구이자 동업자 사장님들은 푸드트럭을 하며 3천만 원 빚을 졌고, 닭강정집을 내면서 또 3천만 원 빚을 냈다고 했다. 닭강정집은 애초 하려고 낸 집도 아니었다. 푸드트럭의 주방으로 계약을 했는데 계약 후 3일 만에 코로나19가 터졌다는 거였다. 결국 푸드트럭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래서 닭강정집을 냈다는 것.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은 거의 없었다. 간간이 손님들이 찾아와 닭강정을 사갔지만 그 정도 손님으로 운영이 될까 싶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손님들과 이 젊은 사장님들은 꽤 가깝게 대화를 나눴다. 사장님들의 응대가 살가워서인지 손..
‘골목식당’, 청년들과 시장상인들의 소통이 시작됐다는 건SBS 에서 백종원이 낸 새로운 과제는 자신의 가게를 찾는 손님을 기억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 번 첫 번째 시식을 위해 찾아주셨던 주변 시장 상인 분들을 다시 초대해 마련한 자리에서 그 한 분 한 분이 어떤 메뉴를 시켰는가를 묻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실 쉽지는 않은 일일 게다. 하지만 찾아주신 시장 상인 분들 중 한 분은 10년 전 찾아주신 손님 중 특이한 분들은 지금도 기억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만큼 자신의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을 기억하는 건 ‘장사의 기본’이라는 걸 백종원은 오랜 장사경험이 있는 상인 분들을 통해 직접 알려주려 했던 것. 찾아주는 손님 자체가 없고, 찾아와서도 한 번 먹어보면 다신 오고 싶지 않다는 손님들의 반응은 대전 중앙..
박열’, 우리에게도 이런 통쾌한 역사가 있었다니최근 “이거 실화냐?”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사실인데도 믿기지 않는 상황을 일컬을 때 하는 말. 영화 은 아마도 이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관객들이 그런 반응을 보일 거라는 걸 감독 또한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 영화는 “모든 게 실화”라는 자막 고지와 함께 시작한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로 시작하는 ‘개새끼’라는 박열의 시에 단박에 반해버린 가네코 후미코는 그에게 동거를 제안하고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드라마틱한 사랑과 삶은 도무지 실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는 시에서 드러내듯 스스로를 ‘개새끼’라고 치부하지만,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
‘자체발광 오피스’, 당신은 어떤 회사를 원합니까“회사란 게 꼭 자식 같습디다. 작은 것을 키울 땐 내 것 같지만 크고 나면 내게 아니에요. 직원들 거고 우리 제품 찾는 소비자 거고.” MBC 수목드라마 에서 허구동 과장(김병춘)이 주선해 서우진(하석진)이 만난 하우라인의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이 드라마가 진짜로 하려던 이야기일 것이다. 사실 가 지금껏 포커스를 맞춰 온 건 은호원(고아성)을 중심으로 한 인턴들의 이야기였다. 당연히 청년 실업에 대한 갈증들이 첨예하게 담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어쨌든 하우라인이라는 회사에 들어와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 이들이 처한 새로운 문제는 회사 자체의 시스템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이 청년 실업의 문제와도 무관..
남주혁, 시골생활 적응기가 보여주는 훈훈함 금방 따갖고 온 방울토마토로 디저트를 만드는 차승원 뒤에서 유해진이 특유의 말장난 개그를 시작한다. “방토야? 방토?” 방울토마토를 줄여 ‘방토’라 부르더니, “오늘이 방토”라며 “방만한 토요일”이라고 아재개그를 던진다. 손호준도 남주혁도 별로 반응이 없는 이 아재개그에 차승원만은 키득댄다. tvN 가 흔하게 보여주는 풍경이다. 그런데 첫 촬영 때 이 아재개그가 영 적응이 안돼 눈만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던 남주혁이 두 번째 촬영에 유해진과 짝을 이뤄 오리집을 뚝딱뚝딱 만들면서 아재개그에 대해 묻는다. 유해진은 아재개그를 하려면 뻔뻔해야 되고 몇 번 눈물도 흘려봐야 한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듯 남주혁은 유해진이 “이리와 보시게”라고 말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