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
'반의반' 1% 채수빈은 0% 정해인의 짝사랑 채워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14. 17:39
‘반의반’이 그리는 골목과 식물 그리고 짝사랑 이숙연 작가는 공간이 주는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작가다. 전작이었던 의 공간이 공항이었다면, tvN 월화드라마 의 공간은 골목이다. 일상을 벗어나는 두려움과 설렘의 관계를 의 공항이라는 공간이 은유했다면, 각자의 위치에서 마치 숨바꼭질하듯 엇나가는 짝사랑의 관계를 의 골목은 은유한다. 이들은 그래서 그 골목길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머무르고 회고하며 아파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하원(정해인)과 한서우(채수빈)가 처음 만나게 된 것도 그 골목에서였다. 우연히 골목을 걷다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고개를 돌린 하원은 녹음실 창을 통해 서우를 봤고, 그렇게 멈춰서 음악을 듣는 하원을 위해 서우는 볼륨을 높여주었다. 하원은 그 소리에 이끌려 녹음실을 찾아왔고..
-
'날씨가' 서강준·박민영, 가혹한 현실 속 피어난 사랑의 의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14. 17:32
‘날씨가’ 서강준과 박민영의 봄, 문정희가 꺼낸 겨울 같은 현실 JTBC 월화드라마 가 드디어 끄집어낸 해원(박민영)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그의 폭력적인 아버지 목주홍(서태화)으로부터 비롯됐다. 평상시에는 그토록 자상해 보이는 아버지였고 특히 딸 해원에게는 둘도 없는 살가움을 보인 그였지만, 갑자기 돌변해 아내 심명주(진희경)에게 폭력을 가하는 그는 짐승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 폭력을 직접 목격한 심명주의 동생 심명여(문정희)는 목주홍으로부터 도망치려 차에 올랐다가 너무 두려운 나머지 엑셀을 밟아 그를 죽게 만들었다. 하지만 심명주는 이 사건이 결국 모두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심명여 대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목주홍의 폭력은 그래서 심명주를 감옥에 가게 만들었고, 해원이 ‘살인자의 자식’이란 소..
-
'아무도 모른다' 착한 안지호가 우리 마음을 심하게 뒤흔든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8. 10:47
‘아무도 모른다’, 어른이 어른다워야 아이도 아이다워진다 은호(안지호) 같은 착한 아이가 있을까. 버려졌다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자식 돌보는 일도 내팽개쳤던 엄마 정소연(장영남)을 마치 보호자처럼 챙긴 것도 은호였고, 윗층 사는 차영진(김서형)의 사막 같은 삶에 들어와 화초를 놓고 물을 줘 피어나게 했던 것도 은호였다. 길을 가다 쓰러진 장기호(권해효)를 외면하지 않고 살려낸 것도 은호였고, 시험지 답안을 유출해온 친구 민성(윤재용)에게 사실을 밝히라 했던 것도, 또 엇나가는 동명(윤찬영)을 친구로서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준 것도 은호였다. SBS 월화드라마 는 사건을 추적해가는 스릴러 장르를 갖고 왔지만, 그 추적의 과정을 통해 보여주려는 건 은호 같은 착한 아이와 대비되는 추악하거나 미성숙한 어른들의 현..
-
‘하이에나’ 김혜수의 편법과 이경영의 탈법, 누가 3류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6. 17:00
'하이에나' 3류 김혜수가 이경영의 위선을 깨길 기대하는 건 “네가 감히 나를 협박하는데 끝까지 들어는 줘야겠지. 협박 끝에는 요구사항이 있을 테니까. 그게 3류변호사 정금자 딱 네가 하는 짓이니까.” 정금자(김혜수)가 전모를 알아차리자 송필중(이경영)은 그를 3류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정금자는 그런 반응을 통해 자신의 심증에 확신을 얻었고 송필중에게 선전포고했다. “협박 아니고요. 요구사항도 없습니다. 그냥 확인 차, 송필중이가, 송대표님이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도 하고 싶었고. 끝이 아니라.” SBS 금토드라마 에서 송필중은 숨기고 있던 이빨을 드러냈고, 정금자는 그 실체를 알아챘다. 송필중은 이슘그룹을 하회장(이도경)에게서 케빈 정(김재철)으로 통째로 넘기려 새 판을 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