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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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이 괴수물에 담긴 미국의 전쟁 트라우마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3. 16. 10:00
‘콩 : 스컬아일랜드’가 건드리고 있는 미국의 트라우마와 중국의 야심누가 세상의 왕인가. 영화 에서 패카드 중령은 ‘인간이 세상의 왕’이라고 선언한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이 인 것처럼 인간은 이 세상의 왕이 아니다. 그리고 패카드 중령(사무엘 잭슨)이 말한 ‘인간’이란 우리를 통칭한다기보다는 미국을 지목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베트남전이 끝나는 지점이라는 건 이 영화가 미국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다. 베트남전은 결국 미국의 패전으로 끝난 것이지만, 백전노장이라고 자칭하는 패카드 중령은 그것이 ‘패배’가 아닌 ‘포기’라고 표현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지 쫓겨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패카드 중령이 굳이 베트남전에 대해 ‘패배’와 ‘포기’ 같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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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조진웅은 어쩌다 미칠 지경이 되어버렸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3. 13. 09:55
‘해빙’, 얼었던 것이 녹으면 진실은 과연 드러날까(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봄이 생각보다 일찍 오면서 예년보다 한강물이 일찍 해빙되었다는 소식이 깔리며 카메라는 이전에는 어떤 집들이 있었을 지도 모를 공지에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길을 따라 가다가 어느 한강변에서 불쑥 솟아오른 시체를 보여준다. 얼굴과 팔다리가 잘려져 몸통만 둥둥 떠오른 시체는 그것이 본래 사람의 육신이었는지가 애매할 정도로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인다. 영화 의 오프닝은 얼었던 것이 녹아 시체가 떠오른다는 그 사건이 던져주는 이미지와 그 의미들로부터 시작한다. 승훈(조진웅)은 이혼 후 미제사건으로 유명한 경기도의 신도시에 있는 선배의 병원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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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이토록 강렬한데도 먹먹해지는 까닭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3. 4. 09:53
'로건', 17년을 함께 한 슈퍼히어로의 쓸쓸한 뒷모습휴 잭맨에게 17년을 함께 한 시리즈의 고별작이어서였을까. 아니면 울버린이라는 어찌 보면 의 정서적 바탕이 되는 캐릭터의 최후를 담은 작품이어서였을까. 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서의 피와 살점이 튀는 강렬한 액션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쓸쓸함과 처연함, 그리고 급기야는 먹먹함에 울컥하는 감정까지를 불러일으킨다. 사실 의 캐릭터들이 가진 핵심이 이 놀라운 초능력과 함께 그것이 축복이 아닌 저주이기도 한 캐릭터들의 희비극이다. 그들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놀라운 초능력을 가졌지만 바로 그 다르다는 점 때문에 배척받고 위협받는다. 인간을 위해 싸우면서도 인간에 의해 배척받는 존재들. 그들이 이라는 캐릭터들의 기저에 흐르는 어떤 쓸쓸한 정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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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을 보면 '그것이 알고 싶다'의 위대함이 느껴진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2. 24. 08:48
‘재심’, 진실에 대한 갈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SBS 는 2013년 6월 그리고 2015년 7월 이렇게 2회에 걸쳐 이른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뤘다. 그 사건은 이미 2000년에 벌어진 사건으로, 당시 살인죄로 검거된 15세 소년은 재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구형받았고 결국 10년을 감옥에서 살다 나왔다. 가 이미 다 지나가버린 사건을 다시 들고 온 건 한 소년의 청춘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그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함이었다. 형사들의 강압수사로 모텔에 끌려가 몇 시간 동안 죽도록 맞고는 어쩔 수 없이 쓴 자술서 한 장이 만든 엄청난 비극. 영화 은 바로 이 가 다시 끄집어낸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시금 영화로 끄집어낸 작품이다. 그래서 이미 를 통해 많이 알려..