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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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 슬픈 우리의 자화상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9. 6. 09:11
노희경 작가는 왜 하필 정신분열을 멜로 소재로 삼았을까 멜로 소재에 정신분열이라니. 우리 드라마사에 이런 남자 주인공이 있었던가. 의 장재열(조인성)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봐왔던 멜로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아프다. 어린 시절의 자신이 투영된 환시를 볼 정도로 아프다. 심각한 폭력을 겼었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어머니에 의해 죽고 형이 대신 교도소에 갔다. 장재열의 집안은 그가 정신분열을 앓듯이 모두가 아프고 분열되어 있다. 대신 교도소에서 청춘을 보낸 형 장재범(양익준)은 그 억울함 때문에 동생인 장재범을 죽이겠다고 달려든다. 그에게서는 불쑥불쑥 내재된 공격성이 밖으로 표출된다. 어찌 보면 그는 심각한 폭력 행사를 해왔던 아버지를 닮았다. 출소한 후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쩔쩔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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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여진구도 이겨낸 박유천의 저력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11. 24. 07:31
의 박유천, 갈수록 물건이 되어간다 이건 아역이 아니야. 여진구가 드라마에 나올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에서 그가 사라진 연우를 향해 오열할 때 그 감정의 질감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의 한정우로 돌아온 여진구. 그 연기는 더 깊었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주홍글씨로 따돌림을 당하며 살아가는 수연에게 “살인자 딸 이수연. 나랑 친구하자.”고 그가 손을 내밀었을 때 아마도 시청자들은 그 미소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또 다시는 그녀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납치범들에게 겁에 질려 그녀를 혼자 놔두고 도망쳤을 때, 그리고 그렇게 그녀가 영영 사라져 버렸을 때 그녀가 남긴 일기장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한정우(여진구)의 모습을 보며 똑같이 가슴이 먹먹해졌을 것이다. ‘보고싶다’라고 담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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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그들은 왜 편히 사랑할 수 없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5. 10. 08:41
그럼에도 에 빠지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불안한 청춘들의 끝없는 방황이 못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가영(신세경)을 사랑하면서도 끝내 그녀를 밀어내고 최안나(유리)의 접근을 허용하는 강영걸(유아인)을 이해할 수 없다가도, 그 성공에 대한 뜨거운 욕망과 사랑하면서도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강영걸의 트라우마는 이 모든 걸 이해하기 해준다. "무서웠어. 누가 날 사랑한다는 게 무서웠어. 너한테 상처주고 너한테 상처받을까봐." 뉴욕출장에서 만나 뜨거운 키스로 마음을 확인한 이가영이 왜 자신을 돌아오지 말라고 했냐고 묻자 강영걸은 그렇게 답한다. 어린 시절 바람난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여동생도 죽게 된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그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사랑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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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우리는 왜 하균신에 열광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14. 11:41
'브레인', 이강훈이라는 우리 모두의 트라우마 신하균은 '브레인'에 등장하며 '하균신'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가 가진 발군의 연기력이 한 몫을 한 것이지만, 더 큰 것은 그가 연기하는 이강훈이라는 캐릭터의 힘이다. 별로 착해보이지도 않고 성격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이 인물.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간다. 그의 끝없는 추락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고 마음 한 구석을 허물어뜨린다. 도대체 무엇일까. 이 캐릭터의 무엇이 이토록 대중들을 들끓게 만들까. 사실 이강훈에서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이다. 불나방처럼 기꺼이 욕망의 불꽃에 몸을 던지는 인물. 그래서 성공을 위한 동아줄이라면 서슴없이 잡고 '충성'을 맹세하는 그런 지극히 속물적인 인간. 하지만 자꾸만 들여다보면 어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