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
'날씨가' 문정희, 선글라스로 빛을 거부해버린 자의 슬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0. 15:29
‘날씨가’, 문정희가 아픔을 딛고 빛을 보길 바란다는 건 “윤택아. 난 빛을 잃었어. 이제 아무 것도 없어. 그니까 나한테 뭘 바라지 마.” JTBC 월화드라마 에서 심명여(문정희)는 북현리까지 내려온 차윤택(황건)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빛을 잃었다. 아니 빛을 거부해버렸다. 언니 심명주(진희경)에게 상습적인 폭력을 가해온 형부를 겁에 질린 나머지 차로 밀어 죽게 했던 날, 그에게 삶의 빛은 사라져버렸다. 그 살인죄를 온전히 언니가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고, 언니는 그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며 너는 너의 길을 가라고 했지만 이미 벌어진 그 사건은 그를 안에서부터 무너뜨렸다. 어쩌면 죄에 대한 벌을 대신 받고 출소한 심명주는 심명여보다는 홀가분해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니가 대신 처벌을 받고 자신은..
-
벌써 끝? '하이에나' 시즌2 요구 목소리가 매우 타당한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14. 17:48
‘하이에나’, 이번엔 정&윤으로 시즌2 안될까요? SBS 금토드라마 가 종영했다. 시청자들은 벌써 끝났냐며 시즌2를 기다린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는 송&김의 송필중(이경영)이라는 법 위에 선 권력자와 맞서는 정금자(김혜수), 윤희재(주지훈)의 대결을 그렸다. 대법관을 세우고, 사업체를 마음대로 인수합병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는 무소불위의 권력자 송필중은 사람을 사냥개처럼 부리다 버리는 인물. 그런 인물에 뭐든 물어뜯는 하이에나의 방식을 살아온 정금자와 그에게 빠져들며 그의 길을 함께 걷게 된 윤희재가 날리는 속 시원한 한방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가 특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이른바 ‘정금자의 방식’이라는 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
‘부부의 세계’, 절망의 끝에서 김희애의 선택은 맞서는 거였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14. 17:47
'부부의 세계' 김희애, 졸렬한 망언 박해준에게 짜릿한 비수를 “남편 때문에요. 바람 폈거든요 이 사람.” 숨 막히게 몰아치는 지선우(김희애)의 반격이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비수처럼 날아가 남편 이태오(박해준)와 그와 바람을 핀 여다경(한소희) 그리고 그 부모들인 여병규(이경영), 엄효정(김선경)의 가슴에 꽂혔다. “임신한 거 부모님은 아직 모르시나봐 다경씨?” 그 말에 여다경이 무너졌고, “이 댁 따님이요. 내 남편이랑 바람펴서 임신했다구요. 회장님은 그것도 모르고 거액을 투자하신 거구요.”라는 말에 그의 부모님은 얼어붙었다. 애써 부인하는 이태오의 졸렬한 모습에 여다경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 지선우는 마치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독설을 퍼부었다. “봤지? 끝까지 비겁하게 도망치는 ..
-
'슬의생' 본격화된 핑크빛 무드, 어째서 더 설렐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14. 17:41
‘슬의생’ 이우정 작가가 그 흔한 악역 하나 심어두지 않은 건 여기저기 핑크빛이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멜로가 쏟아졌다. 신부가 되겠다며 결혼생각이 없는 안정원(유연석)을 짝사랑하는 장겨울(신현빈), 굳이 부대까지 찾아가고 놓고간 휴대폰을 직접 갖다 주며 이익순(곽선영)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김준완(정경호), 산모를 위해 배려하는 모습에 양석형(김대명)을 혼자 좋아하게 된 추민하(안은진), 그리고 후배의사인 안치홍(김준한)의 “좋아한다”는 말에 당황하는 채송화(전미도). 러브라인이 본격화됐다. 의학드라마에서 갑자기 러브라인이 등장하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한때는 이런 드라마들을 가운 입고 연애하는 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