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립영화

독립영화의 가치 “내 일이잖아. 근데 왜 네가 다 알아서 해?” 정지혜 ‘정순’정말 오랜만에 독립영화를 보러갔다. 멀티플렉스에서도 가장 작은 29석 상영관에서 ‘독립적으로’ 나홀로 영화를 봤다. 영화는 정지혜 감독의 ‘정순’. 전 세계 19개 영화제 초청을 받고 무려 8관왕을 달성한 작품이었다. 만일 이런 해외 수상이력이 없었다면 이 독립영화가 멀티플렉스에 걸릴 일은 없었을 터였다. 영화는 좋았다. 저예산 티가 팍팍 났지만, 그래서인지 자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독립영화 특유의 뚝심이 감동적일 정도였다.영화는 공장에서 일하는 중년여성 정순(김금순)이 디지털 성범죄를 겪으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차별과 희롱이 일상화된 공장에서 별 문제의식 없이 시키는대로 살아왔던 정순은, 이 지옥을 통해 차츰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더보기
'귀향'과 '동주'의 기적, 그 소중한 본보기 의 소녀들과 의 청년들 영화는 이미 자본의 경제가 된 지 오래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는가 하는 점은 그 영화의 성패와 무관하지 않다. 극장에 얼마나 걸어주는가가 흥행의 관건이 되는 상황이다. 그러니 배급사가 투자사인 우리네 상황에서 투자규모가 큰 영화는 그만큼 극장에서 더 오래 많은 관을 내주게 된다. 그러니 작은 규모의 영화들은 설 자리 자체가 없다. 자본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영화 산업에 극명하게 나타나는 건 그래서다. 그런데 여기 이런 자본 시스템을 거스른 두 영화가 있다. 과 다. 은 국민 7만5270명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비 12억을 모아 겨우 제작될 수 있었다. 물론 손숙 같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재능기부도 빼놓을 수 없다. 보통 배급사에서 관심을 갖는 제작비 규모가 최소 20억 수.. 더보기
‘낮술’, 배고파도 웃고 살자 '낮술'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스트레스의 한 가운데 선 낮이라는 시간대에 입에 착착 달라붙을 것만 같은 술에 대한 욕망이 연거푸 몇 번 잔을 넘기다보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는 것을. 머리는 지끈지끈, 불콰한 얼굴은 후끈후끈, 곧 왜 낮술을 시작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물론 전도유망한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빌어 한 회식자리의 포만감이라면 다르겠지만, 모두들 일을 하는 낮 시간에 음습한 주점 모퉁이에 앉아 소주를 까는 이들의 심정은 말한 대로의 적당한 괴로움과 욕망 그리고 곧 드러나는 욕망의 배반이 안주거리로 올라오게 마련이다. 이 낮술에서 갖게되는 정서 즉 기대감과 배반감 같은 것이 바로 '낮술'이라는 유머의 세계다. 이야기는 한 주점에서의 농담에서부터 시작한다. 실연당한 혁.. 더보기
‘워낭소리’의 대박, 왜 위기일까 독립영화에 대한 상업적 조명이 가진 위험성 ‘워낭소리’가 1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간다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 않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양상은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관객몰이 하듯 쏟아내던 수치와 유사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결과는 그러나 수많은 것들을 바꾸어놓았다. ‘워낭소리’에 등장한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성공에 따른 수입에 관련된 소문들은 독립영화로서 갖고 있던 진정성의 아우라마저 휘발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특별 상영회에 참석한 이충렬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관객이 늘어날수록 무섭다”며 “차라리 잠적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워낭소리’가 독특한 아우라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여전히 소를 이용한 농사를 고집하고 있는 할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