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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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대한 생각이주의 영화 대사 2024. 7. 14. 11:15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없네요.”- 봉준호 ‘기생충’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동익(이선균)이 사는 번듯한 2층집에 하나둘 기생하며 살게 된 기택(송강호)의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신분을 속이고 기택은 운전기사로, 기우(최우식)는 과외선생으로, 기정(박소담)은 미술치료 교사로, 그의 아내 충숙(장혜진)은 가정부로 들어온다. 동익이 누리고 사는 집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게 그림자 속에 숨어 살아가는 기택 가족의 세상이 된다. 하지만 캠핑을 떠나 빈집에 남은 기택의 가족이 마치 제 집처럼 술판을 벌이고 놀 던 날 그 착각은 깨진다. 마침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익의 가족이 돌아오자 바퀴벌레들처럼 숨게 된 것. 그리고 그 폭우는 낮은 지대에 있는 기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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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한 발 물러남으로써 더 잘 소화하는이주의 인물 2024. 6. 10. 13:44
‘삼식이 삼촌’으로 첫 드라마 데뷔한 송강호“사랑과 존경의 의미로 다들 그렇게 불러요. 삼식이, 삼식이 형님, 삼식이 삼촌. 전 너무 좋아요. 제 별명이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삼식이 삼촌’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이 하는 그 대사로 시작한다. 이 첫 대사는 16부작 ‘삼식이 삼촌’이라는 작품이 사실상 이 인물의 서사라는 걸 예감케 한다. 삼식이 삼촌을 연기하는 송강호는 특유의 힘을 쪽 빼서 과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목소리로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다. 시청자들은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삼식이 삼촌’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1950년대말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작품의 첫 회가 끝나갈 즈음, 이 대사의 의미는 삼식이 삼촌과 김산(변요한)이라는 인물이 던지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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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여서 완성된 ‘삼식이 삼촌’이라는 독보적 캐릭터이주의 드라마 2024. 5. 26. 11:16
‘삼식이 삼촌’, 먹고사니즘에만 몰두했던 시대의 느와르“피자 아세요? 드셔 보신 분? 의원님, 드셔 보셨습니까? 제가 유학시절에 피자집 다락방에서 살았습니다. 하루 한 끼 제대로 못 먹던 유학시절에 매일 피자 굽는 냄새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여러분 총칼이 아니라 경제입니다. 누구도 끼니 걱정하지 않는 나라. 하루 세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나라! 제가 유학시절에 가장 부러웠던 건 전투기도 항공모함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피자였습니다. 전 국민이 굶으면서 전쟁에 이기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개혁당 주인태(오광록)를 지지하는 연설에서 김산(변요한)이 하는 피자 이야기에 박두칠(송강호)의 눈이 반짝 빛난다. 그 역시 대한민국 정재계를 쥐고 흔드는 청우회 사람들 앞에서 한바탕 피자 이야기를 꺼냈던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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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송강호는 왜 그 맨발에 신을 신겨주었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8. 9. 10:18
사람이라면 응당.. '택시운전사'가 광주를 담는 방식망자의 맨발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왜 그토록 더럽혀지도록 그 맨발이 수고를 다했을까.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맨발인가. 살아생전에 쉬지 않고 어딘가로 데려다주곤 했으나 이제 겨우 그 끝에 이르러 영원한 휴식에 들어간 고마움과 미안함 같은 감정들이 그 맨발에 묻어난다. 그래서 그 망자의 맨발에 신발을 굳이 신겨주고픈 마음은 사람이라면 응당 그러고픈 인지상정일 것이다.영화 에서 만섭(송강호)은 독일의 외신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손님으로 태우고 광주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많은 맨발들을 맞이하게 될 줄 전혀 몰랐다. 만섭은 자신의 영업을 위해서라도 대학생들이 데모 좀 그만 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진 소시민이었으니까. 그에게 ‘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