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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소심했던 '장르만 코미디', 위기 속 빛나는 가능성들 JTBC 가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긴급진단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으로 가 가진 시간은 '자아비판(?)'에 가까운 얘기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시청률이 0%대까지 떨어지고, 웃기지 않다는 댓글들이 붙는 이 상황을 는 아예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개그맨들답게 무엇이 원인이고 누구의 책임인가를 가감 없이 쏟아내는 회의에서도 이들은 드립을 치며 빵빵 터트리는 웃음을 줬다. 자신들을 대놓고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 몰아가기도 하고 덤터기 씌우기도 하면서 담긴 이야기들은 유머가 담긴 것이면서도 치열한 자기 반성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 회의 테이블의 한 가운데 앉아 있었던 안영미는 를 살리기 위해 총대를 맨 것 같은..
드디어 물 만난 이영자, 그 근간은 진정성이다이른바 ‘영자의 전성시대’다. 물론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이미 오래 전 1990년대 “안 계시면 오라이-”를 외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여러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다이어트 파문으로 한 순간에 그 전성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한동안 이영자는 방송에는 나왔지만 그다지 두드러진 역할을 보이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이영자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맞는 ‘전성시대’라 할만하다.MBC 예능 은 이영자가 가진 매력들을 다양하게 뽑아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먹방이야 이미 방송가에 파다하게 쏟아져 나왔던 바지만, 이영자가 하는 먹방은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었다. 남다른 먹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
콩트보다 과정, ‘무도’와 ‘코빅’의 콜라보가 보여준 것MBC 예능 은 말이 씨가 되는 프로그램. 뗏목 타고 한강 종주 미션을 하던 도중, 박명수에게 양세형이 “코빅 막내부터 다시 하셔야 되겠다”고 한 말이 씨가 되어, 박명수와 정준하는 tvN 콩트 도전을 하게 됐다. 하&수로 콤비를 맞춰온 두 사람이 새로운 콩트 코너를 짜서 무대에 올리는 것. 관객들의 투표가 50%를 넘으면 에서 방영하며, 만일 넘지 못하면 에서 방영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물론 과거 박명수는 데뷔시절 콩트 코미디를 했었고 정준하 역시 를 통해 바보 캐릭터로 사랑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같은 콩트라도 상황이 다르다. 공개 코미디이기 때문에 관객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또 무엇보다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
김신영, 할머니 연기에 담긴 진심 예능 프로그램이 이렇게 울려도 되나. 연기자인 이한위는 마치 코미디언처럼 웃기는 반면, 웃길 것 같던 개그우먼 김신영이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울리다니. SBS 에서 김신영이 하는 할머니 연기를 보던 출연자들은 그 뭉클함에 눈물을 흘렸다. 대본 없이 만들어진 ‘즉석 연기’에서 생겨난 돌발 상황이다. 강풀 원작의 의 상황을 슬쩍 가져온 이 즉석 연기에서 김신영은 진짜 할머니에 빙의된 듯, 상대역인 이준혁을 살뜰히도 챙기는 모습이었다. 그 앞에서 여전히 수줍은 듯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힘겨웠던 젊은 날들을 회고했다. 연실 입에 붙은 듯한 “죄송합니다”와 “미안합니다”라는 습관적인 말 속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그녀의 살아온 삶들의 고단함이 묻어났다. 이..
강호동도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시대의 변화 KBS 이 종영했다. 3년 6개월만의 종영. 처음에는 화제성도 시청률도 괜찮았지만 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생겼다. 화제성이 너무 없어 최근에는 이 방송을 여전히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무존재감이 됐다. 사실 보통의 프로그램이라면 일찌감치 종영했을 일이지만, 생활체육의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가 KBS라는 공영방송과 잘 맞아떨어져 더 오래 방영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건 이 종영함으로써 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강호동이 지상파에서 종적을 감췄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 JTBC 과 tvN 에 출연중이다. 그리고 곧 JTBC에서 새롭게 런칭하는 라는 프로그램에 이경규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강호동은..
다이어트는 이벤트일 뿐, 특유의 웃음 찾아야 한때 KBS 의 코너들은 방영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대중들의 화제에 올랐다. 일요일밤의 개그 코너에 대한 이야기로 월요일 무거운 출근길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었다. 가 때론 날리던 현실에 대한 풍자 섞인 한 방은 서민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었다.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콩트 코미디가 아니라 대중들과 함께 나누는 소통의 장처럼 여겨졌던 건 그래서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어느 순간 옛말이 되어버렸다. 코너들은 현실 풍자를 잃어버렸고 흔하디흔한 남녀 간의 심리나 연애담을 소재로 끌어들였고 유치한 유행어들을 반복하는 매너리즘을 보였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외모 개그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이루려는 노력보다는 표피적인 웃음에 머물고 있는 인상을..
유희열, 새로운 그의 발견은 늘 즐겁다 이쯤 되면 예능계의 ‘신의 한수’라고 불러도 되겠다. 사실 KBS 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희열은 그다지 대중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게다가 당시 와 가 빠지면서 생겼던 정치적 외압 논란 때문인지 에 대한 기대감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희열은 자기만의 독특한 유머코드로 그 시간대 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온전히 채워주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히던 유희열은 신동엽이 만들어낸 19금 트렌드와 어울리며 tvN 에 고정 크루로 합류했다. 이때도 역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많았다. 과거 장진 감독의 거침없는 시사 정치 토크로 기억되던 ‘위캔드 업데이트’가 19금 코드로 좀 더 말랑말랑하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그..
주병진, 전설의 귀환을 가로막는 것들 “주병진씨는 제게 롤 모델이자 우상입니다.” SNL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한 주병진에게 신동엽이 이런 말을 던졌다. “정말 모시기 어려웠는데 영광입니다.” “이 자리의 주인공이 원조가 사실 주병진씨입니다.” 피플 업데이트 코너에서 유희열 역시 주병진을 상찬하기 바빴다. 당연한 일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주병진이다. 대선배인데다 라는 버라이어티쇼로 우리에게는 전설로 남아 있는 인물이 아닌가. 주병진은 몸 개그와 바보 캐릭터가 코미디의 주종이던 시절, 토크 버라이어티쇼라는 새로운 장을 연 장본인이다. ‘코미디계의 신사’라는 별칭에 걸맞게 게스트에게 매너 있는 모습과 때로는 그 매너를 살짝 벗어나거나 뒤트는 것으로 웃음을 만드는 게 그의 최대 강점이다. 신사라는 캐릭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