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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지배종’, 세상을 바꾸는 일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맞이하는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은 새로운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연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한효주)가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로 문을 연다. 화면 속에서 튀어나온 소들이 설명회장 속으로 뛰어들어오는 듯한 입체적인 영상이 펼쳐지자 사람들은 신기해 하지만, 곧바로 그 소를 도축하는 끔찍한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그건 어찌 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고기를 먹고 있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은 불편한 진실이다. 그걸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입체적인 영상으로 보여주는 건, 윤자유가 소개할 인공 배양육이 얼마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설득하기 위함이다. 인공으로 배양한 고기이니 피를 볼 필요가 없다. 도축할 소들을 키워내면서 ..
‘무빙’, 재생 능력자 류승룡의 피, 땀, 눈물에 빠져드는 건 등짝에 칼이 수십 개씩씩 박혀도, 총알이 팔뚝을 뚫고 심지어 얼굴을 관통해도 툭툭 털고 일어나 본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재생 능력자 장주원(류승룡). 하지만 이 초능력자도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는 오열하며 무너져 내린다. 모든 걸 재생시키고 회복시키는 능력을 가졌지만, 한 사람 앞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이 초능력자는 그것으로 자신이 결국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이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지점이다. 초능력자가 가진 인간적 상처와 고뇌. 물론 이건 슈퍼히어로물의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슈퍼맨도 배트맨도 스파이더맨도 인간적 고뇌는 모두 갖고 있지 않았던가. ..
‘무빙’, 초능력보다 공감 능력!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게 그게 무슨... 그게 무슨 영웅이야? 용기 내서 한 행동에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마치 네가 더 잘났다는 듯이 친구들 앞에서 뽐내듯이 보여 줬잖아. 봉석이가 한 행동은 하나도 멋있지 않아. 히어로? 아니야. 다른 사람 마음 헤아리지도 못하는 거 그건 아무 것도 아냐.” 기분이 좋거나 너무 슬프거나 하는 감정적 동요가 일어나면 몸이 허공으로 붕 뜨는 공중부양을 하는 봉석이(이정하). 어린 봉석은 정글짐에서 ‘번개맨’을 흉내내며 뛰어내려 아이들에게 영웅 대접을 받는 친구를 보며, 자신도 마음껏 공중부양을 뽐내고 싶었다. 하지..
‘해피니스’가 묻는 행복, 팬데믹 속에서도 우리의 선택은 “그래. 가까운 데 있었어. 이현아 너 혹시 사귀는 사람 있어? 있어? 너 코 고니? 이 갈아? 우리 결혼할까?” tvN 금토드라마 첫 회 엔딩에서 윤새봄(한효주)은 정이현(박형식)에게 대뜸 결혼을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고, 정이현은 윤새봄에게 “우리 사귈래?”하고 물었을 정도로 그에게 설렘을 느낀 바 있었다. 하지만 당시 윤새봄에게 거부당했던 정이현은 그의 갑작스런 결혼 제안이 너무 친해 던지는 농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윤새봄은 농담이 아니라고 정색하며 진지한 얼굴로 정이현을 바라본다. 이 장면은 사실 가 첫 회에 보여준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의 전조들과는 사뭇 대비된다. 윤새봄과 정이현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곳은 다름 아닌 ..
시간과 추억..'서울촌놈'이 제대로 잡은 색다른 여행의 맛 어찌 보면 그저 평범한 아파트다. 아마도 청주 율량동에 사는 많은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지나치던 공간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런 일상이 특별해져 감정이 몽글몽글해지고 눈가에 물기가 촉촉해지는 이들도 있다. 바로 그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들이다. tvN 예능 이 청주에서 그 곳을 이승기와 함께 찾아간 한효주가 바로 그 인물이다. 한효주는 "기분이 이상하다"며 급기야 좀체 보이지 않던 눈물을 보였다. 아파트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무서워 눈을 감고 지나쳤다는 한효주에게 그 평범한 공간은 어린 시절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타임 터널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아이들과 뛰어 놀던 놀이터에서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네의 자리를 떠올..
'골든슬럼버' 어리바리 강동원, 미스 캐스팅 우려 잠재우다영화 는 원작이 일본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2010년에 영화화되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실 일본 원작의 작품을 리메이크할 때 가장 먼저 우려가 가는 건 그 정서가 우리에게 맞게 제대로 변환되었는가 하는 점일 게다. 하지만 는 적어도 일본 원작 영화에서도 우리가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면이 충분한 작품이었다. 그것은 평범함 서민과 그를 둘러싼 추악하고 거대한 권력과의 사투라는 점이 국적을 초월하는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여기에 영화 제목의 모티브가 된 비틀즈의 명곡 ‘골든슬럼버’라는 음악이 감동적인 장면들 속에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점도 이런 국적 차이가 만드는 정서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으로 작용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비틀즈의 노래가 아닌가. ‘골..
빈틈 많아도, 상상력을 끝까지, 의 가치 우리에게도 이런 드라마가 가능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종영한 MBC 는 지금껏 우리네 드라마에서 좀체 보기 힘든 시도를 보여줬다. 웹툰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뒤엉켜버리는 어찌 보면 빈틈도 많고 복잡한 이야기는 어떻게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든 걸까. 의 가장 가치는 결국 상상력이다. 만일 우리가 웹툰의 세계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시작은 거기서 부터였을 것이다. 웹툰의 주인공인 강철(이종석)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허구의 캐릭터가 각성하는 걸 자신을 삼켜버릴 괴물로 인식한 작가 오성무(김의성)가 맥락 없이 그를 죽이려 하고, 오로지 강철에게 강력한 동인을 심어주기 위해 그의 일가족을 몰살시킨 ‘얼굴 없는 진범’ 역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각성하게 되..
의 엔딩, 그 어느 작품보다 궁금한 까닭 이건 마치 송재정 작가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작가는 애초에 의 해피엔딩에 대한 강력한 갈망을 주인공인 강철(이종석)의 입을 빌려 얘기한 바 있다. 이건 무조건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그러니 라는 드라마는 송재정 작가가 만들어내는 갖가지 난관들과 적들의 공세 속에서 주인공인 강철과 오연주(한효주) 그리고 그들을 돕는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와 그 조수인 박수봉(이시언)이 어떻게든 살아남아 해피엔딩을 그려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액자적 구성이다. 송재정 작가가 쓴 드라마 는 그 안에 오성무라는 웹툰 작가가 있고 그가 ‘W’라는 웹툰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러니 어찌 보면 송재정 작가와 오성무라는 웹툰 작가는 같은 작가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