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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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의 등을 토닥이는 ‘여우야 뭐하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10. 13:38
여우들은 그래도 마음가는 사랑을 한다 ‘여우야 뭐하니’는 고현정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함께 음지에 머물던 성을 드라마라는 장으로 끌어냈다는 데서 시작부터 호평과 비판이 잇따랐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를 우리는 요즘 세대의 성 담론을 담은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 드라마 종영에 와서 생각해보면 성 담론은 하나의 소재였을 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는 엉뚱한 곳에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은 요즘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33세 여성들의 고민 ‘여자 서른, 자신있게 사랑하고 당당하게 결혼하라’의 저자이자, ‘노처녀 통신’ 운영자인 최재경씨는 현재 한국의 여성들은 노처녀의 연령대를 대체로 33세로 본다고 한다. 여성들이 결혼보다는 사회생활을 통한 자아성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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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는 주몽보다 황진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10. 13:33
여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황진이 과거에 흔히 카리스마를 말하면 우리는 남성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제 그건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KBS 드라마 ‘황진이’가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그 어떤 남성들의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칼만 든다고 카리스마가 생기는 건 아니다 ‘황진이’는 전개상 세 단계의 변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첫째, 첫사랑과 그 실패를 겪는 황진이, 둘째 그로 인해 세상에 독을 품는 황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독이 세월에 녹아 한 커다란 인간으로 거듭나는 황진이가 그것이다. 지금 두 번째 단계를 지나고 있는 황진이에게서 그 카리스마가 물씬 풍겨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변화의 원인으로 볼 때, 그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의 원천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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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그 아름다움의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9. 11:38
인간의 길을 알고자 했노라 사극 전성시대에 홍일점처럼 빛을 발하는 드라마가 ‘황진이’다. 칼과 화살이 날아다니고 성벽을 오르는 군사들과 그걸 저지하려는 군사들간의 피 바람이 부는 사극의 현장에서, 오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화려한 한복에 나풀나풀 돌아가는 춤사위, 입만 열면 달콤한 향내가 날 것 같은 풋풋한 연인들의 부드러움으로 등장한 ‘황진이’가 눈에 띄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 단지 그 남성적인 사극과 여성적인 사극이라는 이분법에 의해 ‘황진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일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아름다움의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역사가 발견한 현대여성 혹은 한 인간 이것은 수많은 남정네들을 갈아치운 ‘색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한에 사무쳐 남정네들을 자신의 치맛폭에 쥐락펴락하며 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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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속 영웅의 부모들, 누가 더 강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8. 13:13
고구려 사극의 영웅 뒤에 등장하는 그 부모들 피는 물보다 진하다. 사극 속에 등장하는 영웅의 뒤에는 영웅을 키워낸 부모가 있고, 그 부모의 희생이 있다. 최근 고구려 사극 트로이카 시대를 열고 있는 고구려 사극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부모, 가족 코드’가 시청자들의 피를 끓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 상에 등장하는 이들 부모들은 모두 똑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모의 존재감은 각각 다르게 느껴진다. 이들 사극들은 영웅의 부모들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다 사극 속에 등장하는 영웅의 가족들은 모두 해체되어 있다. 주몽과 해모수, 그리고 유화부인이 그랬고, 연개소문과 연태조가 그랬으며, 대조영과 대중상, 그리고 달기가 그랬다.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