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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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빵생활' 신원호 PD, 허투루 인물 기용하는 법이 없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23. 14:24
‘감빵생활’, 신원호 PD가 보여주는 인물에 대한 무한애정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tvN 수목드라마 에서 한 감방에서 지내던 고박사(정민성)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되어 가게 된 그 과정을 보면 신원호 PD가 얼마나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쏟는가가 느껴진다. 장기수(최무성)와 사실은 동갑이었던 고박사가 헤어지는 순간에 즈음에 서로 말을 놓으며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마치 장기수의 시선으로 다독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떠나는 고박사를 이송하는 팽부장(정웅인)이 가는 길에서나마 편하라고 수갑을 풀어주자 고박사가 법조항을 들먹이며 다시 수갑을 채우라 하는 장면도 훈훈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박사의 캐릭터가 아닌가. 겉으로는 툴툴대고 거칠어 보이지만 수감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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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허준호 아니었다면 이런 긴장감 가능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5. 26. 09:01
작품에 불을 붙이는 밑그림 전문 허준호의 존재감이 정도면 허준호는 작품의 ‘밑그림 전문’이라고 불러도 될 듯싶다. 허준호는 드라마든 영화든 주인공 역할로 등장한 적은 별로 없다. 대부분 악역이나 중요한 조연이 그가 연기해온 전문분야다. 하지만 그의 악역과 조연 역할은 그저 보조적인 것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작품의 전체적인 정서나 분위기 혹은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것이 그의 연기로부터 부여된다는 점에서 그는 작품의 밑그림을 그려내는 숨은 주인공이 아닐까. MBC 수목드라마 에서의 허준호가 그렇다. 사실 이 사극에서 편수회라는 조직이 갖는 존재감은 전체 이야기의 모티브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왕의 뒤편에 서서 사실상 비선실세 역할을 하는 편수회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파탄 나는 국가와 핍박받는 백성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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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의 무엇이 '럭키'에 행운을 줬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0. 17. 09:24
어딘가 부족한 , 유해진의 엄청난 저력 영화 의 진짜 행운은 유해진이 아니었을까. 는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가 개봉한 지 20일이 다 되어가지만 고작 250만 관객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결과다. 영화에 들어간 공력을 보면 가 압도적이다. 제작비도 가 홍보비를 포함해 110억 정도가 들어간 반면 는 40억이 투입됐다. 무엇보다 쟁쟁한 주연급 배우들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의 캐스팅은, 지금껏 조연으로만 주로 서 왔던 유해진이라는 배우에 기대하고 있는 와 너무나 비교된다.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말해 라는 작품이 굉장한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형적인 코미디 장르로서 기억상실이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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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과 '옥중화'의 너무 다른 전광렬 활용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5. 19. 09:16
의 전광렬, 의 전광렬 전광렬은 아마도 요즘 가장 바쁜 연기자가 아닐까.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두 편의 사극에 출연하고 있다. SBS 월화사극 과 MBC 주말사극 가 그 작품들이다. 겹치기 출연이 만들어내는 혼동은 이런 선택이 과연 괜찮은 것인가를 묻게 하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건 두 사극이 전광렬을 활용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다는 점이다. 전광렬이 이렇게 무리해서까지 동시에 두 작품을 소화하는 까닭은 이 작품의 작가나 PD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전광렬은 의 권순규 작가가 쓴 , 에 모두 출연했다. 물론 를 만들고 있는 이병훈 감독과 최완규 작가와는 꽤 많은 작품들을 해왔다. 최완규 작가의 데뷔작인 에서부터 최근 까지 전광렬은 출연해왔고 처럼 이병훈-최완규 콤비가 해낸 사극에도 출연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