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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숨은 그림 찾기 VS 숨기기 VS ‘봄의 왈츠’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나긴 겨울을 전제로 한다. 그 겨울 동안 그들을 버티게 해준 힘은 어린시절 한 자락 가슴 속에 들어앉았던 추억들이다. 윤재하라는 새로운 이름의 겉옷을 입고 겨울을 살아온 이수호의 가슴 속의 절망은 “은영이 수술 후유증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은영이 죽은 한국은 겨울같은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자를 통해 그녀가 은영일지도 모른다는, 그녀가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의 한국행을 결심하게 만든다. 윤재하로 돌아온 그는 이제 이수호로 지내며 은영과 추었던 추억의 봄의 왈츠를 찾아나선다. 숨은 그림 찾기의 시작이다.추억의 장소. 과거에 그녀가 있었던 장소. 하지.. 더보기
이연걸의 몸은 아름답다 그 몸이 말해주는 것들앙상한 체구의 달라이 라마는 성지순례를 온 비구니들과 수녀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종교라는 것은 신뢰와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가져야 하지만 다른 종교에는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한 수녀님께서 물으셨다. “선생님께서는 많은 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세상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집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눈, 같은 코, 같은 입을 갖고 있어도 좋아하는 음식은 다르지요. 종교는 그런 것입니다.” 우연히 TV에서 보게된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이연걸은 2005년 10월 그의 아내 리지와 함께 달라이라마를 만나기 위해 다럄살라를 방문했다. 10여년 전 불교에 귀의한 그에게 달라이라마가 한 .. 더보기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발랄함으로 승부하다 가벼운 너무나 가벼운 윤석호 PD의 가 왈츠풍의 클래식이라면 표민수 PD의 는 코믹하고 경쾌한 스타카토풍의 소품이다. 가 하나의 운명적인 서사시라면 는 쿡쿡 대며 웃다가 눈물이 나는 순정만화이다.의 시작이 청산도의 바다를 잡아, 섬에 갇혀 점점 섬이 되어가는 한 사내의 어린시절을 그렸다면, 는 강원도 오지 첩첩산골에서 다시 만나는 과거의 아우라다. 의 주인공들이 과거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듯이, 의 김래원 역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교통사고로 애인이 죽은 것.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상처를 다루는 방법은 와 같은 정공법이 아니다. 상처를 보여주고 그 기저의 감성을 갖고 다음의 드라마를 엮어간다기 보다는, 상처를 숨기고 살아가면서 언뜻언뜻 보이는 상처의 모습으로 드라마를 엮어간다. 따라서 드라마의 힘은 와 .. 더보기
하늘이시여, 제발 하늘이시여 , 그 하드코어 세상이 말해주는 것들 아이들 성추행 사건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그걸 막는 법을 만들어야할 국회의원이란 사람은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뒤늦게 문제가 커지자 가게주인인줄 알았다는 망언을 해대는 세상이다. 할 수만 있다면 “하늘이시여!”하며 기도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드라마 에서 악마소굴 같은 곳에 있는 딸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친엄마 한혜숙의 마음이 그랬을까? 사회나 드라마나 TV 속 네모난 세상 속에서 보여지는 것은 늘 아름다운 세상만은 아니다. 때로는 추악한 모습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여지없이 사회문제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끈다. 그 추악한 모습은 너무나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어서 일종의 안전장치를 채우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감 없는 방송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 더보기
윤도현의 애국가는 애국가인가 안티애국가인가 애국가 대중화 논란에 대하여 각본 없는 드라마, 개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 예고편을 보러갔다. 예고편이 시작되기 전에 간단한 국민의례가 있었다. 일동기립! 동해물과 백두산이∼ 장중하게 흘러가던 애국가가 갑자기 락 버전으로 바뀌면서 극장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어떤 이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애국가에 맞춰 머리를 흔들고 춤을 췄고, 어떤 이들은 그 행태를 보며 혀를 찼다. 락의 강렬한 리듬과 애국가의 장중한 가사가 만나자 사람들은 깊은 혼동에 빠졌다. 일류극장과 삼류극장 사이 그 광경은 오래 전 흑백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극장에서의 한 장면을 끄집어낸다. 당시 죄지은 게 많은 군인출신 대통령들은 국민의례를 강화했다. 그것은 일본 제국주의 군대부터 배운 것이었다. 애국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