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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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왜 하필 강북의 지하를 배경으로 했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4. 10. 13. 09:49
이 끔찍한 건 그것이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의 배경은 강북의 한 마을이다. 어둑한 밤길 마치 공무원들처럼 복지부동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공권력 속에서 그나마 행인들을 지켜주는 것이라면 가로등과 CCTV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의 연쇄실종사건이 벌어지는 강북의 그 마을에는 그 가로등과 CCTV를 공권력이 아니라 살인자가 쥐고 있다. 가로등을 마음대로 꺼버리고 그 어둠 속에서 살인자는 일종의 ‘인간사냥’을 벌인다. CCTV? 그것은 범죄자들을 찍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아니라 사냥감이 어디로 움직이는가를 보여주는 범죄자의 ‘천리안’이다. 즉 에서 ‘본다는 것’은 하나의 특권적인 위치를 만들어낸다. 살인자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공권력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살아남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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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은 왜 주민들과 몸싸움까지 벌였을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14. 9. 17. 09:35
김부선, 폭행보다 중요한 건 그 이유 김부선은 아파트 주민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인터넷에는 ‘김부선 폭행’이라는 실시간 검색어가 떠올랐고, 뉴스 보도에 의해 보여진 해당 CCTV 동영상이 삽시간에 유포되었다. 동영상에는 아파트 주민들에 둘러싸여 있는 김부선이 그 중 한 주민과 몸싸움을 벌이다 주먹을 날리는 장면이 포착되어 있었다. 그 장면만을 뜯어보면 ‘폭행’이 명백해 보인다. ‘연예인이 일반인을 폭행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따라서 거두절미하고 그 ‘연예인 폭행’이라는 사실 자체에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단 연예인에게 비난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의 ‘행실’에 초점이 맞춰지면 해당 연예인은 그래서 그 자체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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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과 '운명', 10억 앞에 무릎 꿇는 현실이라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7. 18. 09:26
과 이 제시하는 10억의 사회학 요즘 드라마가 제시하는 액수는 1억도 아니고 100억도 아닌 10억이다. 10억이라는 돈이 제시될 때는 그만한 조건이 따라붙기 마련. MBC 에서 이건(장혁)이 김미영(장나라)에게 10억을 주는 조건은 이혼합의서다. 아이를 낳으면 자동적으로 이혼이 되는 합의서. 10개월 동안 위자료로 10억. 한 달에 1억씩 받는 셈이다. SBS 에서 세영(최지우)이 석훈(권상우)에게 10억을 제시하면서 붙이는 조건은 3일 간의 시간을 자신에게 팔라는 것이다. 육체적 관계를 상상했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세영이 석훈 부부를 일종의 시험에 들게 한 대가로 보인다. 완벽하다는 그 신뢰가 얼마나 돈 앞에서 무력한가를 실감하게 하려는 것. 하지 않겠다던 석훈도 계약금으로 1억이 즉시 입금되자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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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깨는 '유나의 거리'의 낮은 시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6. 25. 10:00
의 서민적 멜로, 왜 특별하게 느껴질까 “너 왜 이렇게 사냐? 마음잡고 착하게 살 수 있잖아.” 창만(이희준)이 유나(김옥빈)에게 던지는 이 멘트는 일반적인 멜로의 대사는 아니다. 유나는 소매치기다. 전설적인 소매치기였던 아버지 때문에 그 길로 들어섰다. 죽어가던 아버지가 제 손가락까지 자르며 소매치기를 그만두라고 만류했지만 유나는 마치 중독된 사람마냥 거리로 나와 행인들의 가방을 노린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 창만은 지금 유나를 그 거리로부터 구해내려 하는 중이다. JTBC 가 그리는 멜로는 우리가 늘상 드라마에서 봐오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거기에는 대기업 회장님 아들도 없고,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보기에도 멋진 커리어 우먼 따위는 없다. 창만(이희준)은 건실한 청년이지만 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