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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군림 하는 작가와 감사 표하는 작가 SBS 의 종영을 앞두고 박경수 작가가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진심어린 편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그는 “부끄러운 대본을 부끄럽지 않은 영상으로 만들어주신 이명우 감독님, 김효언 감독님, 윤대영 촬영감독님, 그리고 모든 스태프분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한정환 EP님,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출연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목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의 박정환은 래원 씨가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전 래원 씨가 만든 박정환을 따라간 것에 불과합니다. 정말 훌륭했어요. 래원 씨.” 박경수 작가는 극중 주인공인 박정환을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이 아니라 연기자 김래원이 만든 걸 자신이 따라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태준 역할의 조재현에게는 “한..
, 짜장면 한 그릇에도 담기는 은유 결국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 흔히 우리가 하는 이 말은 상황에 따라 너무나 다른 뉘앙스로 읽힌다. ‘먹는다’는 건 가장 기본적인 삶의 본질이라는 뜻도 되지만 그것은 또한 욕망의 다른 표현으로 읽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SBS 월화 드라마의 의 ‘먹는다’는 표현이 그렇다. 이 드라마에서는 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그 먹는 행위에 남다른 은유가 담긴다. 검찰총장이 된 이태준(조재현)과 그를 검찰총장 만들었으나 그에게 배신당한 박정환(김래원) 검사가 함께 먹는 짜장면은 그들의 관계를 그대로 상징한다. 처음에는 같이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을 상징하던 짜장면이지만 관계가 틀어지고 나자 서로 다른 중국집의 짜장면이 맛있다고 의견이 갈린다. 그렇게 영원히 틀어질 것 같았던 두..
, 진경의 개과천선 왜 를 닮았을까 SBS 수목드라마 와 월화드라마 를 보다보면 그 유사한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는 언론의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이고, 는 법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다. 물론 소재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 이야기의 전개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그 배경이 되고 있는 정치, 언론, 법은 같은 드라마인 것처럼 똑같다. 에서 언론은 대기업 회장과 결탁해 여론조작을 일삼으며, 그 대기업 회장은 그 위에 정치인과 맞닿아 있다. 이 커넥션으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양으로 고통 받는다. 기하명(이종석)과 최인하(박신혜)는 이 커넥션을 폭로하고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막고 정의를 실현하려 한다. 가 그나마 어떤 풍자를 섞어 약간의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면, 는 쉴 틈 없는..
, 정의와 진실을 빙자한 끝없는 난타전의 현실 이것은 난타전이다. 한쪽에서 스트레이트를 날리면 다른 한쪽에서는 어퍼컷을 올린다. 주먹이 날아갈 때마다 피가 튀고, 맞은 자는 휘청거리지만 금세 자세를 잡고 회심의 일타를 날린다. 게다가 이 난타전의 주인공은 절박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 시간 내에 상대방을 넘어뜨리지 않으면 자신은 허망하게 링을 내려와야 한다. 드라마 는 바로 이 권력의 링 안에서 벌어지는 난타전이다. 제 멋대로 해석되고 활용되고 이용되는 법은 스트레이트이자 어퍼컷이고, 국민의 여론을 만들어내는 언론은 카운터펀치가 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박정환(김래원)과 그와 함께 하게 된 전처 신하경(김아중)이 한 편이라면 서로의 약점을 쥔 채 동거에 들어간 이태준(조재현) 검찰총장과 윤지숙(최..
, 흰 옷이든 검은 옷이든 속은 똑같다? 청와대에 들어온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과 법무부장관 윤지숙의 옷은 마치 이들의 대립된 입장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검은 옷을 입은 이태준과 하얀 옷을 입은 윤지숙. 이태준은 옷에 빗대 자신들의 상황을 얘기한다. 까만 옷은 뭐가 묻어도 잘 안보이지만 흰 옷은 조금만 묻어도 확 드러난다는 것. 이것은 윤지숙 아들의 병역비리 카드를 쥐고 있는 이태준이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그에 대한 수사를 멈추라는 압력이다. 그러면서 이태준은 윤지숙에게 은근한 손을 내민다. 거래를 제안하는 것이다. 충격적인 건 윤지숙이 그 손을 잡는다는 점이다. 흰 옷을 입었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 윤지숙이나 이태준이나 마찬가지의 인간이라는 걸 이 장면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독한 ..
, 김래원의 지독한 허무주의에 공감하는 까닭 “그러니까 이걸로 너 나오게 할 거야. 하경아 세상 안 바뀌어. 너부터 살아.” 의 박정환(김래원)이 전 처인 신하경(김아중)에게 건네는 이 말 속에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허무주의가 깔려 있다. 세진자동차를 부도내 해고노동자 열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10조 원의 현금을 외부로 유출하고 단 한 푼도 갚지 않은 김상민 회장(정동환)과 그와 공조한 이태섭 대표(이기영), 이태준 총장(조재현)을 한꺼번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진술서. 그 진술서를 받아내고도 박정환은 그들을 처벌하기보다 딸 예린(김지영)이의 엄마 신하경을 풀려나기 위한 카드로 그 진술서를 활용한다. 박정환에게 있어 세상의 현실이란 ‘정글’이다. 누구 한 사람의 비리를 파헤치고 그에게 법적인 처벌..
가 청춘들에게 던지는 작지 않은 질문 현재의 미래(윤은혜)가 이길 것인가 아니면 미래에서 온 미래(최명길)가 이길 것인가. 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관점은 사뭇 새롭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들이 주로 주인공이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 드라마는 그것이 그녀의 주체적인 선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명적으로 결정된 대로 이뤄진 것인지를 관전 포인트로 다룬다. 그래서 이라는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현재의 주인공인 미래(윤은혜)가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와 말 그대로 ‘미래의 선택’ 즉 이미 결정된 운명에 수긍하며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자가 자기 삶을 개척해나가는 능동적인 입장을 말해준다면 후자는 운명론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을 말해..
작품이 배우를 따라주지 못할 때 ‘카인과 아벨’에서 소지섭의 눈빛 연기는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슬쩍 웃기만 해도 뭇 여성들의 가슴이 설렐 정도라는데, 남자가 봐도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형이 동생을 죽여?”하고 소리치며 분노에 충혈된 눈을 볼 때면 이 광기의 배우가 가진 깊이가 어디까지일까 새삼 가늠하게 만들기도 한다. ‘카인과 아벨’에 소지섭이 있다면, ‘미워도 다시 한번’에는 최명길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간 무너지면서 보여지는 아픈 속내를 드러낼 때면 그 고통이 뼛속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다. 물론 이들 드라마에는 소지섭과 최명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는 앙상블이어서 받쳐주는 사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자칫 드라마에 독만 된다. ‘카인과 아벨’에서 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