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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과 김태우가 보여준 악역의 품격 의 배종옥과 김태우, 악역에도 격이 있다 에서 왕비서(배종옥)과 조무철(김태우)은 미스테리한 인물들이다. 누가 봐도 악역이지만 그 속내를 좀체 알 수가 없다. 왕비서는 눈 먼 오영(송혜교)의 뒷바라지를 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마치 엄마처럼 오영을 걱정하고 챙기지만, 그녀가 사실 오영의 눈을 멀게 방치했다는 사실은 그것이 모성이 아니라 모성에 대한 괴물 같은 집착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녀는 오영을 평생 옆에 두고 챙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 했던 것. 왕비서가 자신의 집착이면서도 그것을 모성으로 꾸몄다면, 조무철은 정반대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무철은 오수(조인성)로 하여금 오영에게 거짓 오빠 노릇을 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100일 안에 78억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 더보기
'여인의 향기', 시한부로 삶을 바라보니 뻔한 소재 '여인의 향기'의 깊은 여운, 그 이유 '여인의 향기'에서 암 선고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연재(김선아)는 아직 죽지 않았다. 물론 언젠간 죽을 것이다. 그것은 빨리 올 수도 있고 아주 천천히 올 수도 있다. 누구나 다 그런 것처럼. 하지만 연재의 삶은 달랐다. 암 선고를 받은 후 시한부로 삶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녀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새삼 주변 사람들을 다시 돌아본다. 그러자 거기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자신의 삶이 달리 보인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아득바득 버티는 삶을 살았던가. 그 흔한 여행 한 번 못가보고 좋은 옷 한 벌 사 입어보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무엇보다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하고 쥐꼬리만 한 월급에 목매며 살아온 자.. 더보기
'여인의 향기', 왜 희망을 보지 않을까 '여인의 향기', 멜로를 벗어나야 희망이 보인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병실을 빠져나와 그간 꿈만 꾸고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알게 된다. 삶이란 것이 길든 짧든 그렇게 뭔가를 해보는 그 과정이라는 것을.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지금 현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인의 향기'의 모티브를 따온 알 파치노 주연의 동명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 영화에서는 장님이 된 퇴역장교가 자살여행을 떠나는 얘기가 나온다. 여행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보고 죽으려던 것. 하지만 그렇게 해보니 삶에 대한 애착이 생겨난다. 탱고는 바로 그런 열정이었다. 보이지 않아도 삶은 그렇게 빛날 수 있다. 장님인 슬레이드(알 파치노)는 아이러니하게도 멀쩡.. 더보기
'선덕여왕', 우리를 꿈꾸게 한 사극 '선덕여왕', 결국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 지난 5월 봄에 시작한 '선덕여왕'은 12월 겨울에 끝이 났다. 마지막에서 덕만(이요원)이 "스산하다"고 말하고 유신(엄태웅)이 "곧 봄이 올 것입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은 마치 이 '선덕여왕'의 처음과 끝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만 같다. 죽기 직전 덕만은 어린 시절 꾸었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꿈속에서 어린 덕만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던 여인. 덕만은 죽음 앞에서 바로 그녀가 성장한 덕만이었다고 생각한다. 성장한 덕만은 어린 덕만에게 앞으로 있을 시련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사실 가진 건 없을 거야."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그래도 "견뎌 내"라는 것이었다. 이 엔딩 장면은 지금껏 봄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