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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극

<추적자>, <적도>의 빈자리 채울까 에 이어 직진하는 사회 복수극, "힘 있는 자와 타협하지 않고 힘없는 사람들한테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위를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살피겠습니다. 가난이 자식들한테 대물림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서민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저 강동윤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강동윤(김상중)의 이 연설 내용은 지겨울 정도로 전형적이다. 누구나 한번쯤 TV를 통해 봤을 법한 장면. 하지만 그 장면이 흘러나오는 TV 옆으로 억울하게 딸을 잃은 백홍석(손현주)이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걸어 나오는 모습은 이 지극히 전형적이어서 이제는 따분하기까지 한 연설 내용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강동윤은 연설 내용과는 정반대로 .. 더보기
'나쁜 남자'에 우리가 공감했던 이유 '나쁜 남자', 유리가면 뒤에 숨겨진 자본의 얼굴 '여기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기억에서 조차 사라진 이들은 이렇게 작고 초라한 죽음으로 남아있는데 그들은 죽음으로 몬 사람들은 여전히 평온하다...(중략) 그들에게서 모든 걸 빼앗을 수만 있다면 난 기꺼이 악마이길 선택한다. 신이 그들 편이라면 악마는 나의 편이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쁜 남자'의 심건욱(김남길)이 살해된 부모의 묘 앞에서 오열하며 하는 이 내레이션은 일종의 선언문 같다. 심건욱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다른 사람 인생 따위는 벌레보다 더 하찮게 여기는 해신이라는 그 껍데기를 쓴 그 인간들"을 무참히 부숴버릴 것이라 선언한다. 도대체 해신(으로 대변되는 인간들)은 무엇이고, 그들이 심건욱과 그 가족들에게 한 짓.. 더보기
우리가 '검프' 앓이를 했던 이유 '검사 프린세스'가 종영했다. 그저 가볍게만 여겨졌던 드라마는 그러나 차츰 진지해지면서 결국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흔히들 이 드라마를 통해 '서변앓이'를 경험했다고들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마혜리(김소연) 옆에 나타나 가벼운 농담처럼 다가왔던 서인우(박시후). 그런 그가 갑자기 사라져버리자 '서변앓이'를 시작했던 마혜리처럼, 그걸 바라보면서 똑같이 '서변앓이'를 했던 시청자들처럼, 이제 '검사 프린세스'의 갑작스럽게만 느껴지는 종영 앞에 뒤늦은 '검프' 앓이를 하는 이유는 왜일까. '검사 프린세스'의 시작은 경쾌하기 그지없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였다. 미니스커트 차림에 "야근을 왜 하냐"며 6시면 땡하고 회사를 나서서는 명품 가방이나 챙겨드는 무개념 검사 마혜리(김소연)는 그 어이없는 행동으로 웃.. 더보기
'검사 프린세스', 멜로를 보다 사회를 읽다 '검사 프린세스', 소현경표 멜로드라마의 사회성 "좀 전에 골라든 그 수백만 원 하는 가방, 그 동안 당신의 명품들, 인우 인생 짓밟은 대가라는 거 알아요? 인우 거 뺏은 거라는 거." '검사 프린세스'에서 인우(박시후)의 친구인 제니(박정아)가 마혜리(김소연)에게 던지는 이 말은 드라마의 시점을 살짝 돌려놓는다. 그동안 마혜리의 입장에서 진행되어오던 드라마는 제니의 이 역지사지를 제안하는 대사를 통해 인우의 입장을 풀어놓는다. 수백만 원 하는 가방에 명품들 속에서 공주로 검사로 살아오던 마혜리가, 자신의 삶이 사실은 한 가족의 인생을 파탄 낸 대가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를 개인적인 차원을 다루는 멜로에서 사회극으로 옮겨놓는다. 마혜리는 사회화가 덜 된 무개념의 공주 검사로 드라마에 등장한다... 더보기
사회극을 꿈꾼 공포극, 그 미완의 이유 ‘혼’을 담은 문제작, 왜 마침표를 못찍었나 “사람들은 작은 것에는 분노하지만 큰 것에는 분노하지 않아. 왜? 허락되어 있지 않으니까.” 백도식(김갑수)은 진정 분노해야할 대상에는 분노하지 않고 엉뚱한 것에 분노함으로써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인간들을 비웃는다. 그러면서 불쑥 정치 이야기를 꺼내든다. “그래서 정치를 좀 해보려구 해.” ‘혼’에서 악역을 맡고 있는 백도식이란 인물의 대사를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가 그저 공포극에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정의는 법을 이길 수 없거든.” 법과 정의에 대한 그의 대사는 아프게도 현실이다. 그러니 법을 이길 수 없는 피해자들은 법 외부의 힘으로 가해자들을 응징하려 한다. ‘혼’이라는 공포물의 탄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한다. 가해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