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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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질문, 우리는 주인인가 손님인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7. 18. 09:20
, 타자에 대한 폭력은 어떻게 일어날까 은 기묘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다. 유명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갖고 있지만 1950년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무국적성의 이야기는 특수한 우리네 상황의 이야기로 전화된다. 공포를 다루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판타지가 있고 그 안에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이 은유적으로 담겨져 있다. 중요한 건 공포가 갖고 있는 장르적 속성 따위가 아니다. 대신 그 공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 공포의 연원은 제목에 이미 들어가 있다. ‘손님’은 주인이 아니다. 주인이 제 집처럼 생각하라고 해도 손님은 손님이다. 그런데 만일 주인들이 손님을 철저히 타자로 바라보고 낯선 이방인으로 경계를 그어버린다면 어떨까. 의 피리 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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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어른들의 정서를 저격한 까닭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7. 17. 10:02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반색,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화가 날 때나 두려움에 떨 때 당신의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은 그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감정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각각의 캐릭터로 보여준다. 그 캐릭터들이 있는 곳은 라일리라는 소녀의 감정 콘트롤 본부.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라일리는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감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낯선 환경에서 기쁨이 어떤 자신감을 준다면, 버럭은 용기를 갖게도 해주고, 까칠은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소심은 갖가지 위험으로부터 라일리를 보호해준다. 그런데 도대체 슬픔은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영화는 그 슬픔이라는 감정이 가진 비밀스럽지만 신비로운 힘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감정을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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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추억한다면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7. 4. 10:10
, 이병헌은 안보이고 노익장 아놀드만 보이네 먼저 이병헌 때문에 안 본다는 분들은 그럴 걱정이 전혀 없을 듯하다. 이병헌의 분량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액체로봇인 t-1000을 연기하기 때문에 대사도 딱 한 번 나올 뿐이다. 표정도 없다. 그저 무표정에 무대사로 뛰고 공격하는 액션만 선보일 뿐이다. 그 액션이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에서 봤던 액체로봇이 보여준 액션 그대로다. 그러니 이병헌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이 영화를 피한다는 분들의 우려는 없는 셈이다. 일찌감치 등장했다가 일찌감치 사라지는 캐릭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신 눈에 띄는 건 역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하는 원조 터미네이터다. 이제는 나이 들어 할아버지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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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맙소사 이토록 상업적인 영화라니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7. 2. 09:45
관객, 스크린, 노이즈까지, 다 가진 에 없는 하나 영화 은 지독할 정도로 상업적인 영화다. 누군가 이 영화가 정치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일면일 뿐이다. 정치적인 것, 그 위에 상업적인 것이 뒤덮고 있다. 먼저 영화관 풍경이 그렇다. 평일 8시40분에 하는 조조영화를 보러간 필자는 그 시간에 영화관이 가득 메워져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른 조조시간도, 그 공포라던 메르스의 여파도 뚫고 가득 메운 관객들. 그런데 그 관객들의 거의 대부분이 같은 제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 낯설게도 다가왔다. 군부대에서 단체 관람을 온 것이다. 해군 6만 병력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외부단체관람을 나섰다는 뉴스는 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상업적인 전략을 구사했다는 걸 말해준다. 이미 제작에서부터 육, 해, 공군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