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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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이 민족주의를 넘는 방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6. 15. 08:58
, 탈 안쓴 자 누가 있으랴 은 74년에 나온 허영만 원작의 만화다. 당시 이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78년도에는 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리고 무려 약 40년이 흘렀다. 시대는 달라졌다. 70년대만 하더라도 민족주의 정서가 먹히던 시대였다. 항일을 다루는 콘텐츠들은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현재는 다르다. 은 이 달라진 시대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이것은 사실 이라는 70년대 원작이 지금 현재 리메이크 되도 괜찮을 만큼 탄탄한 내적 스토리를 갖추고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은 여타의 민족주의에 편승한 콘텐츠들과는 다른 면모를 갖고 있었다. '조선판 쾌걸 조로'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글로벌하게 먹히고 있는 '가면'이라는 소재를 우리 식으로 해석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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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에는 <아저씨>도 <마더>도 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6. 12. 09:12
가 추적하는 것은... 잃었던 아버지 사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어딘지 클리쉐에 발목이 잡힌 듯한 인상이다. IMF 이후 줄곧 콘텐츠 속의 아버지들은 고개 숙인 남자, 허리 휘는 가장, 그래도 꿈을 꾸려는 아저씨들, 그것도 아니라면 가족 식탁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가족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혹은 못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사실 이런 클리쉐는 어찌 보면 목소리를 내는 순간 어딘지 권위적인 상으로 오해되기도 하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대변한다. 지금은 그래서 아버지 부재의 시대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의 아버지 백홍석(손현주)은 지금까지 봐왔던 아버지와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갖고 있다. 지금껏 고개를 숙이고 한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있던 아버지의 틀을 깨고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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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진>, 이게 어디 조선의 얘기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6. 11. 10:20
먹먹한 , 막막한 현실에서 나온다 은 허구다. 이 사극의 핵심 장치인 타임 리프(시간을 뛰어넘는 것)가 그걸 말해준다. 그러니 조선시대에 괴질(콜레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수액을 주사하기 위해 링거(?)가 등장한다거나 천재적인 신경외과의 진혁(송승헌)이 끌과 정으로 뇌수술을 하고, 인공호흡으로 사람을 살리는 그런 장면들에 리얼리티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뭘 말하려고 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 이 조선시대까지 날아가서 하려는 이야기는 조선에 있지 않다. 바로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있다. '이 여인은 말에 치였던 그 때 아들을 구하고 죽었어야 하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역사는 한번 정해지면 결코 변하지 않고 흘러가는 것일까. 하지만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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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과 '닥터 진', 사극의 극과 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6. 10. 09:19
역사를 바라보는 두 시선, vs 사극의 시간은 어디로 흐르는 걸까. MBC 주말극으로 나란히 방영되고 있는 과 은 같은 사극이라도 역사를 바라보는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은 고려 무신 정권 속에서 노예로 전락했다가 후에는 최고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김준이라는 역사 속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 초반의 격구 에피소드에서는 '글래디에이터'류의 스토리가 들어가면서 퓨전사극적인 요소를 보이지만 이 사극은 지극히 정통 사극의 궤를 따라가고 있다. 실제 역사의 인물인데다 중간 중간에는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는 내레이션까지. 그래서 정통사극의 대가 이환경 작가는 "퓨전사극과는 전혀 다른 감동"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만큼 역사적 고증에 철저하고 또한 역사적 사실에 기대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은 이미 퓨전화 되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