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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나의 최애를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특히 위기에 빠진 최애를 구하겠다는 마음이라면 그 어떤 어려운 일에도 기꺼이 뛰어들 게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임솔(김혜윤)은 바로 그 덕심을 가져봤던 이들의 모든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의 최애, 선재(변우석)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15년 전 시간대로 타임리프하는 인물이니 말이다. 비현실적인 판타지지만 지극한 덕심은 이 판타지를 허용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기꺼이 임솔이 선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여행에 동승한다. 그가 어떻게든 과거를 바꿔 선재가 현재에 죽지 않고 살아있게 만들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데 도대체 그 덕심이 얼마나 크길래 이런 판타지까지 꿈꾸게 할까. 임솔에게 ..
‘눈이 부시게’, 눈부신 한지민·남주혁 이들이 겪을 청춘의 시간은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가졌지만 그 시계를 사용하면 빨리 늙게 된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의 타임리프 설정은 여느 유사 장르물들과 달리 그런 한계점을 덧붙여놓았다. 그래서 그런 ‘판타지의 룰’을 몰랐을 때 그 시계를 발견했던 어린 혜자(한지민)는 제 맘대로 시간을 되돌려 시험 점수를 올리거나 봉변을 모면하거나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구 시계를 쓰다 급성장해버리면서 혜자는 시계를 쓰지 않기로 한다.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는 바로 이런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시계를 갖고 있는 혜자(한지민)라는 인물이다. 이런 시계가 탐욕 가득한 인물의 손에 들어갔다면 이 이야기는 좀 더 ..
웃다가 울다가, ‘고백부부’의 청춘 리마인드 특별한 까닭그 누구도 이런 현실 부부가 될 줄 알았을까. KBS 예능드라마 는 꿈은커녕 독박육아에 지쳐버린 마진주(장나라)와 갑과 을로 나뉘어지는 사회에서 갖가지 갑질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 자존심마저 다 버리고 살아가는 최반도(손호준)라는 현실 부부가 오해로 인해 결국 이혼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해피엔딩일 줄 알았던 결혼이 사실은 새드엔딩의 시작이었다는 걸 이 드라마는 이들 현실 부부의 처절한 상황을 통해 공감시킨다. 하지만 는 이 현실에 곧바로 청춘으로의 타임리프라는 판타지를 이어 붙인다. 결혼반지를 빼서 집어 던지는 순간 시간이 청춘으로 되돌려지는 것. 타임리프 장치의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와 그 장치가 주는 신선함을 사라진 지 오래지만 이 드라마가..
같은 타임리프라도 ‘명불허전’은 달랐던 까닭마지막에 즈음해 드디어 tvN 주말드라마 이 왜 굳이 타임리프라는 장치를 사용했는가 하는 그 진심이 보인다. 조선 최고의 침구술 실력을 가진 허임(김남길)이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로 떨어지는 그 설정이 처음에는 어딘지 그 이질적 시간에 놓은 인물이 겪는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닐까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조선의 의원이 현재에서 느끼는 황당함이 주는 코믹함이 있었고 침 하나로 위급한 생명을 살려내는 상황이 주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이 드라마가 이러한 타임리프의 재미만을 추구했다면 그 메시지는 앙상해졌을 지도 모른다. 물론 조선과 현재를 허임과 최연경(김아중)이 함께 오가며 겪는 파란만장한 상황들이 주는 흥미로움을 빼놓을 수 없고, 그러면..
‘명불허전’, 헬조선을 넘나드는 타임리프가 보여주는 것드디어 tvN 주말드라마 이 그 본색을 드러냈다. 지금껏 조선과 현재를 뛰어넘는 타임리프가 주로 보여줬던 건 그 다른 환경을 마주한 인물들의 멘붕 코미디에 가까웠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고 한의학과 현대의학이 서로 공존하는 그 장면들이 주는 흥미로움 또한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 하려는 이야기의 진짜 알맹이는 아니었다. 그 진짜 메시지가 드러난 대목은 허임(김남길)이 두칠(오대환)의 형을 치료해주지만 결국 주인 양반에 의해 맞아 죽게 되는 그 에피소드였다. 제 아무리 뛰어난 의술을 갖고 있어 다 죽어가는 생명을 구해놓아도 천출들은 양반의 명 하나로 맞아 죽을 수밖에 없는 비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 과거 허임은 이미 그런 비슷한 상황을 겪..
'최고의 한방', 희비극이 잘 엮어진 예능드라마짠한 데 웃음이 나고, 우스운데 짠하다. KBS 은 희비극이 무엇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드라마다. 최우승(이세영)이 사귀던 남자친구가 자신의 룸메이트와 바람을 피우는 걸 박스 안에 숨어서 보다 들키는 시퀀스는 이 드라마가 가진 웃음과 짠함의 정체를 드러낸다. 자존심 상하고 창피한 우승이 박스를 뒤집어쓴 채 집밖으로 나가려 하고 그걸 막으려는 남자친구와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짠한데 웃음이 난다. 코미디가 가진 양면성, 즉 비극 속에 담겨진 희극적 요소가 주는 페이소스가 이 드라마에는 도처에 묻어난다. 힘겨운 공시생의 삶을 살아가는 우승은 일 년 간의 노력 끝에 들어간 시험장에서 갑자기 배탈이 나 결국 시험을 포기하게 된다. 그 상황 자체가 주는 절망감은 ..
영화 같은 ‘터널’, 이토록 소름 돋는 전개라니3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타임리프.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 그리고 피해자들. OCN 주말드라마 은 시작 전만 해도 tvN 드라마 과 비교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이 무전기에서 터널로 바뀐 것 아니냐는. 하지만 이런 비교가 미안하고 무색할 지경이다. 의 전개는 스릴러 장르를 줄곧 고집해온 OCN의 정수가 총체적으로 모여져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함의하는 놀라움을 보이고 있다. 스릴러 장르가 갖는 긴장감은 기본이고, 시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 설정이 주는 새로운 이야기 전개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무엇보다 은 스릴러 장르와 타임리프라는 다소 복잡할 수 있는 틀거리를 가져오면서도 헤어진 이들이 다시 만나는 가족이야기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
‘터널’, 이유영의 정체에 시선이 집중된 까닭OCN 주말드라마 은 이 채널이 일관되게 그려왔던 스릴러 장르물이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고 그를 잡으려는 형사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적인 틀과는 다른 만의 차별화된 지점이 있다. 그것이 이 스릴러 장르물이 가져온 타임리프라는 장치에 숨겨져 있다. 3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1986년에서 현재로 시간이동한 주인공 박광호(최진혁)의 주변에 포진한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이 그것이다. 박광호의 30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가 그저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점은 과거 그가 추적했던 연쇄살인이 현재까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걸 새로운 사건들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야산에서 발견된 토막살인의 신체일부에 찍힌 다섯 개의 점이 그 단서다. 30년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