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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사랑의 불시착’ 살리는 현빈의 진지순수·손예진의 엉뚱발랄 6% 시청률(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은 4회만에 8.4%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첫 시청률은 아무래도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주는 기대감이 만든 수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지속적인 시청률 상승과 화제가 이어지고 있는 건 이 작품이 가진 재미요소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첫 회에 대한 대중적 호불호는 분명히 나뉘었다. 현 시국이 남북한 긴장국면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그랬고, 판타지와 병맛이 뒤섞인 듯한 코미디 설정이 그랬다. 하지만 윤세리(손예진)가 리정혁(현빈)의 집에 ‘불시착’하듯 들어와 마을 사람들에게 약혼녀라 소개되면서 본격화된 로맨틱 코미디는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
‘청일전자 미쓰리’가 보여주려는 건 현실인가 판타지인가 이혜리가 연기하는 이선심이라는 인물 특유의 맹한 표정 때문이었을까. tvN 수목드라마 의 예고편은 누가 봐도 한 편의 발랄한 코미디와 성장드라마를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청일전자’라는 제목에 달린 구체적 회사의 명칭은 중소기업을 다루는 것일 테고, 아마도 어려운 현실에 처한 이 회사를 말단 경리직원인 이선심이 회생시키는 이야기일 게다. 실제로 는 갑질하는 TM전자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은 청일전자와 도망친 사장 때문에 바지사장으로 대표직에 앉게 된 이선심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시청자들을 시원하게 만드는 이선심의 한 방이나 적어도 웃을 수 있는 코미디적인 요소는 거의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된 건 이선심이라는 인물이 가..
대작들 속에서 소소한 ‘동백꽃’의 놀랄만한 매력의 비밀 “그냥 첫 눈에 반해버렸구요? 저는 뭐 작전이니 밀당이니 어우 난 이런 거 모르겄구 그냥 유부녀만 아니시면은 올인을 하자 작심을 혔습니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황용식(강하늘)의 이 대사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잘 드러낸다. 조금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의외로 그 구수한 시골스러움과 순박함이 매력으로 보이기도 하는 인물. 그는 동백(공효진)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걸 대놓고 털어놓는다. 이를 애써 거부하며 신중하지 못하다는 동백의 말에도 그의 직진은 꺾일 줄 모른다. “저는요 신중보다는 전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혀요. 긴가 민가 간만 보다가는 옹산 다이아 동백씨 놓쳐요. 기다 싶으면은 가야죠.” 동백은 용식의 말이 ‘돌직구’ 정도가 아닌..
‘천리마마트’, 처음엔 낯설어도 익숙해지다 빵빵 터지는 이거 도대체 뭐지? 아마도 원작 웹툰을 잘 모르는 시청자라면 tvN 드라마 를 보며 당혹스러웠을 지도 모르겠다. 대뜸 대마그룹 회장이란 사람이 자사 주력 상품이라며 가져온 ‘털이 나는 광택제’를 내놓는 에피소드부터 시작하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할 법 하다. 그 말도 안되는 상품에 회장 눈치 보며 동조하는 권영구 전무(박호산)에 모든 이사들이 찬성할 때, 반대의사를 들고 나온 정복동(김병철). 회장은 갑자기 이것이 이사들을 시험해보기 위한 일이었다며 충언을 할 줄 아는 정복동을 추켜세우지만, 갑자기 ‘털이 나는 광택제’가 출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역전된다. 결국 정복동은 이 얼토당토 않은 일로 대마그룹의 유배지나..
‘웰컴2라이프’의 정체는 판타지? 범죄스릴러? 가족극! MBC 월화드라마 는 그 정체가 애매모호하다. 처음 이 드라마의 시작은 현실에서 평행세계로 넘어오는 판타지였다. 누군가 테러로 자행한 자동차 사고를 겪고 깨어난 이재상(정지훈)이 헤어진 여자친구 라시온(임지연)과 결혼해 살고 있었고, 변호사로 심지어 가진 자들의 범법행위까지 변호하던 삶에서 이젠 그들을 잡아내는 검사가 되어 있었던 것. 평행세계의 판타지 설정은 라는 드라마가 향후 마치 처럼 선택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는 그런 이야기를 그릴 것이란 예상을 하게 했다. 하지만 는 그 예상을 깨고, 평행세계로 들어온 이재상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이재상은 어쩌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검사직을 포기하고 율객로펌에 변호사가 될까 갈..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같은 인물의 권력이 위험한 이유 저런 인물이 권력을 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tvN 월화드라마 는 원작과는 달리 이런 관점에 더 집중한 건 아닐까. 는 박무진(지진희)이라는 하루아침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리에 오르게 된 인물이 그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대처하며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이 부각된 건 오영석(이준혁)이라는 국회의사당 테러범들과 연결되어 있는 인물이 권력을 농단하는 모습이다. 몇 회에 걸쳐 박무진은 오영석의 배후세력들에게 철저히 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무진은 무너진 국회의사당 앞에서 장관임명식을 하다 총격당하고, 배후세력을 은밀히 추적하던 국정원 요원 한나경(강한나)과 정한모(김주헌) 역시 수세에 몰린다. 정한모..
‘웰컴2라이프’ 정지훈의 ‘인생극장’, 되돌릴 수 있다면 기획의도에 들어가 있듯이 MBC 새 월화드라마 는 과거 ‘인생극장’을 떠올리게 한다. 두 개의 선택지가 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서 드는 후회. 그래서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코너. 하지만 가 다른 점은 그 두 개의 선택을 하게 되는 인물, 이재상(정지훈)이 두 경험을 온전히 다 하게 된다는 점이다. 평행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이재상은 현실에서는 ‘법꾸라지들’을 돕는 속물 변호사. 그는 자신이 일하는 율객 로펌의 에이스로서 재벌가 홍우식품 일가의 범법행위들을 막아주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는 그런 변호의 기회가 당연히 의뢰인에게 부여된 권리이고 그래서 자신은 그 일을 해주는 것뿐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홍우식품 ..
공정하지 못한 사회, 공정함을 기대했던 오디션의 배신 Mnet 시즌2에서 허각이 우승자로 뽑혔을 때 심지어 신드롬까지 생겨났던 건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정함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행사를 뛰며 노래를 해왔던 허각이지만, 의 무대는 그의 스펙이나 배경 따위는 뒤로 밀쳐두고 오로지 가창력으로 그를 최종 우승자로 세웠다. 스펙과 태생으로 미래가 규정되는 우리네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공정성의 판타지를 제공했고 그래서 허각 신드롬이 생겨났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Mnet 의 투표조작논란을 보고 있자면 이런 오디션의 판타지가 과연 진짜였는가를 의심하게 된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생방송 파이널에서 1위부터 20위 사이의 득표수가 ‘749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