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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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뢰', 범죄물이 이토록 먹먹해진 까닭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3. 19. 10:09
, 범죄물에 담긴 사형제에 대한 질문 어느 날 갑자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살인마에 의해 희생되고 그 시신조차 찾을 수 없게 된다면 그 무너지는 억장과 고통을 과연 시간이 치유해줄 수 있을까. 심지어 그 살인마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세상을 비웃으며 버젓이 교도소 안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면? 아마도 당사자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는 이 고통스러운 피해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담은 영화다. 여기 출연한 김상경은 과거 의 그 형사를 떠올리게 하는 어딘지 탱자 탱자 형사 일을 하는 인물처럼 등장한다.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지만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다만 살인범의 단서가 아니면 살인범 비슷하게 생긴 놈이라도 잡아오라고 쪼아대는 반장 때문에 등 떠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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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펄펄 나는데 '그레이'는 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3. 13. 09:39
입소문에 의해 희비 엇갈린 과 영화 의 선전은 놀랍다. 19금 영화로서 400만 관객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영화에 대한 홍보가 그리 대단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떠올려보면 이런 기록은 이례적으로까지 여겨진다. 그저 많은 외화 중 하나일 뿐으로 여겨졌던 은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흥행에 급물살을 탔다. 반면 영화 시작 전부터 ‘주부들의 포르노’니 전 세계 영화계를 강타한 작품이라는 문구들로 화제가 되었던 19금 영화 는 애초의 기대와 달리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모양새다. 지난달 말에 개봉했지만 지금껏 30만 관객을 조금 넘어서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무엇이 이런 희비쌍곡선을 만들었을까. 결국 입소문의 영향이 컸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은 애초의 기대보다 훨씬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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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어쩌다 신하균의 몸으로만 남았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3. 7. 10:43
멜로가 된 , 왜 시대를 담지 못했나 신하균은 왜 이 영화에 출연했을까. 새로 개봉한 영화 는 사극이다. 조선 초기 이방원의 왕자의 난을 소재로 다뤘다. 역사적 사실이야 사극을 조금 봤다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해되는 것일 게다. KBS 이나 같은 사극이 다뤘던 그 시대. 하지만 는 그 역사적 사건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이방원(장혁)의 왕자의 난에서 오히려 역적으로 몰린 김민재(신하균)가 기녀 가희(강한나)에게 보내는 절절한 순애보를 다루고 있다. 19금 영화이니 당연히 노출수위가 높고 정사신도 많이 나오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이 그렇게 특별히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는 못하고 있다. 그것이 과연 그런 정사신이 이 영화에 꼭 필요한 부분이었는가에 대한 답변을 영화가 충분히 해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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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로맨틱은 성공적, 하지만 흥행은 글쎄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3. 4. 07:55
, 엄마들의 포르노? 로맨스가 더 세다 에 붙은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캐치 프레이즈는 확실히 강렬하다. 주로 남성들에 의해 소비되는 것으로 치부됐던 ‘포르노’라는 단어에 ‘엄마들’이 수식어로 붙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 ‘포르노’는 남성들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뉘앙스가 이 표현 속에는 담겨 있다. 그것은 도대체 뭐가 다를까. 그것은 단지 육체적인 성적 쾌감만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물리적이기보다는 화학적인 반응들이 더 많이 전제된다. 즉 처음 순수한 영문학도인 아나스타샤가 억만장자인 그레이를 만나 나누는 대화에서조차 그런 성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무언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듯한 신비로운 인물 그레이에게서 아나스타샤는 살짝 묻어나는 우울과 자책 같은 것들을 읽어낸다. 그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