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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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패밀리'의 희비극, 인간은 어떻게 증명되는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4. 29. 09:00
'로열패밀리', 그 인간과 괴물의 증명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어떻게 증명될 수 있을까. '인간의 증명'이라는 원작을 갖고 있는 '로열패밀리'의 질문이다. 이 드 라마는 '로열패밀리'라는 자본의 기계가 되어있는 정가원 속에 스스로를 괴물로 치부하는 이질적인 존재를 통한 화학실험을 선보인다. 이 화학실험의 목적은 그 안에서 진정으로 누가 괴물이고 누가 인간인가를 추출해내는 일이다. 구박받는 며느리에서 18년 간을 절치부심 반전을 준비해온 김인숙(염정아)의 행보는 숨겨져 있던 정가원 사람들의 실체를 드러낸다. 가족관계라기보다는 하나의 기업을 연상시키는 정가원의 자본으로 말끔한 표면 아래 숨겨져 있던 더러운 비밀들이 김인숙이라는 촉매제에 의해 마구 밖으로 끄집어내진다. 가족이 아닌 그저 관계로서 아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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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8. 14. 11:25
요즘 주목해서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혼'입니다. 사실상 공포물이란 것이 TV라는 매체에서 그다지 시청률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장르죠. 특히 요즘처럼 여성 시청층의 입김이 세진 경우라면, 그저 보기만 해도 끔찍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공포물로 채널을 고정시킨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혼'을 처음 접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처음 시작은 전형적인 귀신영화의 틀을 따라가죠. 거꾸로 자신을 바라보는 혼령과, 거울 속의 혼령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데 이와는 병렬적으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끼어듭니다. 처음에는 혼령이 무서웠지만, 차츰 사이코패스가 더 무서워지는 것은 이 이야기의 의도 그대로입니다. 폭력이 넘치는 세상, 그리고 그 폭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 심지어 폭력을 감싸는 법은 공포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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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공포와 공감의 공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13. 10:45
공포물이 사회물이 될 때 공포물. 무조건 놀라게 하고 잔인하면 된다? 만일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이야기의 맥락이 없는 단순한 자극으로서의 공포란 물리적인 반응으로서의 소름을 돋게 할 지는 모르지만,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한다. 진짜 무서운 것은 단순 자극이 아니라, 이야기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금기와 죄의식을 건드릴 때 저절로 피어나오는 두려움이다. 공포가 어떤 공감까지 불러일으킬 때, 우리는 그 이야기가 주는 무서움을 오래도록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MBC 수목드라마 ‘혼’은 공포와 공감을 둘 다 가져가는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두 가지 장르가 혼재한다. 그 하나는 혼령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공포물이고 다른 하나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범죄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