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
'매리는 외박중', 이토록 귀엽고 예쁜 드라마라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2. 1. 08:48
'매리는 외박중', 어른 없는 세계를 꿈꾸는 드라마 "우리 아빠 때문에 미안해." "우리 엄마 때문에 미안해." 무결(장근석)의 엄마 감소영(이아현)과 매리(문근영)의 아빠 위대한(박상면)이 다투고 나자, 무결과 매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마치 부모가 자식 다툼에 대해 얘기하듯. '매리는 외박중'이라는 작고 귀여운 세계에 어른들은 외박중(?)이다. 위대한과 감소영은 둘다 그럴 듯한 직업이 없다. 어찌 보면 이 두 어른들을 돌보는 건 거꾸로 매리와 무결이다. 매리는 빚 독촉에 시달리는 아빠를 위해 100일 결혼 계약을 하고(그래서 떡볶이집 사장이 되기도 했다), 무결은 여전히 현실감이 없는 엄마가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정인(김재욱)의 회사와 계약을 한다. 물론 정석(박준규)도 마찬가지. 여전히 매리..
-
'신데렐라 언니', 그 독한 사랑에 끌리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29. 08:13
고슴도치 같은 '신데렐라 언니'의 사랑법 "옛날에 나 이집 떠날 때. 기차역에 왜 안 나왔어? 편지 못 받았어? 기차역으로 나와 달란 편지. 효선이한테 전하랬는데. 효선이가 혹시 안 전했었니? 응?" '신데렐라 언니'의 이 대사는 전형적이다. 이 부분만 들어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기훈(천정명)의 질문에 대해 은조(문근영)가 "받았어"하고 말하는 장면은 그 전형성을 벗어난다. 사실 받지 못했고, 당시 그 편지 한 장이 은조에게 어떤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라면 이 은조의 독한 말에서 다양한 뉘앙스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읽고 나서 찢어버렸는지 태워버렸는지도 생각 안나는 데, 내가 그걸 여태까지 기억해야 돼? 거지 같이 굴지 마. 누구한테 뭘 구걸하고 있는 거야..
-
'신데렐라 언니', 세상의 악역을 위한 동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16. 14:14
선악을 넘어, 관계의 화학반응으로 가는 '신데렐라 언니' "나한테 뜯어먹을 거 있어? 왜 웃어?" '신데렐라 언니'의 그 언니인 은조(문근영)는 그녀를 향해 해맑게 미소 짓는 기훈(천정명)에게 다짜고짜 쏘아댄다. 기훈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넌 뜯어먹을 게 있어야 웃니?"하고 되묻는다. 어쩌다 은조는 '뜯어먹을 게 있어야 웃는다'고 여기는 아이가 되었을까. 기훈의 질문은 전통적인 신데렐라 이야기 속에서 그 언니가 왜 그토록 악독했던가 하는, 지금껏 아무도 던지지 않은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이 악독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신데렐라 언니'는 신데렐라 이야기 속에서 소외된 그 언니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거기서 그녀가 그토록 독해지고 매정해진 사연을 찾아낸다. 그녀의 어머니 송강숙(이미숙)은 ..
-
문근영에게서 느껴지는 고현정의 기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7. 07:23
'신데렐라 언니' 문근영 어디까지 변신할까 신데렐라 집에 들어간 신데렐라 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문근영이 연기하는 신데렐라 언니 은조는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을 가족으로 살갑게 대하려는 새 가족들을 계속해서 밀쳐내는 중이다. 끝없이 재잘거리며 언니를 따르는 동생 효선(서우)에게 "너 원래 그렇게 말이 많니?" 하며 금을 긋고, 키다리 아저씨마냥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기훈(천정명)에게 "나한테 뜯어먹을 거 있어? 왜 웃어?"하고 쏘아댄다. 기훈의 말처럼 웃을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하필이면 뜯어먹을 게 있어야 웃는다"는 아이. 그만큼 은조는 행복이라고 여겼던 것들에 지독히도 배신을 당해왔다. 그러니 아예 행복의 접근을 막는 중이다. 이런 신데렐라 언니 옆에서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