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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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에 들어간 김윤석과 강동원의 지분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1. 12. 08:56
, 밋밋한데도 이토록 몰입시킬 수 있는 건 영화 은 이야기가 복잡하지 않다.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틀을 갖고 있고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는다. 다만 특이한 건 오컬트라 불리는 이 영화의 장르적 특성이다.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그 중에서도 악령 같은 주로 서구의 문화적 배경에서 자리를 잡은 장르다. 이나 같은 영화들이 그 범주에 속한다. 우리에게도 오컬트적 소재들은 어쩌면 서구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많은 무당들의 접신 이야기가 그렇다. 최근에 상영됐던 이나 같은 작품 속에서도 이러한 무당 소재의 오컬트적 요소들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 다른 점은 악령을 퇴치하는 방식으로서 사제들의 활약을 거의 변형함이 없이 그대로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한국이라는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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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예술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1. 3. 09:00
, 이 위대한 범법에 기꺼이 공모하고픈 까닭 줄타기가 삶에 대한 은유라는 건 무수한 예술이 말해준다. 영화 에서 살판과 죽을 판 사이에서 장생(감우성)이 오르던 줄이 그 탄성으로 그를 하늘로 날게도 해주지만 그만한 중력으로 맨바닥에 곤두박질치게 하는 것처럼, 줄타기란 삶이 가진 비상과 추락을 모두 담아내는 소재다. 의 줄타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아름다운 곳에 줄을 걸어 그 위를 걷고 싶었던 남자 필리프(조셉 고든 레빗)의 줄타기는 우리네 삶에서 예술적 행위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담아낸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사실 라는 제목 속에 다 들어가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다. 그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라는 영화는 이미 2010년에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물론 흥행은 저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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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다', 용팔이와 참바다는 잊어라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0. 31. 08:19
, 주원과 유해진의 압도적 존재감 이제 스릴러 앞에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네 역사적 상황과 기묘한 판타지를 섞어 만든 놀라운 퓨전 스릴러 이 그랬고, 시간의 중첩이라는 SF 설정을 가져와 그것으로 쫄깃한 스릴러를 만들어낸 이 그랬다. 도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한국적이라고밖에 설명이 안되는 무속이라는 소재에 공포, 범죄물이 뒤섞인 스릴러라니. 는 귀신과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여자라는 설정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동생을 살인마에게 잃은 사내의 추적이 덧붙여진 독특한 작품이다. 어찌 보면 공포영화가 같기도 하지만 살인마를 쫓는 전형적인 스릴러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이질적인 조합 같지만 의외로 이 공포와 스릴의 시너지는 굉장하다. 보는 내내 어떤 긴장감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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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손현주라서 가능했던 한국형 SF 스릴러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0. 24. 09:49
, SF 스릴러가 이렇게 토착적인 느낌을 주는 까닭 우리에게 SF 스릴러는 어딘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어울리는 어떤 것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그만큼 많이 시도되지도 않았고 시도됐다고 해도 할리우드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은 적어도 이런 전형적인 궤도에서는 벗어나 있다. 꽤 촘촘히 짜여진 구성으로 SF와 스릴러가 잘 엮어져 있는데다가 시간을 중첩시키는 편집도 괜찮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 성취라고 한다면 SF 스릴러라는 낯선 장르가 꽤 토착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청계천과 종로 뒷골목에서 추격전이 벌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는 우리네 정서를 자극하는 범죄물의 코드들이 담겨져 있고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끈끈함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