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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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어른들을 위한 가이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5. 25. 08:36
‘드래곤 길들이기’, 어른과 아이가 모두 공감하는 이유 왜 드래곤을 길들이려는 것일까. 마을을 쳐들어와 쑥대밭을 만드는 드래곤들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바이킹족의 마을. 아이들조차 드래곤을 죽여 진정한 바이킹 용사가 되길 원하는 그 곳에 싸우기보다는 드래곤과 공존하려는 히컵이라는 소년의 존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는 모험과 재미를 선사하지만 그걸 보는 어른들에게도 꽤 많은 시사점을 발견하게 만든다. 우리는 자연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하는 결코 작지 않은 환경적인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에서 나비족들과 제이크 설리가 익룡을 닮은 이크란을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은 ‘드래곤 길들이기’의 히컵이 친구가 된 드래곤 투스리스(toothless 이빨이 없다는 뜻으로 히컵이 붙여준 이름)를 타고 날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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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느가 주목한 우리 영화, 그 절망에 대한 세 시선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5. 24. 07:19
‘하녀’의 냉소, ‘시’의 관조, ‘하하하’의 유머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처럼,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의 절망 앞에서 우리는 어떤 몸부림을 하고 있을까. 칸느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 영화 세 작품, 임상수 감독의 ‘하녀’, 이창동 감독의 ‘시’, 그리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이 절망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하녀’가 5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견고한 시스템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시’는 그 도저한 시간의 흐름 위에 가뭇없이 사라지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관조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로 승화해냈고, ‘하하하’는 본래는 무의미한 절망적인 세상에서 어떻게든 의미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우리의 실존을 과거와 현재를 병치함으로써 홍상수 특유의 유머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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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그녀는 여전히 밑에 있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5. 14. 06:27
1960년 '하녀'와 2010년 '하녀', 뭐가 달라졌을까 '하녀'라는 말은 이제 우리의 일상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아래 하(下)자와 계집 녀(女)자를 쓰는 이 단어는 다분히 계급적으로 읽힌다. 즉 신분제도가 있던 시대에 사용되었던 이 '하녀'라는 단어는 지금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은 동일한 제목의 원작 영화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개봉되던 1960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대에 사용되던 말로 제목을 바꾼다면 '식모'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이 '하녀'라는 단어가 1960년에도 또 50년이 지난 2010년에도 그대로 제목의 자리에 앉아있을까. 아마도 김기영 감독은 '하녀', 즉 새롭게 등장하는 식모라는 직업군(?)에서, 당대 산업사회의 태동기에 물질주의가 가져올 욕망의 표상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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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에 대처하는 ‘하모니’의 자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2. 1. 08:53
소통의 쾌감에 충실한 영화, '하모니' ‘아바타’가 전 세계 영화시장에 던진 파장은 쓰나미급이다. ‘타이타닉’이 세웠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 치웠고, 우리나라에서 외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고도 그 기세는 꺾이지 않아 항간에는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인 ‘괴물’의 기록까지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바타’의 질주를 의식한 나머지 3D로만 개봉하는 제재를 가했을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니 우리네 영화들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바타’의 쓰나미에 몇몇 우리 영화들은 흔적 없이 쓸려 내려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조금씩 ‘아바타’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